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인 블랙
수전 힐 지음, 김시현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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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이며 영화로 만들기 딱 좋은 구조를 가졌다. 

그다지 길지도 않고 많은 내용도 없고 공포물로서의 결말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어둠속에서 보이는 그녀, 어둠을 보여 주는 것은 물리적 어둠이 아니라 심리적 어둠이다. 

그녀의 마음의 어둠이며,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의 어둠이다. 


모든 것에 중의적으로 표현되는 우먼인 블랙!!


아주 짧지만 굵은 여운을 남겨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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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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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재미 있겠는데?

하자 하고 싶다. 

주인공 이라부는 정신과 상담을 온 사람의 직업을 물어보고 그의 직업을 한번 경험해 보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는 아주 독특한 방법으로 환자를 치료한다. 


책을 처음 보면 재미 있다. 참신하게 생각하고 재기 발랄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런데 한걸음 더 들어가보면 주인공 이라부는 아주 편하게 살아온 사람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는 병원을 물려 받을 재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독특 하기는 하지만 나쁜 머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아니다.

그는 배경이 좋은 사람이고, 그 배경을 충분히 누리고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는 이 배경을 충분히 활용해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가 치료를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라부가 알려주고 싶은 것은 당신만 힘든것이 아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은 마음의 병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그 병을 모두 숨기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것을 숨기지 못하는 순간이 살아가면서 한번쯤 나타난다. 그 순간 우리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너무 어려운 순간이 오면 다른이에게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를 한걸음 뒤로 물러나게 해야 한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순식간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말의 힘을 새삼 깨달았다. 왜 조금 더 빨리 대화를 나눠보지 않았을까.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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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내부자들 - 민주적인 학교를 위하여
박순걸 지음 / 에듀니티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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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지 못하는 그것

21세기를 지나고 있는 지금 우리 학교에서 교장이 되려면 교육과는 별로 관련이 없는 점수를 20년이나 모아야 했고, 그런 사람들에게 교장 자격증을 따로 주어 교장을 임명하고 있다. 

교장은 어떤 직종일까? 학교에서 군림하는 가장 권력이 큰 사람인가? 아니면 누군가가 믿고 따르면서 우리학교에는 교장 선생님이 있으니 교육활동을 할 때 조금 더 용기를 가지고 든든하게 실천할 수 있다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그런 믿음의 언덕이 되는 것일까?

20세기에 교장이 되기 위해서 교사는 술을 잘 마시고, 잘 놀고, 업무 잘하고 사람들과 관계 좋고 학교 수업과는 상관없는 연구대회를 준비하고, 항상 학교는 비우고 교육청에 기웃거리고 있으면서 장학사와 좋은 관계를 맺어야 했다. 그러면 어느 순간 승진 점수를 채울 수 있었고 그렇게 교감이 되고 수업에서 멀어지고 관리자라는 이름을 붙여 아이들과는 점점 멀어지는 위치에서있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아이들과 멀어지는 절정인 교장이 된다. 그리고 그런 교장들의 교육철학(있기는 한지 잘 모르겠지만!!)에 따라 학교는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2. 선생님 이제 교사로서 인생이 끝났네요!

2003년 첫 발령을 받고 고등학교 교사로서 삶을 시작했다. 평소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학교에 가서 학생들과 함께 다음 세상을 준비해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당연한 순서로 교사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학교는 사회가 변화는 거에 비해 너무 늦게 변하고 있었다. 초임 발령을 받을 때만 해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체벌을 할 수 있었고, 인권침해가 일상 다반사 처럼 일어나고 있었다. 심지어 교장의 교사에 대한 인권 침해도 왕왕 존재했다. 그리고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것은 교육이라는 허울 좋은 가면 속에 학생들을 기만하면서 거짓으로 일관하는 학교 행정이었다. 

1년은 참았지만 2년은 참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전교조에 가입을 했다. 전교조가 없던 학교에 분회 창립을 한다고 하니 교장과 교감이 비상에 걸렸던지 시도 때도 없이 불렀다. 방송실에서 학교 뒤편 담배 피는 공간에서 교장이 없는 교장실에서 교감과 많은 면담을 했다. 왜 노동조합을 가입하려고 하냐는 말을 지속적으로 들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이게 제 신념입니다. 말을 했더니 교감은 놓아 주었는데 교장이 마지막으로 교장실에 부르더니 한 말이다. 김선생님 교사로 능력도 있고 좋아 앞으로 승진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전교조를 가입했죠? (후~~~~ 한숨을 쉬더니) 이제 김선생님 교직인생은 끝이네요. 앞으로 희망이 없습니다. 교장은 이렇게 말하고 그만 나가보라고 했다.

