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떻게 쓸까? - 영화 읽고 글로 표현하기, 제7판
티모시 코리건 지음, 이권 옮김 / 비즈앤비즈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재미있게 본 영화가 있다면 그것에 대한 감상을 나누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감상하는 것만큼이나 그 이야기에 대한 감상을 다수와 함께 나누는 것 또한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영화에 대해 올바른 사고를 기르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함이다. - 12p

단순 감상평에서 깊이 있는 비평까지, 영화를 감상한 후 생각과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방법을 다룬 책 <영화, 어떻게 쓸까?>(티모시 코리건, 비즈앤비즈, 2011)이다. 콘텐츠를 감상한 후에 떠올린 것들을 글로 정리하는 것. 암기가 아닌 편집이 더욱 중요해진 빅데이터 시대에 필수적인 능력이다.

우린 자기 생각을 언제 어디서든 다수에게 표현할 수 있는 혁명적인 도구와 창구를 가진 세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을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을 모른다. 그러한 방법은 시간을 들여 습득해야 한다. 바로 이런 종류의 책을 통해서 말이다.

사실 영화에 대한 글쓰기는 이미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두 시간 동안 침묵이 강요되었던 극장을 떠날 때, 우리는 대개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토론한다. 물론 어떤 주제에 대해 '쓰는 것'과 '이야기하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크지만, '글쓰기'는 쉽게 말해 더 순화되고 계산된 형태의 의사소통이며 독자를 상대로 할 뿐이다. - 18p

단순 말하기와 글쓰기의 차이를 제대로 알면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다. 과거 선생님께 칭찬을 받거나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한 글쓰기가 아님을 인지하자. 순전히 본인의 발전과 독자를 위한 정보제공용 글쓰기다.

좋은 영화 비평을 쓰려면 영화를 한 번 이상은 봐야 한다. (중략) 영화를 처음 볼 때는 메모의 부담에서 벗어나 즐기는 차원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게 보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런 다음 두 번째로(세 번이 더 바람직하지만) 영화를 볼 때부터 더 신중하고 자세하게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 좋다. - 48p

책도 마찬가지지만 영화 역시 그럴싸한 글을 쓰기 위해선 여러 번 봐야 한다. 물론 아무런 생각 없이 반복해서 보는 게 아니라 본인이 무엇에 관해 쓸 것인지 정한 후 해당하는 부분을 더욱 집중해서 보는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그간의 생각을 정리하거나 때에 따라 새로운 생각이 생겨날 수도 있다.

지금껏 영화 리뷰 관련 4권의 책을 읽었다. 그중 가장 도움이 많이 된 책이다. 물론 대학교재로나 쓰일 만한 형식이라 진입장벽이 좀 높다. 그래도 그럴듯한 영화 글을 쓰고 싶은 열정이 있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한다. 확실히 내 것이 될 때까지 두고두고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별점은 다섯 개 만점에 다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OK 목장의 결투
존 스터지스 감독, 버트 랭카스터 외 출연 / 피터팬픽쳐스 / 200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국의 서부개척시대를 다룬 웨스턴 무비의 고전 (1957)를 봤다. 시대 자체는 흥미롭지만, 확실히 서부 영화는 내 취향이 아니다. 마초적인 면을 부각하는 것에 알러지가 있는 터라 서부 영화가 주는 재미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내 취향에 맞지 않을 뿐이다.

장르 영화이자 고전이기에 어쩔 수 없겠지만 단순한 스토리와 오버스럽고, 유치해 보이는 연기가 감상을 방해한다. 유일하게 흥미로웠던 부분은 마이클 더글러스의 아버지인 커크 더글러스의 존재다. 서부 영화 팬분들껜 미안하지만, 아직 이 장르에 흥미를 느끼긴 무리인 듯... 그래도 꾸준히 도전은 할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입] Ryan Reynolds - The Hitman's Wife's Bodyguard (킬러의 보디가드 2: 킬러의 와이프) (2021)(한글무자막)
Various Artists / Summit Inc/Lionsgate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킬러의 보디가드>(2017)를 매우 인상 깊게 봤었다. 능글맞은 연기에 둘째가라면 서러운 두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와 사무엘 잭슨을 투톱으로 내세운 코미디 액션 영화. 선을 넘나드는 취향 저격 코미디와 준수한 액션의 티키타카로 관객을 숨 쉴 틈 없이 즐겁게 했다. 물론 황석희의 기깔나는 번역도 큰 역할을 했다. 킬링 타임 무비의 좋은 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러 만난 후속작. 너무 기대가 높은 상태였기 때문일까? 실망이 크다. 일단 제작진이 전작이 왜 좋은 평을 받았는지 잘 파악한 것 같았다......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전작의 가장 좋았던 부분은 두 주연 배우의 선을 넘나드는 구강 티키타카였다.

