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내가 있었네 (반양장)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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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진은 내 삶과 영혼의 기록입니다."

 

김영갑을 처음 알게 된 건,

미리언니의 취재 덕분이다.

제주도에 김영갑 갤러리가 있고,

제주도가 좋아 무작정 내려가서 제주도를 사진에 담으면서

20년동안 산 사내가 있고.

그 이름이 바로 김영갑이라는 것.

 

언니네 방 마루에 가면

김영갑 갤러리에서 얻어온 포스터를 액자로 만들어서 걸어 놓았다.

사진을 보면 갑자기 아득해 진다.

 

여기가 제주도 인지 어떤 다른 나라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내가 내나라 땅을 몰랐던 것도 같고.

한 장을 찍으려고 몇 시간이고 그저 서서 기다렸다는 그의

피나는 인내가 느껴져서 숭고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지난 번 제주도에 갔을 때도

아쉬웠다.

"아차! 김영갑 갤러리!"

볼 거 다 보았다고 외치면서도 정작 보고 싶었던

김영갑 갤러리의 사진들을 못 본 거다.

 

 

취재를 할 때는 살아 있었던 그가

내가 책을 펴든 지금은 살아 있지 않고

그가 원하던 이어도 어디로 이미 가버렸다.

 

하지만.

이 책에는 한 사내의 고집스런 일생이 담겨있고,

그가 사랑해마지 않았던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이 있고(사진집만으로도 참 아름다운 책이다).

그리고 제주에 미친 어떤 사내가 들어 있다.

 

그가 평생에 걸쳐서 찍은 사진들은

그리고 고향에도 돌아가지 않으면서 고집스럽게 찍은 제주도는

책 속에 살아 있다.

그도 그렇게 살아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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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Paperback) - Puffin Novels Roald Dahl 대표작시리즈 7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 Puffin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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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난한 무너져가는 집에서 엄마아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고 있는 찰리는 1년에 한 번 생일 날에만 웡카 초컬릿을 먹는 아이다. 20년째 침대에서 살고 계시는 조부모님들과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매일 양배추를 끌인 스프를 저녁으로 먹지만 가정교육은 제대로 받은 바른 아이.

 어느 날 이 도시의 초컬릿 공장의 주인인 Mr. 웡카가 5개의 황금 티켓을 초컬릿에 숨겼다는 광고가 뜬다. 황금 티켓을 발견하는 5명의 아이에게는 초컬릿 공장 구경을 시켜주고, 평생 먹을 초컬릿도 준다는 말씀...

 하나 둘 씩, 황금 티켓을 발견하는 아이들.

뚱뚱보 아우구스투스, 버릇없는 부잣집 딸 베루카 솔트,  매일 검만 씹는 바이올렛, 매일 텔레비전만 보는 마이크 티비(TEAVEE), 그리고 우리의 찰리도 황금 티켓의 주인공이 된다.

 그리고 초대 받은 아이들이 공장에 들어가면서 구경하는 풍경과 사건들.

영화를 먼저 보긴 했지만, 책은 영화보다도 훨씬 상상력이 살아 숨쉬는 멋진 이야기다.

천재적인 이야기군 로왈드 달이 1964년에 쓴 이야기치고는 너무나 세련된 동화다.

 

발랄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재치 있는 표현들도 많고,

 "They passed a yellow door on which it said : store room77 - ALL THE BEANS, CACAO BEANS, COFFE BEANS, JELLY BEANS, AND HAS BEANS."  카카오 콩, 커피콩, 젤리콩, 근데 해즈빈(has been에서 차용)은 뭔가? 재미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결론으로 책은 끝난다.

 "I don't want a grown-up person at all. A grownup won't listen to me; he won't learn. he will try to do things his own way and not mine. So I have to have a child.I want a good sensible loving child, one to whom I can tell all my most precious candy-making secrets- while I am still alive"

 초콜릿 대마왕 웡카씨는 자기마음대로 하고 배우려고 하지 않는 어른들보다는

사랑스럽고 유연하고 센스있는 어린아이에게 자신의 초컬릿 공장을 물려주고 싶었던 거다.

