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초등 자존감의 힘 - 소극적인 아이도 당당하게 만드는
김선호.박우란 지음 / 길벗 / 2019년 1월
평점 :
기대반 의심반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자존감이라는 주제로 서점가에 책이 넘치고 넘치는 중에 또 자존감인가라는 생각이 들며, 도대체 이 책은 어떤 자존감을 말하는가하고 선택하여 읽게 되었다.
초등 자존감이라는 말처럼 초등 교사가 현장에서 느낀 일화와 다양한 심리학 연구를 통해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가고 있다. 자존감과 같이 생각해 보야야 할 용어들로는 자신감, 자만감, 자존심 등이 있다. 그런데, 저자는 자존감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아존중감이 아니라 자아존재감이라는 용어로 풀어 내고 있다. 이 부분은 악셀 호네트의 인정투쟁과 같은 의미가 아닐까 한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기 위한 단계로 칭찬받기/야단맞기를 들고 있다. 이는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는 것으로 옳지 않은 방법이다. 칭찬이 좋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고래가 춤추면 이상 증상이 있는 것이 아닐까. 정상적인 고래는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처럼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칭찬으로 망친 아이들을 많이 보아 왔다. 어릴 적에는 공부던지, 생활태도라던지 칭찬을 통해 아이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 갈수록 공부의 양과 깊이가 아이의 능력으로 따라가지 못 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부터 칭찬의 폐해가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다.
아이들은 공부를 싫어하는 것을 넘어 증오까지 하게 되며, 부모는 그러한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 그런 행동을 안 할 때, 칭찬과 보상을 하게 된다. 당연히 인간으로 해야 할 일을 왜 칭찬하는가. 인간으로 해야 할 일이 실은 고되고 힘들 때도 있다. 인간은 누구나 유혹에 빠지고, 실수를 할 수 있다. 이럴 때, 우리는 칭찬 대신에 격려를 해야 한다고 아들러는 말한다.
책의 중간에 저자는 초등학생들이 자기를 객관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메타인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학교나 가정에서는 명제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가르치기 보다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대화를 하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그런데, 저자는 그렇게 되면 아이들이 모두 좋아 질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 자신의 나쁜 점을 객관적으로 보아도 그것을 계속 하겠다는 고집을 가진 아이들이 있다.
아들러는 이러한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길을 선택했다고 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이 그러한 선택의 결과를 고스란히 짊어지고 가겠다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단지, 그러한 결과에 대해 아이들은 정말 모를 수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조심스럽게 아이들과 더 많은 대화를 해야 할 것이다.
부제가 ‘소극적인 아이도 당당하게 만드는’이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당당한 아이로 키우는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아마 출판사 직원이 책 판매를 올리기 위해 붙인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안정적인 자아 존재감을 가지고, 긍정적인 자아감을 가지고 인생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책이다. 그것이 당당하게 사는 것이라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