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等你,在雨中>...余光中
等你,在雨中,在造虹的雨中
蝉声沉落,蛙声升起
一池的红莲如红焰,在雨中你来不来都一样,竟感觉
每朵莲都像你
尤其隔着黄昏,隔着这样的细雨
永恒,刹那,刹那,永恒
等你,在时间之外
在时间之内,等你
在刹那,在永恒
如果你的手在我的手里,此刻
如果你的清芬
在我的鼻孔
我会说,小情人
诺,这只手应该采莲,在吴宫
这只手应该摇一柄桂桨,在木兰舟中
一颗星悬在科学馆的飞檐
耳坠子一般地悬着
瑞士表说都七点了
忽然你走来
步雨后的红莲,翩翩,你走来
像一首小令
从一则爱情的典故里你走来
从姜白石的词里,有韵地,你走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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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로 옮겨 봅니다.
<빗속에서 너를 기다린다>
너를 기다린다. 빗속에서, 무지개 뜨는 빗 속에서.
매미소리가 가라앉으니 개구리 소리가 크게 들린다.
연 못에 핀 홍련이 붉은 등불같네, 빗 속에선.
네가 오든 안오든 매양 한가지.마침내 그런 느낌에 이른다.
연꽃 송이 하나 하나가 모두 너를 닮아서.
게다가 저멀리 황혼이 있고, 이처럼 가는 비를 사이에 두니.
영원, 찰나, 찰나, 영원
너를 기다린다, 시간 밖에서.
시간안에서, 너를 기다린다. 찰나 속에서, 영원 속에서.
만약 네 손이 내 손안에 있다면, 이시각에.
만약 너의 맑은 향기를
내 코로 맡을 수 있다면
나는 말하리라, 나의 연인이여 라고.
허락하라,이 손으로 반드시 연꽃을 따리라, 오나라 궁궐에서.
이 손으로 반드시
한 자루 계수나무 노를 저으리라, 모란꽃배에서.
과학관의 처마에 걸린 별 하나.
귀고리처럼 걸렸네.
스위스 시계가 모두 일곱시를 가리켰다. 갑자기 네가 오네.
비 뒷쪽으로 걸어서 홍련, 쩐쩐 ,네가 왔구나.
작은 방울소리처럼,
사랑을 다룬 고전 속의 한 구절 속에서.
강백석(姜白石)의 사(詞) 속에서,
운율을 타고 네가 오네.
(姜白石: 연꽃에 관한 詞를 지은 중국 송나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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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의 유명시인 위광중이 홍련이란 아명을 가진 쩐쩐에게 바치는 시입니다.
바로 앞에 소개한 위광중(余光中)의 <永远,我等>과 연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