<킬러의 보디가드2>(2021)에선 티키타카의 주체가 2명에서 3명(셀마 헤이엑 추가)으로 늘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그 외줄 타듯 교묘하게 넘나들던 선을 기냥 넘어가 버렸다;;; 이게 무슨 말인지 보면 알 것이다. 전작처럼 재미있다기보다 뭔가 한쪽 구석이 불편해질 것이다.

연출도 시나리오도 괜찮았다. 단지 오버스러운 드립만 없었으면 하는 아쉬움뿐이다. 그것만 없었다면 또 하나의 볼만한 킬링 타임 무비가 나올 뻔했는데... 아무튼, 비추다. 별점 다섯 개 만점에 넷.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생활실천법 - 건강은 생활습관입니다!
유태종 지음 / 리스컴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건강한 생활습관을 위해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이 첫째 식품, 둘째 운동, 셋째 휴식, 넷째 스트레스 관리입니다. 이들 네 가지는 서로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습니다. - 9p

건강이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럼에도 건강을 지키는 게 가장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누가 잘 먹어야 하는 거 모르나? 꾸준히 운동하고, 충분히 쉬어주고 스트레스 안 받아야 하는 거 모르느냔 말이다!(쓰다 보니 더 열받….)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건강 챙기란 말을 들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발끈하곤 했다. 하지만 서른 중반을 넘기 고부턴 발끈만 하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려면 많은 노력과 정보가 필요합니다. - 10p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를 지키는 것이다. 쉬운 게 더 이상한 거다. 투덜대기만 한다고 누가 오냐오냐해주는 것도 아니다. 누가 뭐래도 본인이 챙겨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평소의 생활습관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건강관리 원칙들을 기억해두었다가 그것을 내게 길들여야 한다. - 18p

건강하면 보통 떠올리는 거창한 것들은 일단 머릿속에서 지우자. 소소한 일상의 것들도 못 지키면서 한걸음에 강을 건너려 하지 말자. 한 번에 하나씩 일상의 것들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바심내지 말자. 당장 큰 병이 있지 않고서야. 오늘내일 살고 갈 거 아니니 말이다.

강연이 시작되자 그는 칠판 앞으로 다가가더니 뭔가를 적기 시작했다. '100,000,000,000' (중략) "1천억. 지금 내 재산은 아마 1천억 원이 훨씬 넘을 것입니다. (중략) 이 많은 0들 하나하나가 오늘날 저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있는 요소들입니다. (중략) 만약 이 많은 0들 앞에 1이 있지 않다면 이 0들은 아무리 많아도 그저 0일 뿐입니다. (중략) 그렇다면 맨 앞의 1은 무엇이겠습니까? (중략) 바로 건강입니다." - 210p

저자가 출처를 정확히 밝히지 않아서 원래 있던 이야기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정말 인상적인 이야기였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한동안, 이 이야기 밖에 생각이 안 났다. 앞으로 건강의 중요성 이야기할 때 이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다.

책날개에서 저자를 '우리나라 식품영양학의 원로이자 최고 권위자'라고 소개하지만 죄송하게도 난 초면이다. 어찌 되었든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거의 소개하지 않아 신뢰가 갔다. 이 책만의 특별한 정보는 없다. 핵심은 첫째, 건강은 중요하다. 둘째, 건강 신경 쓴다고 지키지도 못할 계획으로 호들갑 떨지 말자. 다수가 인정한 건강 습관들로 나의 일상을 차근차근 바꿔가자.

아무리 많이 벌고, 많이 가져 봐라. 아프면 그거 다~ 0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월드 트레이드 센터
올리버 스톤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테러의 추억

나에게 처음으로 각인 된 테러는 9/11이었다. 그 순간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독서실의 지하 식당에서 라면을 먹으며 티비를 보던 그 순간. 지금은 너무도 유명한 그 충돌 장면이 계속해서 보도되고 있었다. 그전까지 테러란 단어는 마치 다른 세상의 것이었기에 그 충격이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물론 당시엔 전혀 몰랐다. 이후 테러가 이리도 친숙한(?) 단어가 될지 말이다.

카불 공항 테러 소식을 접했다. 어느 테러가 잔혹하고 안타깝지 않겠냐만... 접할 때마다 진짜 징한 쉐킷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도 알고리즘의 영향일까? 관련 기사를 구글과 유튜브로 몇 건 검색했을 뿐인데 넷플릭스에 <월드 트레이드 센터>(2006)가 추천으로 떴다. 예전에 보려고 했다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평이 너무 좋지 않아서 패스했었다. 이번엔? 나도 모르게 재생 버튼에 손이 갔다.

폭풍전야의 무게감

영화는 테러 당일 아침, 이전과 다를 것 없던 뉴욕의 일상을 담담하게 비춘다. 꽤 많은 재난 영화들이 이런 클리셰를 반복한다. 하지만 이건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실화 기반, 그것도 나와 동시대에 일어난 사건이기에 폭풍전야의 그 무게감이 훨씬 크게 다가왔다.

