www.시민뉴스.tv 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잔인한 4월이 뭔가 했더니, 즐길 새도 없이 사라져버려서가 아닌가 싶은 거있죠? 하루하루 올 것 같은 따뜻한 바람을 기다리다 이제 조금 따뜻하다 싶으려니 햇볕이 쨍쨍하여 덥기만 하고, 봄꽃은 피어나기 무섭게 바람에 날려 떠나갑니다. 간만 보다가 한 달이 뚝딱 지나버린 기분, 네, 잔인한 4월입니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포기하면 안 되는 일이라고 어떻게든 봄길을 걸으리라 다짐해봅니다. 이번 주말엔 햇살을 받으며 분위기 좋은 노천카페에 들를 겁니다. 여러분은 이 주말에 무엇을 하시려나요?


논산日記 2011 겨울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박범신(지은이)│은행나무


도시의 삶을 돌연 청산하고 고향에 내려간 중견소설가 박범신의 일기장을 공개합니다. 손때 뭍은 일기장을 펼쳤느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SNS의 대표주자 페이스북에 적어내려간 글이거든요. 누군가는 이미 친구등록을 마쳐 겨우내 올라온 글을 읽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대개 두 엄지로 쓰고, 스마트폰 손가락 스크롤로 읽게 되는 페이스북의 특성상, 진득하게 긴 호흡으로 읽기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일기를 묶어 낸 책이 나왔습니다. 문학을 사랑을 끝내지 않은 소설가의 일기를 읽으며 그 겨울의 나를 돌아보고, 또 다음 겨울까지의 삶을 계획해볼 기회를 가져보는 겁니다.  


공제控際의 비망록

봄날은 간다

김영민(지은이)│글항아리


얼마 전 김영민의 공부론을 읽다가 머리가 복잡해져서 한참을 가만히 멍하니 앉아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문장도 쉽지 않고,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없어 먹먹해졌거든요. 하지만 그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건져낸 문장과 깨달음은 무엇보다 깊고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말랑해서 부담이 없었던 책만 읽다가 만났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 지도 모르겠어요. 그 때문에 김영민의 새 책은 더욱 반갑습니다. ‘봄날은 간다’를 주제로 써내려간 산문이라고 해요. 차근차근 문장을 읽어내려가다보면 어디쯤에선가 마음이 쿵하고 떨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해 봅니다.



자유로운 영혼 13인의 제주 정착 리얼 다큐

제주 보헤미안

김태경(지은이)│시공사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


지만 도시의 사람들이 제주를 주목한 때가 있었습니다. 올레길을 걷다가 정착을 하기도 했죠. 큰 포털 회사가 제주에 본사를 내면서 제주는 더욱 마음으로 가까워졌습니다. 그리고 2012년, 제주를 선택한 그들은 어떻게 뿌리를 내렸을까요. 제주에서 살아가는 삶, 제주를 선택한 그 자유, 섬사람으로서의 정체성 확립.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있을 것만 같습니다. 오래전부터 궁금해했는데, 드디어 이 책이 나왔네요. 하지만 덥석 읽어내려가면 곤란해요. 표지에 써놨잖아요. ‘제주 살기. 이제, 당신 차례’라니! 제주 아일랜드 상사병 걸릴까 두렵습니다.


성석제 장편소설

위풍당당

성석제(지은이)│문학동네


성석제 작가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버선발로 나갈까도 하였지만, 정신은 챙기고 다소곳이 앉아 있었지요. 문장이 보여주는 진한 느낌과는 다른 선비의 분위기를 풍기는 분이셨습니다. 차분하게 이야기를 진행하셨습니다. 오래전일이라 세세히 기억은 못하지만, 하나 기억나는 게 있습니다. 요즘은 소설보다 현실이 더 재미있다. 그래서 소설이 힘을 잃었다고요. 그 이후로 현실은 더욱 다이나믹해졌습니다. 정의가 잠시 마실을 나갔는지,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이 하나둘 늘어갔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것도 모자라, 더한 짓을 하면서도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 성석제의 장편소설이 찾아온 것입니다. ‘입답계의 아트이자 재담계의 클래식’인 절대고수 성석제는 이 시대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요? 위풍당당을 기대하는 이유입니다.


문화매거진<오늘>

원유진 기자

geeahn_@naver.com

www.cultureon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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