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네 빵집
가코 사토시 글 그림, 아기장수의 날개 옮김 / 고슴도치 / 200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네마리 아기 까마귀가 태어나서 정신이 없어진 까마귀빵집의 아저씨 아줌마.
그러다보니 자연히 빵집에 손님은 줄고...
맨날 맨날 팔다 남은 딱딱한 빵이나 반쯤 탄 빵만 먹는 아기까마귀들의 친구들은 또 그게 맛있다고 하고
그래서 빵집 가족들은 아기까마귀들을 위한 간식빵을 만듭니다.
그걸 맛본 아기 까마귀들은 모두 만족을 하고 그래서 내일 또 오겠다고 하고 그래서...그래서...낄낄낄...우하하하로 이어지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이야기의 구조는 참 단순한데 이 이야기가 힘을 갖는 이유는
초콜릿, 토마토, 레몬, 흰떡이라는 네마리 아기까마귀들의 이름이며 엄청나게 많은 빵들의 이름과 같은 재미난 언어유희
읽는 사람의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맛깔스러운 입말체문장,
동글동글이하고 귀여운 그림들에다가
글과 그림의 깔끔한 구성
거기에다가 점점 확대되어 가는 엉뚱한 소동 등이 읽어주는 사람에게나 듣고 있는 아이에게나 긴박감을 늦추지 않고 부리나케 휙 하고 읽어줄 수 있기 때문인거 같아요.

우리 아이들은 몇개인지 세어보지도 못한 그 많은 빵들의 이름을 일일히 다 손으로 짚어가며 불러보고
소방차, 구급대, 경찰기동대들이 잘 따라오는지 임무 체크해주어야 하고
꼬부랑 할머니, 산할아버지, 아기업은 새댁과 커피잔 든 아주머니 등등 그 많은 까마귀들을 또 일일히 다 찾아내야만 다음 페이지를 넘길 수 있게 해줍니다.
한마디로 그림을 보면서 낄낄낄..여기 있다! 가 연발되는 그런 그림책이지요.

우리가 어릴 때 전설의 고향과 같은 텔레비젼 프로그램을 통해 뇌리에 콕 박아버린 까마귀에 대한 어두운 느낌 대신
우리 아이들에게는 이 [까마귀네 빵집]이나 [까마귀의 소원](마루벌)과 같은 그림책 때문에 까마귀가 아주 친숙하고 재미나고 귀여운 동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하나의 사물에 대해 이렇게 다른 이미지를 갖게 해주는 것이 그림책의 역할이기도 하다면 일단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해주어서 참 좋지요?

이 책 보고 나면 진짜로 빵이 너무너무 먹고 싶어져요.
저만 그런 줄 알고 침을 꼴깍꼴깍 삼키고 있었는데 아이들도 책장을 덮는 순간 외칩니다.
"엄마~ 여기 공룡빵 하나 추가요!"

그러니까 이 책을 읽으시려면 말이죠.
꼭 빵집에 미리 다녀오셔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큰일난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