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맛으로 세계를 그리다 - 셰프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직업 공감 이야기 비기너 시리즈 7
김동기 지음 / 크루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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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면 내용이 어떤지 생각하겠지만, ‘셰프, 맛으로 세계를 그리다.’는 책을 처음 봤을 때, 예쁘다란 느낌이 바로 든다. 책 디자인 자체가 감각적이며 예술적인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처럼 책 자체도 창의적이고 맛있는 요리처럼 굉장히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책 안의 각 종이도 고급 종이로 된 것 같다. 수준 높은 아름다운 요리처럼 책의 종이들도 다채로운 색을 가지면서도 절제된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책의 중간 중간에 완성된 요리 사진이 보인다.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니라 예술적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에 덧표지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책의 커버인데 이걸 벗기면 표지가 나온다. 그런데, ‘셰프, 맛으로 세계를 그리다.’의 표지는 적갈색으로 되어 있고, 앞표지의 중앙에 I AM A CHEF라고 작게 인쇄된 것이 전부이다. 이건 개인적으로 호불호가 갈릴 것 같지만, 덧표지의 화려함과 책의 낱장 들이 가지는 고급 색채와 구성에 비하면 표지는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덧표지만 잃어버리지 않고 소장하면 이 책은 정말 고급스러운 책으로 보인다.

책의 내용도 상당히 좋다. 직업 공감 이야기란 시리즈로 7번째로 나온 책이다. 내가 셰프가 되어 볼까 읽은 책은 아니다. 직업이 교사인지라 학생들에게 셰프라는 직업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려고 지식을 넓히고자 읽은 책이다. 이런 나의 기대에 정말 부합하는 내용이 가득차 있었다. 셰프인 저자가 어떻게 현재의 셰프가 되었는지 개인적인 성장의 과정과 그리고 그 속에서 셰프라는 직업의 특성들을 질문과 답변의 형식으로 구성이 되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글의 길이에 적절하게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저자의 글솜씨는 요리에 있어서도 그런 맛이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셰프를 단지 음식만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공간을 설계하고 분위기를 주도하며 손님들의 소중한 시간에 미식을 더해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그의 책도 외형과 내용도 셰프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졌다.

단순히 직업을 소개하는 글 이상의 감동을 주는 글귀가 많다. 저자가 셰프가 되기 위한 18년의 여정이 단순히 요리의 기술뿐만 아니라 인격의 성장까지 가져온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글 솜씨만 본다면 굉장히 지혜로운 분이라고 보여진다. 어느 한 분야에 정말 자신의 인생을 걸고 노력을 쏟아 부은 장인의 경지에 도달한 느낌이 글 곳곳에 느껴진다.

이 책속에 있는 힌트로 본다면 한국은 88올림픽 이후로 중진국을 넘어 선진국으로 가면서 외식사업이 활발해 지면서 셰프들이 입지를 다지고 자신의 학업도 병행하고, 그리고 교육계로 가서 후배를 양성하기도 한 역사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2010년대부터 공중파에서 셰프가 등등장하는 많은 프로그램이 방영이 되었다. 한 국가의 소득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고급 음식을 찾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셰프라는 직업은 미래에 유망한 직업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요리사는 시인과 같은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새로운 레시피를 만드는 것은 한편의 시를 쓰는 창작과 같다는 의미이다. 셰프는 요리사에 더해 모든 것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다. 그렇기에 훨씬 더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은 것이 셰프라는 직업일 것이다.

이런 셰프에 대해 저자는 우리는 반복된 일을 통해 완성도를 더해가는 장인이자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예술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요리사를 평생 배우는 직업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런 저자의 생각은 책 곳곳에 스며 있다. 책임감 있고, 성실하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후배를 위한 저자의 따뜻한 배려가 느껴진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 책은 직업 공감 시리즈의 7번째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다른 시리즈까지 어떤 책일까 궁금증이 생기게 만든다. 직업을 소개하는 책을 소장한다면 이 책은 꼭 소장하고싶은 책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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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 - 세상에 의문을 던지는 53가지 철학 이야기
이충녕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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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는 유튜버의 철학 강의 충코의 철학으로 유명한 이충녕 저자가 쓴 책이다. 가끔 철학 분야 중에 알고 싶은 학파나 학자, 혹은 개념이 있을 때, 충코의 철학을 애용했다. 저자님이 참 차분하고 친절하게 알고 싶은 것을 전달하신다. 그리고는 이제 철학 관련 책을 쓰셨다. 솔직히 말하면 유튜버 강의보다 책의 질이 좀 떨어진다고 본다.

