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공부, 스스로 끝까지 하는 힘
김성효 지음 / 해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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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녀가 있고, 자녀들이 공부를 어떻게 하면 잘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학부모라면 읽으면 좋을 책이다. 그런데, 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이 책을 읽는다면 한 가지 점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그냥 즐겁게 시간 보내고 오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학부모와 학생에게는 이런 종류의 책이 별로 필요없다는 것이다.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상식이 아니라 이제는 고리타분한 패러다임으로 변해 가는 것 같다. 초등학교에서 공부를 왜 하냐 중학교 들어가서 그때부터 하면 된다는 학생과 학부모가 요즘은 심심찮게 많아지고 있다. 이런 학부모와 학생이 다른 이들의 학습을 방해만 안하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초등공부, 스스로 끝까지 하는 힘은 공부를 하러 학교에 오는 학생들과 적어도 학교는 공부는 하는 곳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런 상식적인 것을 중요하게 말하는게 현 대한민국의 교육현실 같다.

20년 전 대학에서 교육학을 배우고, 학습심리학을 수강했다면 대부분 행동주의 학습심리학을 배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 인지주의 심리학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만 그렇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1990년부터 인지주의 심리학이 강조되었다. 이러한 교육과 심리학의 조류를 한국의 주류가 받아들이는 것은 20, 30년이 지나서야 대학강단에서 가르치게 되고, 아직은 이런 지식이 교육 현장에서는 낮설기도 할 것이다. 왜냐하면 행동주의 방식으로 가르친 교사들이 아직도 많으며, 그런 사람들이 교장, 교감이 되어 있는데, 인지주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이다.

행동주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리치면 그 결과가 즉각적으로 나온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장기적인 학습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인지주의 심리학이 밝혀낸 것이다. 인지주의 학습은 우리 방식의 학습이 행동주의보다 좋아요라는 것도 있지만, 행동주의 학습이 장기적인 면에서 좋지 않아요라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과 데이터가 많다는 것이다.

초등공부, 스스로 끝까지 하는 힘은 그런 인지주의 학습심리학의 후반기 연구와 정서 측면의 연구를 모아 실제 현장에서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대학 교재의 두꺼움과 상세한 내용들은 없지만, 충분히 쉬운 내용으로 핵심만을 전달했기에 한번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책 중간 중간에 부모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캐롤 드웩의 마인드셋을 설명했는데, 지능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한다는 것은 좋은 지적이다. 참고문헌에도 캐롤 드웩의 책이 있다. 그런데, 드웩의 책을 보면 초등 저학년이나 유치원 때 착한아이에 대한 칭찬도 안 좋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미주로 인용만을 달아서 그런지 대학 수준으로 독서를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부족한 책 목록이 아닌가 한다. 저자가 더 많은 책을 읽었을 것 같은데, 자신이 공부했던 참고문헌을 모두 달아 줬다면 좋았을 것 같다.

공부에 있어 메타인지를 소개한 것은 좋았다. 하지만, 메타인지 이전에 나왔던 인지 관련 학습법은 아직도 유용한데 그런 소개가 없어서 조금 아쉽기는 하다. 또한 벤저민 블룸의 인지학습 6단계가 없다는 것이 더더욱 아쉽다. 인지 학습의 단계는 지식, 이해, 적용, 분석, 종합, 평가의 단계이다. 여기서 지식은 관련 지식을 명제로 암기하는 것이다. 이것이 안되면 이후의 학습 단계가 안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요. 하지만, 요즘은 외우기를 싫어하는 세대인지 관련 지식을 간과하는 경향이 강하다. 메타인지가 좋은 것은 맞는데, 이전의 연구들을 알고 있다면 왜 메타인지가 좋은지 더 잘이해하게 될 것이다.

전반적으로 초등학생에게 공부를 잘하도록 하는 좋은 내용들이다. 그런데 교사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책 속에 다 담지 못한 관련 지식이 있고, 더 공부해야 할 것이 있다는 것만 알아 두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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