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지기 소년
에릭 퓌바레 글 그림, 김예령 옮김 / 달리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달지기 소년]이 첨에 눈에 들어온 것은 제목 때문이었어요.

달을 지킨다니...오호 특이하군... 그랬지요.
거기다 표지의 그림을 보면 짙은 푸른색의 밤하늘에 떠있는 하얀 달 위에 한소년이 올라가 이 천과 저 천을 이어서 만든 커다란 천으로 달을 반쯤 가리고 있어요.
뭔가 심상치 않다는 냄새가 났죠.


책을 딱 펼쳐서 첫장을 보니 <font color=#917357> 달을 따드리고 싶은 나의 소중한 부모님께</font>라는 헌정사가 나와요. 감동스럽더만요.
사랑하는 아들에게...조카에게...손자에게... 친구의 딸에게.. 등등등은 보았지만 그림책에서 부모님께 드리는 헌정사는 이게 첨이었거든요.
더구나 달을 따드리고 싶다니.. 왠지 감동의 물결이 넘실넘실~~~

아이가 아빠에게 달을 따달라고 하는 이야기야 에릭 칼의 [PaPa, Please Get the Moon for Me]로 익숙하잖아요?   

 
<img src=http://www.aladin.co.kr/Cover/0887081770_1.gif>


서양사람들에게 달이란 것은 늘 그렇게 따다가 목걸이도 만들고 가지고도 놀고 싶은 그런 거인가 봐요.
왜 공주님과 어릿광대의 이야기도 있잖아요.
달을 따달라고 웃지도 않던 공주님 이야기...제목이 뭐더라????  [공주님의 달]이네요^^

하여간 그런 두근두근함으로 열어본 그림책 속...

 

현재도 아니고 미래도 아닌 그 어떤 시간대...
300년 동안 달지기를 한 늙은 자몰레옹 할아버지는 이제 쉬고 싶어졌어요.
할아버지가 하시는 일은 밤마다 달 앞에 커다란 천을 드리워 달빛을 조금씩 가리는 일로 할아버지가 쉴 수 있는 날은 보름달이 뜨는 날과 달이 없는 그믐날밤 뿐.
우주학교라는 신비한 곳에서 아주 어려운 달지기 자격증을 얻은 티몰레옹은 그만 바지주머니가 해져 구멍이 나는 바람에 몸을 공기처럼 가볍게 만들어서 달까지 갈 수 있는 귀중한 알약을 잃어버리고 말았어요.
이제 달은 항상 휘둥그렇게 밝을 수 밖에 없으니 어떻게든 티몰레옹이 달에 가야할텐데 어떻게 가지요? 
달에 가기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재미나지만 푸른색과 초록색이 어우러진 그림이 너무너무 예뻐요. 


근데 우리 아들내미...이번에도 여지없이 엄마를 깨갱~~하게 만든 것이 뭐시냐 하믄...
“달의 모양이 바뀌는 것은 달이 지구 주위를 돌기 때문이잖아“라는 상당히 유식한 과학지식을 내보였답니다...-_-;;
과학적 사실을 지나치게 어린 나이에 알게 되면

환상의 세계가 일찌감치 깨진다는 말을 듣기 했었지만...정말로 말이죠...어찌나 섭섭하고 슬프던지...
“달이 지구를 한바퀴 돌아서 모양이 바뀌긴 하지만 그래도 달지기가 있어서 조절하는 거 아닐까?”

라는 얼토당토한 말을 내뱉은 이유가 어떻게든 환상의 세계를 갖게 해주고 싶은 어미의 웃기고도 필사적인 노력이라고 말한다면 말이 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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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배 2010-09-10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명스런 글 고맙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거기다 표지의 그림을 보면 짙은 푸른색의 밤하늘에', 여기에 '푸른색'은 "파란색"이라고 해야 어울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