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 - 한 젊은 예술가의 뉴욕 이야기
박상미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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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사람이 어딘가 쏟을 수 있는 열정이나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거든.

한 곳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버리면 다른 곳에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적어진다고 생각해봐.

화가는 그림에 최대한의 에너지를 쏟아야해."

 

뉴욕에 대해서 쓴 책은 무조건 어느 정도는 팔린다고 한다.

"뉴욕"이라는 단어에는

Sex and the City의 캐리, 쇼핑, 트렌드, 패션 등을 잘 묶어서 포장한 박스 느낌이 난다.

 

한국에 사는 우리는 뉴욕에 가고 싶고 살고 싶은 욕망대신 책을 산다.

 

이 책은 책방에서 많이 봤었는데,

도서관에 있길래 집어들고 빌려보았다.

 

신변잡기 이야기이긴 하지만 나름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볼만 하다.

뉴욕과 예술, 그리고 예술가에 대한 이러저러한 이야기.

 

쉬엄쉬엄 쉬어가며 뉴욕을 그리며

그리고 또 뉴욕에 사는 그녀를 부러워하며 읽는 수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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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령작가입니다
김연수 지음 / 창비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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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소설집의 제목은 담겨있는 소설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의 제목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김연수의 소설집에는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라는 단편이 없다.

전체적으로 다른 얘기들이 춤을 추지만 결과적으로는 유령작가ghost writer/ 대필작가를 자처하는

이야기들이 묶여 있다.

 

아마 작가는 역사의 한 장면, 과거의 기억 등을 다시 구성하고 창조해 내는 데서 기쁨을 느끼고 유령작가를 자처한 것이 아닐까?

 

어제 c친구가 다니는 광고회사에서 칸느 광고필름 페스티벌 프리뷰를 했다.
전 세계에서 선별된 50개의 광고를 같이 보았는데, 나중에는 눈이 벌게 지고 피곤이 몰려오긴 했지만...
수상작을 가늠해 보는 것이 무척 재미있었다.

 

그런데 그 중에 HBO(미국의 방송 채널, Sex and the City같은 드라마를 주로 방영한다) 광고가 참 인상적이었다.

"같은 이야기이지만 누군가의 눈에는 다른 스토리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

설명은 부족하지만 상상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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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1

 

같은 식탁에서 노부부가 식사를 한다. 남편이 갑자기 심장을 움켜 쥐고 쓰러진다.

부인은 얼른 전화기로 달려가서 수화기를 들고 번호를 누른다. 그녀는 말한다.

 "911이죠. 제 남편이 쓰러졌어요. 집주소는 ...."

 

<같은 장면 다시보기>

같은 식탁에서 노부부가 식사를 한다. 남편이 갑자기 심장을 움켜 쥐고 쓰러진다.

부인은 얼른 전화기로 달려가서 수화기를 들고 번호를 누른다.

실은 다른 손으로 몰래 전화기 연결 버튼을 누르고 있는 그녀. 전화는 당연히 연결되지 않았다. 그녀는 말한다.

"911이죠. 제 남편이 쓰러졌어요. 집주소는..."

 

#scene 2

 

한 남자가 귀가한다. 그는 먼저 우편물을 확인한다.  

집의 문을 연 순간.

Surprise! 10명의 친구들이 남자의 생일을 축하하며 왁자지껄 떠든다.

 

<같은 장면 다시보기>

한 남자가 귀가한다. 그는 먼저 우편물을 확인한다.

그동안 집에 숨어있는 친구들.

갑자기 전화가 오고 자동응답기가 작동한다.

"자네 말이야. 내일 나랑 얘기좀 하게. 회사 감시 카메라에 자네가 사무실에서 자위하는 장면이 잡혔어." 

집의 문을 연 순간.

Surprise! 친구들은 남자의 생일을 축하하며 왁자지껄 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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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얘기이지만, 배경을 알고 보니 얼마나 다른가.

내가 본 이야기와 다른 사람의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볼 수 있는 드라마 채널이라는 멋진 광고다.

 

그리하여 김연수의 소설집 역시 그러하다.