왜 내 교직인생이 끝난 거지? 왜 저들과 다른 길을 간다고 내 삶이 앞으로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끝없는 분노와 그들의 자기기만에 냉소적인 비웃음을 던졌다.

  

3. 내 꿈은 교탁 앞에서 정년을 맞이하는 평교사

교직의 꽃은 담임이라고 한다. 왜 담임일까? 그렇게 담임이 좋다고 꽃이라고 말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교감을 하고 싶어 하고 교장을 하고 싶어 한다. 그렇게 좋으면 담임을 하지 왜 관리자를 할까? 처음 교직을 발령 받을 때 내 가슴 속에 새겨 넣은 굳은 신념 “평교사로 정년을 맞이한다.!!!” 내 꿈은 교직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학생들과 함께 울고 웃고 즐기는 것이다. 교사로 가장 행복한 것은 내가 맡은 학급의 아이들이 나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서서 고민을 이야기 할 때이다. 그 짜릿한 순간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다. 사람은 누구나 한없이 힘들고 어렵다. 저마다 인생의 서사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마음에 담고서 청소년기를 보내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그 마음의 빗장이 열리면 그 친구는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고 그렇게 마음과 마음이 교차한다. 교사는 그렇게 1년을 보낸다. 아이들의 마음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참고 참고 또 참고 기다린다. 인디언은 가뭄이 심해져 기우제를 지내면 꼭 비가 온다고 한다. 왜냐면 그들은 비가 올 때 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이 마음이 열릴 때까지 두드리고 서성이고 그렇게 기다린다. 그리고 그렇게 아이들을 마음을 얻을 수 있어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은 학급 담임 또는 교과 교사이다. 그래서 교사의 삶을 포기하지 못하겠다. 평교사로 교직의 마지막 그 순간까지 아이들의 작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커다란 마음의 귀를 가졌으면 좋겠다

학생과 교사가 갈등하면 학생의 입장에서
교사와 교장이 갈등하면 교사의 입장에서
현장과 교육청이 갈등하면 현장의 입장에서
현실이 힘들고 어려우면 나의 교육철학을 등불 삼아
비틀거려도 방향을 잃지 않고
발목 잡혀 넘어지면 가슴이라도 앞으로 기울이는 초심으로 - P194

훌륭한 선배 교사들이 계획서나 보고서를 잘 만들지 못해 업무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아니면 승진을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교단을 떠나는 것을 수없이 보아 왔다. 누구보다 아이들을 사랑했고 존중해 주었던 그분들의 노련한 빈자리를 나를 비롯한 후배들은 당당하게 메꾸지를 못했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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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 - 명문 사립 고등학교의 새로운 엘리트 만들기
셰이머스 라만 칸 지음, 강예은 옮김 / 후마니타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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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특권이라뇨? 능력이죠!

미국 명문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에게 네가 가지고 있는 특권이 지금 너를 여기 이 자리에 있게 만든 것 아닐까? 이 질문에 학생의 대답이다. 그것은 특권이 아니라 능력이라고!! 그 학생은 다른 학생들 보다 부자이거나 명문가 집안이거나 세인트폴을 조상 대대로 졸업을 한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은 길거리 힙합음악도 거대한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하는 클래식 음악도 모두 향유할 수 있는 편안함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 특별한 위치에 있는 자신들의 특권을 애써 지운다. 그리고 그 지운 빈자리에 자기들이 노력을 해서 얻은 자리라고 생각을 한다. 아니 그렇게 집단 최면을 건다. 이들은 기본 적으로 다른 이 보다 더 많은 시간을 책을 읽는데 사용할 수 있고, 오늘을 살아가면서 내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물론 그렇게 태어난 것이 이들의 문제는 아니다. 다만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속해 있는 이 곳을 빠져 나와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냉정한 시각이다. 그 시각이 없다면 우물안의 개구리라는 속담처럼 소위 자기자신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그 능력을 자신이 노력해서 얻은 것이라 생각한다. 


