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의도 식당가에서 이정희 의원을 봤다. 반가움이 물밀 듯 밀려왔지만, 아는 척은 못했다. 싸인이라도 해달라고 하고, 응원해드렸으면 좀 더 신이 나셨을텐데... 늘 어디에 소속되는 것을 불편해하는 내가 특별히 지지하는 당은 없다. 민노당과 열린우리당에 정이 가는 건 사실이지만 거기서도 좋아하는 의원이 있고 또 좋아하지 않는 의원이 있기에...
이정희 의원은 MB정부 들어 가장 내 시선을 잡아끈 의원이다. 젊은 피여서 그런 지 늘 패기있고 당당해보이는 모습, 불의를 막기 위해서라면 몸을 아끼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 아름다워보였다. 아직은 정치신인에 감수성이 풍부하셔선 지 때론 눈물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 모습조차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차마 얼굴을 쳐다보진 못하고, 유리창 너머로 식사하는 그녀의 모습을 힐끔힐끔 관찰했다. 미디어에서 비춰졌던 모습과는 달리, 참으로 단아한 모습으로 식사를 하는 모습이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일요일 저녁, 가족들과 함께 해야할 텐데 당원들과 식사하는 모습을 보자니 한편으론 엄마이자 아내로서 갖게 될 미안함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보게 됐다. 물론, 열심히 일해주는 국회의원이 한 분이라도 있다는 사실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눈물나게 고맙기도 하지만...
이건 딴 얘기지만 내가 일하는 공간이 여의도다보니 의식하지 못한 사이, 당사 풍경을 목격하게 된다. 특히 진보신당과 한 건물을 쓰는 곳에서 일할 때는 그들의 모습을 속속들이 보게 된다. 방송하는 사람들이야 늘 날밤 새는 것이 일이니 그렇다치더라도, 진보신당 당사에 불이 꺼지지 않을 때가 많아서 내심 진보신당에 대한 호감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한편 그 바로 맞은 편 건물엔 진보신당과 정치적 대척점에 서 있는 한나라당에 서 있는데, 그 건물에선 일해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그곳의 분위기는 모르겠다. 다만 늘 시위가 있을라치면 이곳은 또 하나의 시청앞 광장이 되곤 한다는 것밖에는... 당사 건물을 에워싼 경찰차들의 호위 속에 마치 하나의 성처럼 서 있는 우리나라의 여당. 물론 겉모습만 바라보고는 쉽게 판단해선 안될 것이다. 무조건적인 비판은 말을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고 생각하니까... 바라건대, 내가 보지 못한 한나라당사의 풍경 역시 불이 꺼지지 않는, 열심히 일하는 의원들로 늘 생기 넘치는 곳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