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2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22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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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책임을 동반한다

코로나 때문에 우리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재택근무라는 자유(?)를 넘겨받았다. 그간 누리지 못했던 시간적 공간적 자유를 손에 쥐긴 했지만, 그것을 어떻게 즐기고 관리하는지 알지 못해 안절부절못해야 했다. 왜냐하면, 대부분 이런걸 살아생전에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상황에 직면한 이들 중 일부는 나름의 대처를 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바로 '바른생활 루틴이'들이다.

‘루틴routine’은 매일 수행하는 습관이나 절차를 의미하는 말인데, 외부적 통제가 사라진 상황에서 루틴을 통해 스스로의 일상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요즘 사람들을 ‘바른생활 루틴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 < 트렌드 코리아 2022, 김난도 외 > 중에서


'바른생활 루틴이(이하 '루틴이')'들의 소박한 바람

이 시대의 20·30세대들은 이미 진즉에 힘든 삶을 감당하는 중이었다. 오죽하면 소확행이란게 몇 년 전부터 트렌드가 되었을까. 거기에 코로나가 덮쳤다. 이전에는 생존의 문제가 그나마 약간의 거리라도 있었다면, 이제는 콧구멍 앞까지 들이닥쳤다. 이런 상황에 부동산은 가당치도 않아 주식과 코인을 시작한 이들은 강제로 장기•가치투자자가 되었다.

안 그래도 앞이 보이지 않는 현실, 영끌까지 한 금융 투자마저 물리고 날리고 하는 바람에, 영혼은 이미 은행의 소유가 된 지 오래다. 죽기 전에 돌려받을 가능성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미래'라는 건 당최 엇다가 써먹어야 하는 건가? 그런 게 진짜 있기라도 한가?

큰 성공이 어려워진 나노사회에서 자아의 의미를 찾는 방법은 반복되는 일상에서 ‘미세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 < 트렌드 코리아 2022, 김난도 외 > 중에서

상황이 이렇다고 허무주의에 빠져 좀비처럼 사는 것도 인간으로서 못 할 짓이다. 어차피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거고 행복이란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일 뿐이다. 그렇기에 '소확행', '미세행복'을 추구하는 루틴이들은 오히려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한 현명한 삶을 사는 셈이다.

루틴은 매일 혹은 규칙적인 주기로 수행한다는 점에서 ‘습관’과 유사하지만 습관에 비해 ‘삶의 방향성을 스스로 통제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 트렌드 코리아 2022, 김난도 외 > 중에서


루틴이들의 두 무기

루틴을 일상화하기 위해 바른생활 루틴이들이 사용하는 첫 번째 방법은 스스로 루틴을 실천할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 처하도록 강제하는 자기 구속 전략, ‘셀프바인딩self-binding’ 혹은 ‘자기 묶기’다. (중략) 자기 묶기를 실천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매개체는 바로 ‘돈’이다. 돈을 미끼로 일상 루틴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돈money기부여’ 전략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 - < 트렌드 코리아 2022, 김난도 외 > 중에서

'셀프바인딩'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애용해오던 방법이다. 웬만한 동기부여 자기계발서엔 빠지지 않고 단골로 등장하는 수단이다. 그만큼 오래, 자주 언급된다는 건 효과가 이미 검증되었다는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돈기부여'를 지식창업에 활용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이는 본인의 능력 향상을 위해 기꺼이 '셀프바인딩'에 돈을 지불하려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말이다.

바른생활 루틴이들이 사용하는 두 번째 방법은 바로 조력자를 찾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유튜브 댓글 창의 ‘좋아요’와 ‘대댓글’을 자극 요소로 활용한 예시처럼, 루틴에 집중하도록 타인의 힘을 빌려 강제하는 전략이다. - < 트렌드 코리아 2022, 김난도 외 > 중에서

책에서는 댓글을 예로 들었지만, 솔직히 웬만한 의지가 없다면 댓글이나 좋아요. 정도로 루틴을 만들 수 있을까 싶다. 더욱 확실하게 같은 관심사나 목적을 가진 이들의 소모임에 참여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소모임 앱이 있으니 어렵지 않게 기존의 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 물론 직접 모임을 만들어 운영할 수도 있다. 게스트로 참여하는 것도 좋겠지만 호스트가 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이건 돈기부여나 조력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효과적인 무기다.


행복을 얻는 두 가지 상반된 방식

결국 행복이다. 사는 게 행복하지 않은데 억만금이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인가. 으리으리한 저택에 살지만, 우울증에 걸려서 일 년 내내 방 밖을 나가지 않는다면 그게 다 뭔 소용이냔 말이다.

우리는 대부분 무언가를 소비하는 것에서 행복을 얻는다. 하지만 그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행복은 순간의 감정이기 때문에 소비의 약효(?)는 길어야 며칠이다. 우린 그 며칠을 위해 끊임없이 돈을 지출해야 한다. 죽을 때까지...

행복을 느끼는 방법이 소비밖에 없을까? 물론 대안이 있다. 바로 생산에 집중하는 것이다. 거창하게 생산이라고 했지만, 그냥 쉽게 말해 '배움'과 '성장'이다. 직업과의 관련 여부를 떠나 무언가를 배우면 무언가를 만들게 되기 마련이다.

운동을 배우면 건강해지며, 특정 지식을 배우면 관련된 정보와 지혜가 쌓이며 그를 통해 새로운 통찰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 그럴 때 우리는 행복 이외에 추가로 얻는 무언가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만족'이다.

행복은 순간적인 경험이며 곧 사라지는 감정인 반면, 만족은 오랜 시간 노력하여 자신이 바라는 삶의 모습을 달성했을 때 얻어지는 감정이다. - < 트렌드 코리아 2022, 김난도 외 > 중에서

행복과 만족만 얻는 게 아니다. 생산에 집중한 경험과 결과물들은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꾸준함만 유지한다면 그대로 쌓이고 쌓여 마치 복리처럼 시너지효과를 낸다. 물질적 소비를 통해 단기간의 행복을 얻는 것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 글의 주인공인 '루틴이'들이 소비보다 생산에 집중하는 삶을 선택한 현명한 이들이라고 생각한다. 맨날 사회 탓 남 탓만 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들보다야 훨~~씬 낫다.

바른생활 루틴이 트렌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행복은 일상의 성실함에 온다”라는 당연하고도 실천하기 어려운 명제다. - < 트렌드 코리아 2022, 김난도 외 > 중에서

결국 행복이다. 나의 행복, 당신의 행복,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해 사회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한다. 개인은 '루틴이'들처럼 본인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동시에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잘 해결할 수 있게 각자에게 주어진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 좀 뜬금없고 억지스럽지만, 대선이 다가오다 보니 절로 이런 내용을 쓰게 된 것 같다. 아무튼 2022년 다들 열심히 잘살아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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