먼저, 책의 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의 부제로 세상에 의문을 던지는 53가지 철학 이야기라고 되어 있다. 책 속에는 이런 차례 구성의 이유를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철학적 사고의 여정을 시간순으로 보여준다고 되어 있다. 대체로 서양 철학을 소개하는 대부분의 책들이 이렇게 시간 구성을 취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버트란트 레셀의 서양철학사를 좋아한다. 서양 철학사도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철학자들을 하나의 중심 테마로 놓고 이야기가 전개된다. ‘철학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와 러셀의 서양철학사의 차이라면 두께라고 할 수 있다. 그 두께의 의미는 러셀은 한 철학자에 대해 이런 저런 모든 내용들을 알려 주려고 한다. 하지만, ‘철학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는 한 철학자에 대해 한 두가지의 철학적 견해 및 주장을 싣고 있다. 그리고 좀 더 살펴봐야 할 철학자라면 목차를 두, 세 개로 만들어 그 철학자를 설명하고 있다.

예전에 지식인 마을 시리즈가 있었다. 과거 사상가들의 이야기를 아주 쉽게 풀이해서 쓴 책이다. 이 책은 두 사상가를 대립하여 설명을 한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을 보면 그 사상가들에게 영향을 준 사상과 본 책에서 나온 사상이 어떤 사상가에게 영향을 주었는지 지도 형태로 보여준다. 그런데, ‘철학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은 철학적 사고의 여정을 보여주는 구성을 취한 것 같지만, 각 철학자들이 어떻게 영향을 받고, 영향을 주고, 계승하거나 대립하는 형태를 설명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단순히 철학자들의 주요한 철학적 주제를 짧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기존의 철학자 설명과는 조금 다른 차원에서 철학자들을 살펴보는 것 같기도 하다. 예를 들면, 아리스토텔레스 경우는 행복을 주제로 하는 것 보다는 형식논리학의 시작이었던 사람으로 소개하는 것이 어땠을까 한다.

마찬가지로 행복, 도덕, 윤리에 대한 철학자들의 생각들이 보이는데, 스토아, 에피쿠르스,

키레네, 그리고 기독교 윤리를 비교하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두 번째, 시간에 따라 철학자들을 배치했지만, 본 책의 제목은 철학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이다.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은 철학이 연구하는 5가지 영역을 먼저 고려하고 이렇게 철학자들의 주장을 나누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형이상학/존재론, 인식론, 논리학, 윤리학, 미학을 철학이 추구하는 5가지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현대 철학은 형이상학과 존재론에 대해 탐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보는데, 이 책의 저자는 독일 철학 쪽을 좋아하기에 현상학이나 실존주의 철학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 쪽 분야는 아직도 존재론을 주요 테마로 연구하는 것 같다. 그런데, 영미철학 쪽에서는 인식론이나 논리학이 강세이지, 존재론을 파고 들기 보다는 언어 철학에 더 매진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고 공부를 많이 하신 저자분이 책에서 이런 관계를 좀 설명을 해 주셨다면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53가지 철학 이야기라고 하여, 처음 든 생각이 철학의 5가지 영역에서 세부적으로 53가지의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냥 전체 목차의 개수가 53개였다는 것이었다. 철학자들이 가진 질문을 좀 더 일반화시켜 보여주는 책들이 있다. 예를 들면, 버트란트 러셀의 철학의 문제들’, 가게야마 요헤이의 질문으로 시작하는 철학 입문’, 아우구스트 부룬너의 철학의 근본문제등이 있다. 그런데, ‘철학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에서는 철학자들의 생각을 일반적인 질문, 문제, 주제로 묶지를 못하고 중구난방 식으로 배열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대체로 이성과 논리학을 배경으로 하는 분석철학 쪽과 감성과 변증법의 논리학을 배경으로 하는 현상학, 실존주의로 나뉘는 것 같다. 현대 쪽으로 올수록 기존의 무거운 존재나 인식의 문제보다는 윤리, 정치, 사회 문제에 대한 철학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것 같다.

