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안철수 지음 / 김영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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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이라는 것은 매사가 순조롭고 편안한 때에는 누구나 지킬 수 있다. 그런데 원칙을 원칙이게 만드는 힘은 어려운 상황. 손해를 볼 것이 뻔한 상황에서도 그것을 지키는 것에서 생겨난다. 상황이 어렵다고, 나만 바보가 되는 것 같다고 한두 번 자신의 원칙에서 벗어난다면 그것은 진정한 원칙이 아니며,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그것을 해결하고 돌파해 나가는 현명한 태도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티븐 코비 박사의 말대로 원칙은 수시로 변경 가능한 지도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든 항상 정북을 가리키는 나침반이어야 한다.   

................................................'나의 작은 생각들' 중에서

 

돈이든 기술이든 그것은 사람 위에 존재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인간우위냐 전략우위냐는 질문을 받을 때 나는 당연히 인간 우위를 주장한다. 

기업이 존재하는 것에는 돈 버는 것 이상의 숭고한 의미가 있다. 고용창출 외에도 개개인의 자아만족과 사회공헌도 중요하다. 그런 것들이 모여서 결국은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힘이 된다.  

.................................................'인간 우위의 요소들' 중에서  

 

'천재' 혹은 '기가 막히게 운이 좋은 사람'!  안철수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이런 선입견을 이 책은 산산이 부셔버린다.   

그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기에 앞서, '정직과 성실'을 통해 철저하게 한 계단씩 올라가는 바보같은 원칙주의자다. 어떤 일이 있어도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을 핵심가치로 여기는 기업, 영리하고 빠른 조직보다 느려도 건강한 조직을 만들어온 기업, 직원들이 CEO를 동료처럼 여기기를 바라는 기업, 회사돈과 개인돈을 엄격히 구분하는 기업... 

그는 천재에 대한 선입견과 더불어 한국 기업인에 대한 선입견 역시 바꾸어놓았다. 그동안 내가 알고 있는 한국 기업인들은 이러했다. 어떻게든 고객의 뒷통수를 쳐서 돈을 뽑아내려는 기업,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한 조직 문화, '장'자가 붙은 사람들에게는 20미터 거리에서도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해야 하는 기업, 회사돈을 물 쓰듯 자기 주머니에 꿰차고 유흥비로 탕진하는 기업... 

이런 기업 문화 속에서 안철수라는 CEO는 마치 모래알 속에서 진주를 발견한 것 같은 느낌마저 갖게 했다. 기존에 알려진 바와 같이 의사에서 컴퓨터 백신 개발자로 변신한 천재라거나, 주식 상장으로 엄청난 돈을 거머쥔 갑부라는 식의 접근은 안철수씨의 본질을 발톱의 때만큼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의 성공은 바보같을 정도로 정직하고 성실한 원칙주의자이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남의 뒷통수 치고 밟아 오르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하는 게 정설처럼 굳어버린 이 빌어먹을 승자독식 세상에서 아직까지도 이 세상에는 개미와 거북이와 흥부가 성공할 수 있다는 살아있는 전설이 되어준 그에게 눈물나도록 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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