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원의 육체산업 - AV 시장을 해부하다
이노우에 세쓰코 지음, 임경화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잠실 교보에서 구입.  

이 책을 구매하여 읽은 이유는 일단 남자라면 당연히 가지게 되는 AV에 대한 관심사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AV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나름의 생각 정리를 위해서였다. 나는 성매매를 일종의 서비스로 간주하는 매매춘 페미니스트들의 관념, 그리고 개인의 직업의 자유, 교환으로 인한 효용 증대라는 몇 가지를 논거로 하여 성매매를 법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는 꽤나 라디칼한 성매매에 대한 관점을 고수하고 있는데, 성매매를 '성적 쾌락을 얻기 위해 금전적 대가를 지불하는 행위'로 조금 넓게 정의한다면 AV 역시 성매매 산업의 일종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나의 기본 입장을 관철시키는 것에 논리적 모순이나 실제적 문제점이 없는가를 이 책을 통해 검토하고 싶었다. 그러나 다 읽고 나서 나서 드는 생각은 딱히 보람찬 독서는 아니었다는 것.  

   저자는 거칠게 말해 페미니스트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 책에서는 AV 그 자체에 대해서 혐오감을 내비치지는 않는다. AV 역시 넓은 의미에서는 성매매라고 할 수 있는데, 페미니스트가 AV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성매매에 대한 나의 견해를 강화하는 것이었다. 다만 저자가 이 책에서 AV의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i)AV 배우들의 인권, ii)내용으로 강간물 등이 인기를 끄는 경향.  요컨대 저자의 입장에서는 이 두 가지가 해결된다면 "성인 비디오도 새로운 성 문화의 하나로서, 그리고 하위 문화로서, 변혁을 실천하고 제 몫을 다한다면 소멸의 위기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p.188)고 하여, AV를 성문화의 하나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결국 저자의 관점은 내 관점과 같은 방향에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외에 일본 AV의 역사라든가, 산업 규모, AV 배우의 캐스팅 과정 등이 소개되어 있지만, 한국에 사는 나에게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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