저자가 자기 소개 난에 존재의 의미를 찾겠다고 철학을 공부하게 되었다고 하였는데, 독일로까지 가서 공부하는 것으로 봐서 아직도 그 방법을 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미 철학쪽이라면 그런 존재에 대한 것은 물리학을 비롯한 과학에 맞겨 두고, 차라리 과학을 비판하는 과학철학을 하거나, 혹은 그 존재의 의미 혹은 진리를 찾는다면 그게 정말 맞는지 아닌지 밝힐 수 있는 논리학과 인식론에 더 치중을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고를 때,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저자 자신이 논리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을 가진 챕터가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챕터를 읽고 깜짝 놀랐다. 논리학에 대한 저자의 지식의 2천년 이전의 아리스토텔레스에 머문 것이 아닌가 하는... 근현대 철학의 가장 독특한 발전은 기호논리학이 아닌가 한다. 19세기 중반에 영국의 철학자인 조지 불이 최초의 기호논리학을 창시한다. 이건 아리스토텔레스가 연역법을 형식 논리학으로 만든 이후 논리학 역사에서 가장 주목할 발전이었다. 이런 조지 불의 업적은 그의 논리학이 전자기학의 논리회로 설계에 도움을 주고, 수학에도 엄청 영향을 준다. 그리고 논리학에서도 조지 불의 기호논리가 사용되는데, 그의 기호논리학은 명제논리라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얼마 후 독일의 수학자, 철학자, 논리학자인 고틀로프 프레게가 조지 불의 명제논리를 술어논리로 확장한다. 이걸 양화논리라고도 한다. 프레게의 업적으로 이 술어논리를 이용하여 메타수학이 발전하고 이 분야에서 핫한 역사적 사건들이 발생한다. 여기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수학의 확실성이라는 책을 읽어 보면 될 것이다. 정말 흥미 진진한 수학 역사의 숨은 이야기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술어논리는 프레게와 같은 시기에 미국에서 찰스 샌더스 퍼스라는 분이 독자적으로 술어논리를 발전시켰다. 아마 이분의 방법은 이후 일상언어 분석 쪽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런 내용으로 논리학이란 무엇인가가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 시기의 논리학이라 많이 실망을 했다.

기호논리학으로 논리학을 본다면, 논리학은 어떤 주장이 정당한지 아닌지 따지는 정당성을 따지는 학문이다. 일단, 기호논리학으로 형식을 따라야 한다. 올바른 형식인지 아닌지 따지는 것을 타당성이라고 한다. 만약, 타당한 논리 형식이라면 여러 전제들에서 결론으로 간 것이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전제들이 올바르지 못하다면, 예를 들어 하나의 명제가 지구는 둥글지 않다.라는 명제가 있다면 이는 거짓인 명제가 된다. 이럴 경우는 저 명제가 건전하지 못하다고 한다. 이걸 건정성이라고 하는데, 논리는 이렇게 형식이 올바른지 따지는 타당성과 각 명제들이 올바른가 따지는 건전성을 획득했을 때, 그 논리적 주장은 정당성을 확보한다.

그리고, 논리학 및 논쟁과 관련하여 자비의 원칙이 나오는데, 이게 설명이 좀 모호한 것 같다. 기호논리학으로 생각해보자면, 대체로 논쟁을 하는 사람들은 논변 자체가 필요한 모든 전제들을 사용하지 않았다. 너무 쉬운 명제들은 생략을 하거나 그런 식으로 되어 있다. 그렇기에 그런 논변 자체로는 타당성과 건정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은 상대의 논변을 바로 기각하지는 않는다. 이 때는 상대의 주장이 형식적 타당성을 추구한다고 가정하고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논쟁을 하는 중에 조금씩 빠져 있는 전제들을 검토하는 것이다. 이게 자비의 원칙이다. 역사적으로 논쟁에서 자비의 원칙을 가장 잘 실천한 사람은 소크라테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따지기 위한 것이지만, 그 논쟁의 태도는 먼저 상대방의 주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시작하는 소크라테스의 태도야 말로 자비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것은 저자는 하이데거 철학을 아주 높이 사는 것 같다. 저는 칼 포퍼의 철학을 좋아하는데... 마지막 저자의 확실한 지식에 대한 것은 포퍼의 책 중에 객관적 지식이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을 읽으면 확실한 지식, 객관적 지식이 가능하다고 포퍼는 주장하고 있다. 이 부분도 지식 상대주의와 절대주의의 큰 논쟁사가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이 책에서 조금 부족한 부분을 말했지만, 기존의 철학사 책에서 볼 수 없는 철학자들의 에피소드가 많이 있다. 그리고 현대의 윤리학 관련 학자들 소개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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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학이라면 포기하지 않을 텐데 - 문제가 쉽게 풀리는 짜릿한 수학 강의 지식이 터진다! 포텐 시리즈
신인선 지음 / 보누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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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비해 일본은 수학 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학생들이 수학을 공부하는 것은 전 세계가 공통적이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취미 생활로 수학을 공부하는 비율이 일본이 한국보다 월등히 높다. 이런 문화는 출판에서도 수학 관련 도서가 많이 나오는 현상을 보더라도 알 수가 있다. 십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수학이이라면 포기하지 않을 텐데와 같은 도서는 한국에서 나오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이런 류의 책은 일본 수학 도서를 번역한 책이 많았다. 초등학생용으로는 고지마 히로유키의 책을 읽으면 좋다.

