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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김규항은 그의 저서 <<B급 좌파>>(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5304712)에 실린 <김어준>이라는 칼럼에서 김어준이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한 단어로 표현하는데, 그 단어는 바로 '근대인'이다. <<건투를 빈다>>를 읽고 나는 김규항의 김어준에 대한 평가가 핵심을 찌른 기막힌 것이라고 생각했다. 데카르트가 사유하는 자아를 발견한 이후 근대인은 스스로 주체가 되어 자신이 가진 이성에 의해 사고하고 판단하게 되었다. 더 이상 신이나 아리스토텔레스가 판단의 근거가 되지 않게 된 것이다. 김규항이 김어준을 근대인이라고 말할 때, 거기에는 외부의 규준에 자신을 구겨넣지 않고 그 스스로 자유로이 사고하고 판단하는 인물이라는 의미가 있다.
<<건투를 빈다>>에서 김어준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삶의 진지하거나 중요하거나 잡스럽거나 찌질한 여러 질문에 답변함을 통해 그 자신이 근대적 의미에서의 자유를 누리고 있음을 유쾌하게 드러낸다. 서문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런 자신을 움직이는 게 뭔지, 그 대가로 어디까지 지불할 각오가 되어 있는지, 그 본원적 질문은 건너뛰고 그저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만 끊임없이 묻는다"고 안타까워하는 그는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기우는 유부녀에게 자기 선택하고 비용을 감당할 각오가 있다면 댁 맘대로 살라고 하고, 애인과 어머니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에게 "자식이 부모에게 갖춰야 할 건, 효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 조언하며, 연애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연인이 남이라는 걸 인정하는게 기본 조건이라고 일갈한다. 결국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 하나다. 허용되느냐 안되느냐는 문제가 아니다. 자신에게 선택의 결과를 감당할 수 있는가 없는가가 문제일 뿐이다. 고민하는 자신이 스스로 판단해서 선택에 따른 결과를 감내할 결심이 섰다면, 남 눈치 보지 말고 질러라. 그리고 누가 그거 가지고 뭐라고 그러면 걔한테 한 마디 해 주면 된다. "조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