2. 2010년 어느날 고등학교 친구와의 대화

평소 가끔 보고 있는 SNS에 “박OO 어머님 돌아가셨다.”라는 소식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5년 만에 만난 동기와 짧은 대화를 했다. “너 아직도 사회운동하냐?” 이 질문을 받고 “사회운동이 뭐냐 그냥 노동조합 생활하는 거지”이렇게 시작한 대화 속에 질문을 던진 친구는 오랜만에 만나 이 사회의 불평등과 사회 구조의 모순을 떠들어 대는 나에게 “네가 지금 교사를 하고 있는 것은 네가 정말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된 거야. 그걸 알아야해! 우리나라는 노력한 사람에게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주는 거야.”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그리고 아주 잠시 나는 이 친구의 말에 동화가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강남 한 가운데 있는 고등학교를 다녔고 그 무지막지하게 공부만 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그래도 적당히 놀고 적당히 즐기면서 이만큼 했으면 난 노력한 거 맞지!!!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다. 난 우리나라에서 아주 많은 특권을 가진 사람이었다. 살아온 지역이 강남이고 게다가 내가 취업을 할 때 만 하더라도 사립학교에서는 남자교사를 더 선호 했다. 그리고 적당한 성적의 대학을 그럭저럭한 학점으로 졸업을 했고, 마침 이 시기에 유행하는 대학원도 마친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내가 선택할 수 있게 받쳐 줄 수 있었던 든든한(?) 배경의 집도 있었다.(집안이 좋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등록금을 걱정시키지는 않았다는 의미이다.) 그러니 더 자세하게 내막을 들여다 본 것이 아니라면 겉으로 보기에 난 참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런 특권이 있었으니 다른 이 보다 쉽게 교사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2015년 가을 과학과 선배 교사와 긴 술자리 속에 그 선배가 한 말이 아직도 귀에 맴돈다. “너랑 나랑 차이가 뭘까? 너나 나나 비슷한 수준의 대학을 나오고 너도 대학원 나왔지만 나도 나왔거든 그런데 너는 정교사고 나는 기간제교사인 이유가 뭔줄 알아? 그건 넌 강남 출신이기 때문이야. 니가 근무했던 사립학교 임용된 선생들 잘 봐봐 대다수가 강남 출신 또는 부모가 교육계에 있거나 쫌 있는 집안일 거야....” 그리고 그 선배는 까무룩 엎드려 잠을 잤다. 그의 말을 듣는 그 순간 나에게 편했던 그 모든 것들을 한 걸음 떨어져 보게 되었다.

  

3.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상황의 절망을 넘어 희망의 사다리를 놓고 싶다.

처음 교직에 들어섰을 때 자만심이 하늘을 찔렀다. 어찌 되었든 나는 하고 싶은 교사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것 하나 만으로도 정말 자신 있었다. 그리고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노력을 하지 않는 것 같아 보였다. 이렇게 노력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아이들을 이끌고 싶다는 오만한(?) 생각을 했다. 어쩌면 그때 그들도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을 것인데 너무 쉽게 넘겨짚은 것은 아닐까? 그리고 노력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강조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아이들을 만난지 17년이 지나가는 지금 어렴풋이 알 것 만 같다. 그동안 너무 아이들에게 그들과 동떨어져 멀리 있는 이야기를 한 것이고 그 이야기를 기반으로 이끌려고 한 것을!!! 

비범함의 신화는 특별히 선호하는 수취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백인 남학생들 말이다. 이 사실은, 오랫동안 엘리트층을 주도해 온 것이 앵글로 남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다지 놀랍지도 않지만, 세인트폴의 현실과 이곳이 그렇게 나 함양하려고 애쓰는 능력주의를 감안하면 실망스럽다. -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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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 교사들과 함께 쓴 학교현장의 이야기
엄기호 지음 / 따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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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7년 전에 출판된 책이다. 벌써 이렇게 오래 되었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책속에 나오는 학교 이야기들이 간간히 지금과는 조금 다르기도 하다. 하지만 큰 줄기에서 보면 학교 외부인의 시선으로는 보기 드물게 거의 많은 내용들이 학교 현장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다. 일이 벌어지면 모두가 학교와 교사를 비난한다. 그러나 정작 그들이 하는 일에는 별 관심도 없고 알기 위해 에너지를 투여하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들이 뭘 해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전혀 하지 않는다. 냉소와 비난 사이의 교육은 사회의 무능에 대한 알리바이로 갇혀 있었다."

서문에서 작가는 이렇게 책을 쓴 동기를 말하고 있다. 이 사회 그 어느 누구도 학교를 이해 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가 생기면 모두 학교 탓을 하고 그 속에 있는 교사들의 무능력함을 지적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이 사회가 무능력함을 알고 있으면서 누군가에게 책임을 씌어야 하는데 그 대상이 지금은 학교 교사들이다. 이제 우리 그 현실 앞에 당당하게 마주하고 서서 우리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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