이런 일본의 수학 문화에 힘입어 많은 수학 관련 번역서들이 번역이 되었고, 한국 출판 업계에서도 자체적으로 수학 관련 도서들이 나왔지만, 그렇게 좋은 책들이 많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수학 문화사와 관련된 책이거나 수학적으로 사고하는 종류의 책보다는 수학 관련 이야기거리에 치중하였다. 그런데, ‘이런 수학이라면 포기하지 않을 텐데는 수학적 사고력을 기르고, 깊이 있는 수학 문제를 다루고 있다. 대체적으로 대학 이상의 내용이라기 보다는 고등학교 수학에서 다루는 무한의 개념을 쉽게 설명하고 관련 문제로 생각할 수 있게 하였다.

현직 교사가 쓴 책이라 그런지 학교 수학의 배경을 설명하는 측면이 강하게 느껴진다. 대체적으로 학생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고, 성인들이 학교 수학에 대해 안 좋은 기억이 있거나 혹은 취미 생활로 읽어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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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공부, 스스로 끝까지 하는 힘
김성효 지음 / 해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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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녀가 있고, 자녀들이 공부를 어떻게 하면 잘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학부모라면 읽으면 좋을 책이다. 그런데, 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이 책을 읽는다면 한 가지 점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그냥 즐겁게 시간 보내고 오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학부모와 학생에게는 이런 종류의 책이 별로 필요없다는 것이다.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상식이 아니라 이제는 고리타분한 패러다임으로 변해 가는 것 같다. 초등학교에서 공부를 왜 하냐 중학교 들어가서 그때부터 하면 된다는 학생과 학부모가 요즘은 심심찮게 많아지고 있다. 이런 학부모와 학생이 다른 이들의 학습을 방해만 안하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초등공부, 스스로 끝까지 하는 힘은 공부를 하러 학교에 오는 학생들과 적어도 학교는 공부는 하는 곳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런 상식적인 것을 중요하게 말하는게 현 대한민국의 교육현실 같다.

20년 전 대학에서 교육학을 배우고, 학습심리학을 수강했다면 대부분 행동주의 학습심리학을 배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 인지주의 심리학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만 그렇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1990년부터 인지주의 심리학이 강조되었다. 이러한 교육과 심리학의 조류를 한국의 주류가 받아들이는 것은 20, 30년이 지나서야 대학강단에서 가르치게 되고, 아직은 이런 지식이 교육 현장에서는 낮설기도 할 것이다. 왜냐하면 행동주의 방식으로 가르친 교사들이 아직도 많으며, 그런 사람들이 교장, 교감이 되어 있는데, 인지주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이다.

행동주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리치면 그 결과가 즉각적으로 나온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장기적인 학습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인지주의 심리학이 밝혀낸 것이다. 인지주의 학습은 우리 방식의 학습이 행동주의보다 좋아요라는 것도 있지만, 행동주의 학습이 장기적인 면에서 좋지 않아요라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과 데이터가 많다는 것이다.

