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홈페이지나 이런 게시판에 가끔 P양이라고 부르는 등장인물이 있다.
나의 오랜 친구로 현명하면서도 어리석은 여자다.  에르노처럼...
이번 <책에 관련된 기억>은 그녀의 이야기이다.


다시는 이런 책은 없을거야. 그 어떤 작가도 이런 열정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기록할 수는 없을거야. 그리고 이 정도 강도는 아니지만 나도 이런 때가 있었지.  뭐 이정도가 이 책에 대한 나의 느낌의 전부이다.
그러나 아마...P양은 다를지도 모른다.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그녀에게 이 책을 빌려줬었다. 구판이어서 하드커버에 트레이싱지로 커버링된 책인데 그녀는 소개팅에 나가 그를 기다리며 이 책을 읽었다고 했다.
아마도 그래서였을거다. 나도 한번 같이 본 적이 있는 그 남자는 미국 MBA 출신에 품위있는 집안의 아들이었음에도 그닥 교양있어 보이지도, 특별한 매력이 있어 보이지도 않았는데 그녀는 그에게 빠져들기 시작했다. 옆에서 지켜보기엔 이상해 보였다.

아주 짧고 열정적이었던 그녀의 감정을 보면서 마치 이 책을 다시 한번 읽는듯 했었다.
지나간 사랑은 기억에 오래 남지만 단순한 열정은 지나치자 마자 잊혀지는 듯 하다.
그녀는 두번 다시 그의 이름을 꺼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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