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즈 웨이워드파인즈 시리즈
블레이크 크라우치 지음, 변용란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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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눈을 뜨니 낯선 병원이었다. 사라진 두 명의 요원을 찾기 위해 아이다호 주 에이워드 파인즈라는 마을로 향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한 에단. 정신을 차려보니 크게 다쳐 병원 침대에 누워있다. 가지고 있던 소지품도 없어지고 기억은 통째로 사라졌다. 아픈 몸을 끌고 병원을 나와 마을을 돌아다니기 시작하는 에단은 마을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다.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들어간 술집에서 만난 종업원이 건넨 쪽지 하나. 에단은 쪽지에 적힌 주소를 찾아갔지만 그곳에서 발견된 것은 처참한 몰골의 사라진 요원이었다.

 

에단은 미국 연방수사국에 소속된 비밀요원이다.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상태인데 돈도 없고 몸은 심하게 다쳤고 기억도 없다. 차츰 기억이 회복되지만 낯선 파인즈에서 집으로 돌아가기가 수월하지 않다. 연방수사국의 요원을 만나주지 않는 마을의 보안관, 언제든지 도움을 청하라던 사라진 술집 종업원, 에단을 치료하려는 병원의 직원들. 마을 사람들의 정체도 의문투성이다. 에단은 과연 파인즈를 떠나 사랑하는 가족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3부작의 시작이다. 낯선 곳에서 눈을 뜬 에단을 주인공으로 3부작씩이나 되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궁금해졌다. 3부작 정도면 쉽게 끝내지 못할 이야기라는 것이니까. 초반에는 에단의 사라진 기억 쫓기에만 매달렸는데 중반을 넘어서고 결말에 가보니 이건 이 이야기의 아주 작은 틈을 엿본 것에 불과했다. 이걸 반전이라고 해야 할까. 초반의 분위기와 너무 틀려지는 마지막은 어안이 벙벙할 정도. 어느 것을 감히 상상도, 예상도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니까.

 

결말을 빼놓고 무슨 말을 해야 하나.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지 싶다. 얼얼한 뒤통수에 정신이 번쩍 든다. 굳이 장르를 구분하는 것도 무의미하다.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마을, 파인즈의 매력은 상당하다. 뒤가 궁금해지는 이야기라는 것은 바로 파인즈같은 소설을 두고 하는 얘기다. 미드로 제작될 예정이기도 하고, 거대한 3부작의 시작을 알렸으니 곧 시리즈의 2부도 나오지 않을까. 이 궁금증을 얼른 해소될 2부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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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연인 스토리콜렉터 25
알렉산데르 쇠데르베리 지음, 이원열 옮김 / 북로드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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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을 등에 업고 스웨덴 최고의 소설이라며 광고하는 책들에 낚이기가 여러 번.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밀레니엄시리즈였기에 기대했던 마음은 늘 실망으로 되돌아왔다. 스웨덴에서 2012년도에 출간되었다던 악명 높은 연인도 역시나 밀레니엄을 등에 업었다. 그래서 솔직히 걱정도 했다. 이제는 북유럽을 대표하는 소설이라고 해도 모자라지 않은 밀레니엄이라 또 실망하면 어쩌나 하는 그런 걱정. 그래도 소피 브링크만’ 3부작 시리즈의 시작을 외면할 순 없더라. 새로운 작가와의 만남은 늘 기대감과 설렘을 동반하니까.

 

소피는 간호사로 일하는 병원에서 환자 엑토르와 살짝 설레는 교감을 나누게 된다. 남편이 죽고 홀로 아들을 키워오며 바쁘게 살아온 소피는 엑토르에게서 느껴지는 호감이 나쁘지만은 않다. 하지만 엑토르는 구스만파라는 조직의 두목이다. 마약밀매와 돈세탁을 주로 하는 갱조직. 엑토르의 비밀을 모르는 소피는 그와의 개인적인 만남을 선뜻 허락하는데...

 

구닐라 스트란드베리가 이끄는 국립범죄센터 특별 수사팀에 소속된 라르스 빙에. 라르스는 구닐라의 명령을 받아 엑토르에 접근하기 위해 소피를 감시하게 된다. 일거수 일투족 그녀의 뒤를 바짝 쫓으며 엑토르의 흔적을 찾으려 하지만 소피에게 이상한 끌림을 느끼게 되는 라르스. 어느새 그녀에 대한 마음은 점점 커져간다.