초등공부, 스스로 끝까지 하는 힘은 그런 인지주의 학습심리학의 후반기 연구와 정서 측면의 연구를 모아 실제 현장에서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대학 교재의 두꺼움과 상세한 내용들은 없지만, 충분히 쉬운 내용으로 핵심만을 전달했기에 한번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책 중간 중간에 부모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캐롤 드웩의 마인드셋을 설명했는데, 지능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한다는 것은 좋은 지적이다. 참고문헌에도 캐롤 드웩의 책이 있다. 그런데, 드웩의 책을 보면 초등 저학년이나 유치원 때 착한아이에 대한 칭찬도 안 좋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미주로 인용만을 달아서 그런지 대학 수준으로 독서를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부족한 책 목록이 아닌가 한다. 저자가 더 많은 책을 읽었을 것 같은데, 자신이 공부했던 참고문헌을 모두 달아 줬다면 좋았을 것 같다.

공부에 있어 메타인지를 소개한 것은 좋았다. 하지만, 메타인지 이전에 나왔던 인지 관련 학습법은 아직도 유용한데 그런 소개가 없어서 조금 아쉽기는 하다. 또한 벤저민 블룸의 인지학습 6단계가 없다는 것이 더더욱 아쉽다. 인지 학습의 단계는 지식, 이해, 적용, 분석, 종합, 평가의 단계이다. 여기서 지식은 관련 지식을 명제로 암기하는 것이다. 이것이 안되면 이후의 학습 단계가 안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요. 하지만, 요즘은 외우기를 싫어하는 세대인지 관련 지식을 간과하는 경향이 강하다. 메타인지가 좋은 것은 맞는데, 이전의 연구들을 알고 있다면 왜 메타인지가 좋은지 더 잘이해하게 될 것이다.

전반적으로 초등학생에게 공부를 잘하도록 하는 좋은 내용들이다. 그런데 교사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책 속에 다 담지 못한 관련 지식이 있고, 더 공부해야 할 것이 있다는 것만 알아 두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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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2가지 심리실험 - 욕망과 경제편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심리실험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니나킴 그림, 한은미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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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2가지 심리실험‘(이하 심리실험)은 자기계발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성공한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시켜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내용들이라 보편적이지 않은 특별한 경우가 많거나, 혹은 누구나 알고 있는 노오력을 강조하는 글로 되어 있다. 그래서 읽을 때는 그래 그렇지 하면서도 다 읽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허전함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심리실험은 어떤 특정인의 경험이 아니며, 누구나 알고 있는 속담이나 경구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과학적 실험을 통해 얻어낸 인간 행동의 보편성을 보여준다. 62가지 실험들이 있으며, 8가지 주제를 가지고 10개 이하의 실험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꽤 양이 많은 듯 보이지만, 학문적인 내용을 다 걷어내고 핵심적인 정보만 넣었기 때문에 술술 익힌다. 이 점이 심리학 실험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읽기에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인간 행동에 대한 다양한 호기심을 밝혀 주는 실험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인간 행동에 대한 증명이 실험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준다. 더불어 인간 행동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심리실험은 대부분 인지주의와 뇌과학을 바탕으로 하는 것 같다. 행동주의 심리학은 이제 더 이상 우리 주변에 볼수 없는 듯하다. 사회심리학의 실험들도 있다. 그런데, 미국 심리학 실험 위주이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다른 사회에서 이런 인간 행동이 통용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사회심리학은 유럽과 미국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한국에서도 그들이 했던 실험들을 한국에서 했는데, 어떤 것은 서양인과 한국인의 행동에는 차이가 없었지만, 어떤 주제에 대해서는 문화적으로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이런 점들을 설명해 주었다면 좋았겠지만, 저자가 많은 심리실험을 소개하는 것이 중점이었던지 그런 설명은 없었던 것이 아쉽다.

심리실험은 한번의 실험으로 유명해지지 않는다. 어떤 실험이 특이한 인간 행동을 실험으로 증명하면, 후속 실험들이 그걸 다시 검증한다. 아마 이 책에 있는 실험들이 그러하리라 본다. 하지만, 저자가 각 실험들의 후속 실험들이 얼마나 있었고, 처음 결론이 지지되는지도 알려 주었다면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수준 높은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실험 심리학에 대해 처음이신 분들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혈액형으로 성격유형 따지는 사람들도 한번 읽어 볼만한 책이다. 아니다. 꼭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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