춘향전의 이야기, 외국의 이야기, 안중근의 이야기.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와 겹치며 과거를 회상하며

또 그것을 내 나름의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HBO 채널 못지 않은 이야기꾼 김연수를 만날 수 있는 소설집이다.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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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노년
지미 카터 지음, 김은령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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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통령일 때보다 전직 대통령이 되어서야 더 사랑받은 대통령 지미 카터 이야기.

해비타트를 하고, 전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그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책도 부담없이 술술 읽힌다. 그런데 다 읽고 든 생각은

참...탈도 많고 말도 많지만 대통령. 그중에서도 미국 대통령이야말로 참 팔자 좋은 직업이구나...

그래서 다들 그렇게 국회의원이 되려고, 대통령이 되려고 애를 쓰는 구나 싶었다.

 

지미 카터라는 사람은 농부 출신으로 정말 평생을 자연을 벗삼아 산 사람이다.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는지도 궁금했었는데.. 이 책에 따르면 어쩌다보니 대통령이 쉽게 되었다.(--;; 뭐야...)

아름다운 노년에 대한 이야기 이기 때문에, 자신의 과거를 회고하고 좋았던 시절을 되새기는 내용이다.

읽다보면 뭐야 너무 편하게 사는 거 아냐? 라는 반감이 들기도 하고, 부럽다는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기도 하지만...

 

정말 편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부인과 상의하여 세계 평화를 위해서 노력하는 일을 하자고 결심한 점.

그리고 전 세계를 돌면서 진심으로 해비타트 등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게 노력한 점은

그가 전직 대통령으로 더 사랑받는 이유인 것 같다.

 

아름답게 늙으려면 어떻게 살아야할까? :)

나에게도 질문을 던져보게 해주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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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 인명사전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세계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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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 노통브가 정말 엉뚱하고 '튀는' 작품을 쓴다는 것은 인정해야겠지만,

정말 이 책을 읽다보면

그녀의 글쓰기에 한창 빨려 들어갔다가

어이없이 실망하고 나오게 된다.

 

멋지게 펼쳐지는 이야기가

전혀 멋지지도 않고 말도 안되고

무엇을 말하는지도 모를

반전으로 끝나버린다.

쳇~

 

도대체 그녀는 왜 매년 책을 쓰는 것일까?

그렇게 토해내지 말고 좀 더 숙고해서

쓰면 안될까?

 

정말 이 책은 사보기에는 돈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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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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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emely loud & incredibly close.
 

좌절했다.
저자는 77년생.

흥미로웠다.
소설을 보는 내내.

 
책만 한 번 쓱 넘겨다봐도 알 수 있겠지만,

사진도 많고,

아무 글자가 없는 페이지도 있으며

나름 형식을 파괴하면서 색깔을 넣은 부분도,

글씨를 겹쳐 써서 지워진 부분도 있다.

뭔가 특이한 소설일 꺼라는 느낌은 마구 든다.

 

꼬마소년 오스카는 9.11 테러에 아버지를 잃고

아버지 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열쇠에 씌여진 Black이라는 사람을 찾아서

뉴욕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각종 Black들을 만난다.

슬픈 블랙씨. 부자 블랙씨. 바쁜 블랙씨...

 

동시에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상실감. 충격.

지나간 이야기들이

 

시실과 날실 처럼 종횡무진

펼쳐진다.

 

하여튼 형식 실험 보다도

내용이 더 재미있었고.

오스카의 여정을 따라다니는 내내

궁금했다. 과연 블랙은 누굴까? 비밀은 뭘까? 하고.

 

결국 애써서 찾아다닌 비밀은 별거 아니었다.

 

하지만 문득 깨달았다.

 

작가가 보여주고자 한 것은

꼬마 오스카가 뉴욕을 방황하게 만든

할아버지를 실어증으로 만든

할머니를 외롭게 만든

"충격"과 "상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작가가 마지막 까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모든 혼란과 상실 속에서도

할머니의 말처럼

"사랑한다"

는 거 아니었을까?

 

"너에게 지금까지 전하려 했던 모든 이야기의 요점은 바로 이것이란다. 오스카

 그 말은 언제나 해야 해.

 사랑한다.

 

 할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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