 

등장인물이 좀 많다. 책 지면을 할애한 친절한 인물소개에 출판사의 배려가 세심하다고 느꼈으나, 없으면 안 될 정도로 관계도가 복잡하다. 따로 메모장에 정리해가며 읽을 정도. 게다가 스웨덴 특유의 이름들이 낯설기도 했고. 크게 소피와 라르스, 소피의 옛사랑이었던 옌스가 이야기를 끌어가는 핵심 인물들이다. 3부작의 시작이라 그런지 앞으로 끌어나가야 할 이야기의 장치들을 배치하느라 많은 부분을 할애한 것처럼 보인다. 생각보다 더디고 느리게 읽혀서 일주일 내내 붙잡고 있었다는 사실.

 

등장인물 대부분이 추악한 인간의 본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정의를 수호하는 경찰조차도 탐욕과 욕망에 눈이 멀어 점점 변해 가는데 그 모습이 미래의 소피가 아닐까 조금 걱정된다. 아들을 다치게 하고 자신을 공포에 떨게 만든 존재들에게 복수심을 품었다면 가능한 이야기니까. 구스만파와 한케파, 두 조직간의 암투에 어쩌다 휩쓸리게 된 소피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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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외전 : 마음의 칼 퇴마록
이우혁 지음 / 엘릭시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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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외전을 본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두 번째 외전이 나왔다. 재미를 떠나 마구마구 솟아나는 동료애 때문에 향수와 추억에 젖어 즐겁게 보았던 기억에 두 번째 외전도 너무 반가웠다. 그 시절에 퇴마록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대단했었는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다. ^.^

 

너무 오래전에 읽은 책이라 줄거리나 내용이 희미하다. 희미하다 못해 새하얗게 변해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외전을 접하면서 보니 옛 기억을 따라가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또 워낙 방대한 세계관을 갖고 있던터라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기엔 무리가 있다고 본다. 그래도 잊어지지 않은 인물은 더러 있었으니 이만하면 선방한 것 같다. 아무튼 두 번째 외전에서는 보고 싶었던 연희를 만나서 너무 좋았다. 짧게 등장하고 말았지만 괜히 눈길 한 번씩 더 가는 캐릭터여서 이렇게라도 볼 수 있으니 즐겁기만 하더라. 굉장히 오랜만에 만난 동네 언니 같은 느낌? 연희뿐만 아니라 준후나 현암, 박신부, 승희까지 모든 인물들이 그렇지만...

 

첫 번째 외전에서는 이들의 정말 소소하고 일상적인 이야기였다면 이번 외전은 실린 편수는 많지 않아도 현암의 활약을 볼 수 있었던 게 제일 큰 수확이었다. 퇴마록 대장정의 마지막이었던 말세편 이후의 이야기도 실려 있어서 반가운 마음은 배가 되더라. 그 시절 말세편이 끝나고 허전하고 헛헛한 마음에 한동안 많이 아쉬웠었다.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지 완전히 끝나버린 이야기에 확인할 길이 없어서 더 그랬는데 그렇게 허전했던 마음에게 이번 외전의 끝은 작은 선물처럼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첫 번째 외전도 그랬지만 솔직히 재미의 유무는 잘 모르겠다. 어느새 불끈 생기는 동료애 때문에 의리로 봤는데 이 시간이 즐거웠던 건 그 시절 추억 한 자락에 대한 아련함에 기껍게 읽지 않았나 싶다. 새롭게 퇴마록을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외전도 새롭게 다가가겠지. 하지만 나처럼 퇴마록을 추억할 수 있는 사람들에겐 의리로라도 봐야하는 게 이 외전이라고 생각한다. 어느새 애틋해진 마음에 엄마 미소는 절로 지어지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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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0일생 소설NEW 1
김서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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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 않는 날인 230. 그날에 태어난 한 여자가 살해당했다라는 광고에 얇은 귀가 솔깃했다. 주인공 은주의 잔인한 일탈을 담았던 선량한 시민을 읽고 차기작이 무척 궁금해지던 작가, 김서진의 책이어서 더 반가웠던 것 같다. 추리소설의 플롯을 따라가며 보여주었던 긴박감이 괜찮았었는데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졌다.

 

우선 주인공 에 대해 소개를 해야겠다. 서른 중반의 나이에 임신한 와이프가 있고 방송국 조연출이라는 직업도 있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유학도 다녀왔고 남들의 시샘을 받기도 했다. 이랬던 내가 잠시 바람을 피웠다. 같은 프로그램의 작가였던 혜린과 사랑을 했고 아내에게 들켜 별거 아닌 별거중이다. 명망을 쌓은 할아버지의 방송 프로그램을 찍기 위해 내려갔던 고향에서 헤어졌던 혜린을 우연히 만난다.

