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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이 온다 - 간단함, 병맛, 솔직함으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임홍택 지음 / 웨일북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90년생과 90년 학번?
1. 90년에 무엇을 하고 있었지?
90년대에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녔고 대학까지 다녔다. 고등학교 3학년 대학입시 시험을 보고 친구들과 서로 무엇을 할 것 인지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던 기억이 난다. 더러는 의사가 된다고 이야기하는 친구들 또 다른 친구는 건축공학을 전공 하겠다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때 우리는 교사나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하지 않았다. 아니 공무원보다 더 좋은 직업이 많이 있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 당시 더 좋다는 것은 급여의 문제 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것도 공무원의 삶보다 편하다는 풍문이 있었다. 그래서 인가 교사를 꿈꾸고 있다는 말에 주변 사람들은 적극 추천을 하지 않았다. “그냥 공대나 가서 취업을 하면 되지 무슨 교사냐”라는 말을 하며 사범대학을 진학하려는 나에게 진심어린 충고를 해준 주변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렇게 90년대 학창시절을 보내고 2000년이 되었을 때 비로소 어른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사회생활을 했다. 담임으로 처음 맞이한 학생은 87년생 이후 10년 동안 90년생 학생들을 담임으로 만나 너무 다르다고 생각을 했다.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친다고 생각한 직업에서 그들에게 무엇을 배운 것 같다. 90년생 학생들은 기존의 것과는 다르게 생각한다고 교사들의 마음대로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학생들은 온몸으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 말을 듣는 동안 담임으로 학생들을 이끄는 것은 어렵고 힘들었지만 기존에 가지고 있는 사회의 통념에 반발하는 묘한 통쾌함을 가질 수 있었다. 그 통쾌함을 주던 학생들이 이제 현장에서 교사로 다시 만나 활동하는 시간이 왔다.
2. 노동조합과 90년생
책속에서 이야기하는 90년생의 특징은 과거 노동조합에서 노동자의 권리 찾기 내용과 같다. 처음 학교로 발령 받았을 때 학교에서 교사에게 요구하는 것은 노동시간에 할 수 있는 노동의 양을 넘어서 언제나 야근을 해야 하는 업무량이었다. 왜 그토록 업무를 많이 해야 하는지 그리고 부당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부당하다고 말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선배들의 모습에서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 후 노동조합에서 활동을 하며 그곳에서 학습한 노동자의 권리를 하나씩 찾아가는 활동을 했었다. 그런데 책속에서 90년생들의 특징으로 그 노동자의 기본 권리를 이야기한다. 책속의 이야기를 모두 받아들인다면 이것은 노동조합 활동의 결과인가 아니면 사회가 발전하면서 개인주의가 발달했기 때문일까? 속으로 생각을 해보아도 그 시작은 어디인지 모르겠다. 얼마 전 임용시험에 합격을 한 후 동탄에 발령 받은 옛 제자가 임용 전 연수를 받을 때 연락이 왔다. 전교조는 어떤 곳인가, 교총은 어떤 모임인가? 임용 전 연수에서 다양한 교원단체 소개가 있었다고 한다. 이 때 교총은 교사의 권리를 이야기 했고 전교조는 새로운 교육을 이야기 했다고 하며 어떤 것이 좋은 것이냐 물어 보는 전화를 받으며 생각을 해보니, 아 이 친구가 90년생이구나 였다. 굳이 전교조를 추천할 것이라 생각하는 담임에게 물어 보며 자신에게 이익이 있는 교원단체를 선택해야 할 예정이라는 말을 하는 옛 제자를 생각해 보니 90년생의 특징이 다시 보인다.
3. 90년대 대학을 다녔던 우리는 지금
책을 나오며 짧은 소회를 해본다. 건축학개론이라는 영화 속에 담겨 있던 90년대 학번 사람들 그 향수를 건드리며 “이것이 X세대이다.”라고 알려 왔다. 하지만 그들이 여기저기 생활을 하다보며 눈을 들어 보니 벌써 꼰대가 되어 있다. 9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그들은 기존의 틀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여전히 80년대 학번들에게 이리저리 끌려 다니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끌려 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 80년대 학번과 함께 덤으로 묶이며 꼰대의 대열에 함께 있다. 아직 해본 것도 없는데 어딘가에서 주류가 되어 본적도 없는데 그저 시간이 지나니 90년생이 들어왔고 그들과 융화를 하지 못하는 꼰대 세대이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면서 생각을 해보니 70년생이며 90년대 학번인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렇게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책을 들었지만 결국 우물 안 개구리처럼 나를 돌아보는 결과를 얻었다.
<같이 생각해요>
1.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세대를 만나고 이야기 한다. 그들과 융합을 하는 것이 언제나 옳은 것인가?
2. “90년생이 온다”는 결국 80년생이 90년 생을 관찰한 책이다. 책에서도 이해하지 못하면 관찰하라고 하는데 과연 우리는 세대를 넘어선 이해가 진정 존재할까?
<추천 도서> 김찬호, <생애의 발견-한국인은 어떻게 살아가는가>, 문학과지성사, 2018.
Francois Begaudeau(이승재 옮김), <클래스>, 문학동네,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