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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She it! - 실연과 상처의 늪에 빠지지 않고 남자와 함께 여행하는 법
박소현 지음 / 홍익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한마디로 이 책은 흔해빠진 연애 서적 중 하나다. 굳이 누군가의 조언을 들을 만큼 어린 나이도 아니고, 연애 에세이의 태반이 나와는 코드가 다른 여우 같은 여자들이 '조건 좋은 남자를 만나는 법'에 대해 기술하고 있기에 썩 좋아하는 장르의 책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숨막히게 바쁜 와중에도 숨막히게 빨리 읽어버릴 수 있었던 건, 그 흔해빠진 연애에세이와는 조금 다른 영혼의 코드를 가진 사람의 글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연애 에세이'보다는 '에세이'쪽에 가깝다고나 할까. 물론 소재는 철저하게 '연애' 이야기로 한정되지만, 4차쯤 되는 술자리에서 아주 가까운 언니로부터 듣는 내밀한 경험담 같은 거랄까...
자신의 경험, 혹은 가까운 지인들의 경험담을 통해 어떻게 사랑에 빠지고 어떻게 이별이 다가왔으며 또 어떻게 그 이별을 극복하게 됐는지, 그리고 다음 사랑은 또 어떻게 찾아왔는 지... 술자리로 치자면 최고의 입담꾼으로 손꼽을 만한 맛깔나는 글빨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하지만 역시 내가 살아본 바로는 사랑은 실전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뭐니뭐니해도 '인내심'! 이 지점에서 운명을 들먹이지 않을 수 없는 게, 풀었다가 끊었다가 다시 잇기도 하는 그 복잡한 인연의 실타래는 결코 나의 손을 떠나있다는 것...
우리 어머니 말씀으로는 내가 34살에 대박인 남자와 결혼한다는데 속는 셈 치고 한번 믿어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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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의 김창완씨가 그런 말을 했다. "생은 한순간에 완성된다." 사랑도 그렇다. 비록 지금은 진짜 사랑이란 게 과연 있긴 있는 건 지 모르겠고, 지나온 시간을 떠올려 보면 슬프고 힘든 시간 밖에 떠오르지 않을 지라도, 내게도 당신에게도 '짝!'하고 박수를 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온다. 사랑은 예기치 못한 순간에, 한순간에 완성되니까.
벚꽃이 필 때 황사도 같이 온다. 먼지 바람 속에서도 꽃은 아름답고, 꽃이 환한 가운데서도 세상은 뿌였다. 사랑과 상처는 같이 온다. 사랑하면서도 아프로, 아픈 가운데서도 행복하다.
싸우면서도 계속해서 함께 여행하기 위해 필요한 유일한 준비물은 '대화'이다. 대화하고 대화하고 또 대화하면서, 서로의 진심을 알아가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그래야 여행이 재미있고, 그래야 끝까지 여행할 수 있다.
어차피 모든 관계에서 찾아오는 몰락과 쇠퇴의 운명을 이겨 낼 장사란 없다. 어차피 우리는 그렇게 나이 들어가는 것이다.
사연과 변명은 많고 많지만, 우주를 관통하는 딱 한 가지의 진실을 밝히자면 이별은 결국 사랑이 식어서 온다.
'물극필반'이라는 말이 있다. 사물이 극에 다다르면 반드시 되돌아오는 이치가 있다는 말이다. 눈물을 그치기 위해선 어쨌든 세상의 끝이든 산봉우리의 끝이든 그 끝에 다다라 슬픔의 정체를 물어야 한다. 내려오는 길만 잘 찾는다면 질긴 울음을 끝내기에 그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지나간 연애란 멀리서 보는 불빛 같다. 실체보다는 어른거림과 번짐이 만든 아름다움에 쉽게 속는다.
관계기피증에 걸린 남자를 알아보는 방법 : 분명 나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가까이 다가서면 멈칫 하는 남자, 내가 보내는 애정과 선물을 부담스러워하는 남자, 미래를 약속하지 않은 남자, 현실에 만족하면서 정작 미래에는 부정적인 남자, 멀어지려고 하면 또 다가와서 손을 내미는 남자, 그래서 자꾸만 헛갈리게 만드는 남자.
상대의 과거를 읽는 포인트: 중요한 것은 그가 몇 명이랑 연애하고, 누구랑 하고, 나보다 예쁜 애랑 했나 못난 애랑 했냐가 아니다. 그가 어떤 태도로 사랑하고 어떤 태도로 헤어졌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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