 

나와의 이별을 빌미로 앙심을 품은 혜린이 자신을 쫓아 고향에 온 것으로 생각했다. 불같이 화를 내고 술에 취해 귀가했던 그날, 혜린이 죽었다고 한다. 강 하구에서 시체로 발견된 혜린. 술에 취했던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지만 필름이 끊긴 것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용의자로 몰린 나는 고향에서 혜린을 만났다던 사람들과 만나게 되는데 그녀가 쫓던 것은 내가 아니라 정만리라는 여자의 죽음이었다.

 

정만리의 죽음으로 시작한 비극은 또 다른 비극을 낳았다. 주인공 현재가 혜린의 죽음에 결백을 주장해도 과거에 얽혀있는 비극으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과거부터 거슬러 오는 믿고 싶지 않은 진실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냥 지나갈 것이라는 할아버지의 말에도 현재는 묵묵히 부정한다. 시작은 혜린의 죽음이었으나 결국엔 파국을 맞이하는 현재의 이야기다. 애초에 반듯하지(?) 못한 현재였으니 이것으로 벌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되는 걸까.

 

흐르는 대로 몸을 맡겼을 뿐인데 어느새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개운하지 못한 결말이 만족스럽지 않아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으니 괜찮았던 책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전작보다 훨씬 강해진 미스터리소설의 면모는 더 좋았고, 반전을 거듭하며 시시각각 다른 색을 보여주는 묘미는 만족스러웠다. 그러니 차기작이 기대된다고 하는 건 당연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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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1930 1
김민주 지음 / 단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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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을 하고 있는 오빠와 친일파인 아버지 사이에서도 티 없이 밝게 자란 석정. 오빠를 따라 갔던 가스카노 미하로의 공연을 보고 신무용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한 눈에 반해 신무용을 배우기로 결심을 하고 미하로에게 부탁을 하러 찾아갔지만 미하로는 단칼에 거절한다. 석정은 배우고 싶다는 자신의 굳건한 의지를 내보이려 옷을 벗기 시작하는데 우연히 마주친 이치카와 타이요우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금발머리 미남자의 기묘한 매력에 압도당한다.

 

일본인이지만 영국인의 피도 물려받은 이치카와 타이요우. 혼혈로 일반 동양인들과는 다른 외모에 어딜 가나 늘 관심의 대상이다. 게다가 천왕의 신임을 얻고 있는 정치 명문가의 유일한 아들이니 그 관심은 하늘을 찌를듯하다. 한량처럼 지내던 어느 날 눈앞에 나타난 석정에게 한없이 이끌리고 있음을 깨닫는 타이요우는 석정이 있는 무용연구소를 들락거리기 시작한다.

 

일제강점기, 그 잔인했던 시절.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운명처럼 만나 가슴 시리도록 아픈 사랑을 했다. 생채기만 가득한 사랑에, 서로에게 상처뿐인데도 이토록 절절한 사랑이라니... 찡해지는 코끝이 아려와 결국엔 눈물을 쏟아내고야 만다. 가슴이 답답해져 한숨이 푹 내쉬어져도 책장을 덮을 수 없었던 것은 사랑은 그저 사랑일 뿐이라는 단순명료한 진리 앞에 숙연해졌기 때문이었다.

 

석정은 열정을 가슴에 품고 사는 여자였다. 온통 혼란으로만 가득했던 그 시절에 명분, 사상, 나라, 이념에 통제 당하지 않고 굳건하고 초연하게 자신의 길을 묵묵히 내딛었다. 어떠한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꿋꿋한 그녀를 보고 있으니 그녀보다 그 시대가 원망스럽다. 그녀를 벼랑 끝에 서게 만든, 물리적인 통제만 가득했던 그 시대 말이다. 아마 타이요우에게도 원망스러웠던 시대였을 거다. 온전히 사랑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인데 이들의 앞에 놓여있는 길은 순탄치 않은 가시밭 투성이었으니까.

 

한 편의 대하드라마를 본 느낌이다. 사랑이 있지만 아픔도 가득했던 이야기여서 먹먹해지는 기분이다. 청춘의 무모함으로 이들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랑밖에 없었다고 말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겠다. 시대가 만들어낸 아픔은 무기가 되어 석정과 타이요우를 아프게 찔러댔으니까. 사랑이 없어서 못 사는 게 아니라 서로가 아니면 사랑을 할 수 없다는, 헌데 그 사랑이 아니면 또 죽을 것 같다는 석정의 말이 사무치도록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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