극은 구조 작업 지원을 나갔던 두 항만 경찰국 직원 존 맥클로린(니콜라스 케이지)과 윌 히메노(마이클 페냐)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두 인물은 당시 18번째와 19번째로 구조된 생존자다. 충격적인 사실은 당시 구조된 인원이 단 20명이란 것...

정확한 대사는 기억나지 않지만, 구조대원 중 한 명이 '그 많은 사람이 다 어디 갔느냐'며 한탄하는 장면이 나온다. 총 구조 인원을 알고 다시 생각하니 당시 그 말을 한 이의 심정이 더욱 절박하게 다가온다. 그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단 스무 명이라니... 이 수치는 당시 사고 현장이 얼마나 참혹했는지를 여실히 증명한다.

왜 경찰 생존자만 다룬 거야?

영화에 대해 혹평을 하는 주된 이유를 보니 우선, 왜 많은(?) 생존자 중 경찰의 케이스만 다뤘냐는 거고 또 하나는 주인공 둘이 영화 시작 30분부터 끝까지 누워만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의문의 정확한 이유야 제작진이 아닌 이상 알 수 없지만 이해 못 할 정도는 아니다. 이런저런 다양한 피해 또는 생존 케이스를 다 다루려면 다룰 수도 있겠지만 그러다 보면 필연적으로 이야기가 끊길 수밖에 없다. 옴니버스 영화나 다큐를 만들 게 아니라면 그걸 보완하기 위해 인물들 간에 픽션을 추가해야 하는데 그럼 이 작품을 만드는 의미가 있을까 싶다.

그리고 일반 생존자들 중에 증언을 거부했을 가능성도 있다. 영화 제작은 사고 후 고작 4년이 지난 시기였다. 누가 그 지옥 같은 순간을 생생하게 떠올리고 싶을까? 오히려 잊고 싶어도 자꾸만 떠올라서 더 고통스럽지 않을까? 그럴바엔 차라리 죽음을 무릎쓰고 현장에 뛰어든 영웅적이고 모범적인 이들에 집중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게다가 이건 EBS 교육방송이나 국민 계몽 영상물이 아니고 상업 영화다. 스토리와 흥행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런점에서 필자는 감독의 선택이 도덕적이거나 정의로운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현명했다고 생각한다.

배우들이 날로 먹었다?

두번째로 많았던 혹평의 이유는 주연 배우들이 거의 대부분을 누워만 있었다는 거다. 아마 그 분들은 재난영화 특유의 스펙타클한 액션을 원한 분들 같다. 만약 그렇다면 그 분들의 아쉬움이 충분히 이해간다. 하지만 그게 별점테러(테러 영화에 테러라니...)의 명분이 되는가에는 동의가 어렵다.

혹시 영화를 볼 예정이신 분은 미리 알고 계시길 바란다. 이 영화는 박진감 따위는 없다. 단순하게 말해 약 2시간 동안 두 주연 배우의 가족과 동료가 되는 간접 체험을 하게 될 뿐이다.

마무으리

물론 영화적으로 엄청난 대작이라 할 순 없다. 하지만 네이버 평점 6.5~7점 정도의 푸대접을 받을 만한 작품은 아니다. 최소한 8점 이상은 받아야하지 않을까. 모르고 보면 올리버 스톤 감독의 작품인지 전혀 모를 정도로 (정치적으로)담담한 연출이 영화를 더 잘 살린 것 같다(아니나 다를까 애초에 올리버 스톤은 정치 스릴러를 구상했다고...;;;;).

후반부에 약간 오글거리는 부분이 나오지만 이 정도 쯤이야~! 만약 우리나라에서 9/11 같은 테러를 당했다고 생각하면 영화 제작시 몇 십배에 달하는 신파를 담지 않았을까?

니콜라스 케이지, 마이클 페냐, 매기 질렌할 등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그냥 그들의 연기만 따라가도 충분하다. 성향이 각기 다른 두 가족의 기다림을 필자는 2시간 내내 가슴 졸이며 함께했다. 두 인물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봤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혹시 둘 중 한 명은 죽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마지막까지 조마조마했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

지금까지도 난 목숨 걸고 구조 작업을 하는 훌륭한 분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 장담하는데 난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안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것을. 인간은 특정 한계 상황에 도달할 경우 테러리스트가 될수도, 영웅이 될 수도 있다.

사람은 환경을 만든다

환경이 사람을 만들지만 사람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그러니 사회 구성원들이 테러리스트나 범죄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을 줄이도록 노력해야한다. 2차대전의 독일과 일본의 참혹한 만행이 과연 상부 극소수의 인물들로만 가능했을지 생각해볼 일이다.

노파심에 말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용서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 죄는 죄다. 사람은 미뤄하지 말아야 하지만 죄는 확실히 철저하게 미워해야 한다. 적절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말이다. 9/11 테러에 관심이 있는 분이나 최근 삶의 의욕이 없어 힘드신 분들께 추천드린다. 아마 삶에 대한 욕구가 샘솟을 것이다. 별 다섯개 만점에 넷 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