 어린이를 위해서 씌여진 동화라서인지 비교적 쉬운 영어로 재미있게 씌여졌다.

영어 책을 읽어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추천도서다.

책은 작년에 샀지만, 영화를 보고나서 읽기 시작해서 줄거리를 다 알고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물론 영화랑 같은 부분도 다른 부분도 있지만...

 

왠지 이 책을 읽고 나서 초컬릿을 먹을 때마다 혹시

웡카의 초컬릿 공장에 갈 수 있는 황금 티켓이 있나 두근두근 기대가 된다..크크크..

 "However small the chance might be of striking lucky, the chance was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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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과 남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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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과 남미,

얼마나 도발적인 제목이냐?

 

일년 365일 탱고와 축제가 넘쳐날 것 같은 남미와

나름 '사랑의 한 종류'로 너그러운 정의를 내릴 수도 있을 거 같은 불륜과의 만남이라니.

제목부터가 사람을 확 잡아끈다.

그리고 무표정한표정으로 권태로운 눈빛으로 탱고를 추고 있는 두 남녀의 모습이 잔뜩 그려진 표지에서부터...진짜 안사고는 배기지 못할 책이다.

 

이 책은 요시모토 바나나가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면서 쓴 7개의 작은 이야기 모음이다.

 

이전에도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을 몇 권 읽은 적이 있지만,

이 책이먀말로 그녀의 그녀다움이 넘쳐난 책인 거 같다.

 

열정이 들끓는 남미를 배경으로 쓴

약간은 담담하고 혹은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일본 사람들의 불륜 혹은 사랑 이야기.

 

의외로 재미있게 읽었고,

맘에 드는 표현도 상당해서

책 귀퉁이를 접은 부분이 8개 쯤 된다.

 

책을 덮고나서는

거대한 땅에서 입을 쩍 벌리고 있는 이과수 폭포에 꼭 한 번 가서

넘치는 생명력을 호흡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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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 그랜드 펜윅 시리즈 1
레너드 위벌리 지음, 박중서 옮김 / 뜨인돌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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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가 8키로미터, 폭이 5 킬로미터인 나라가 있다.

유럽 어딘가의 아름 다운 산골짜기에 있는 이 나라의 이름은

그랜드 펜윅.

 

이 공국의 유일한 수입은 와인인데,

이차 세계대전후에 인구가 4500명에서 6000명으로 늘어나는 바람에

와인에 물을 타야할것이냐 말아야할 것이냐로

희석당 과 반희석당으로 나누어서 토론을 하다가.

 

결국은 침공한 나라에 원조를 해주는 미국을 침공하기로 결심한다.

정말 너무나 황당하게도 24명의 병사들은 14세기 갑옷을 입고

14세기 활을 들고 미국으로 가는 정기연락선을 타고

뉴욕을 침공한다....

 

그리고 우연하게도 마침 적절한 시기에 공습훈련을 하고 있던 뉴욕시를

너무도 간단하게 침공하고, 세계를 날려버릴 수도 있는 폭탄까지 가지고

펜윅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존재조차 희미했던 이 약소국은

전세계 강대국들의 관심을 끌게된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을까?

 

1955년에 책으로 나와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이 책의

냉전에 대한 냉소와 신랄한 비판과

꿈같은 결론은 지금 읽어도 하나도 빛 바래지 않았다는 느낌을 준다.

 

말도 안되는 코미디지만 너무나도 진지한 펜윅국민들의

나라사랑과 미국, 영국, 소련(?책이 나온지 오래되어..)이 머리를 맞대고

전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핑크 빛 결말까지

예쁜 그림이 잔뜩 그려진 우화집을 읽는 기분이었다.

물론 유쾌하나 의미를 곱씹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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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경제학 -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
스티븐 레빗 외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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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AK

식스센스를 보면, 유령을 보는 주인공 꼬마가 자기가  FREAK이라고(?)하는 부분이 나온다. 약간 괴상한 것, 괴물 또는 변종이라는 의미.

 

ECONOMICS

경제학.

 

FREAK + ECONOMICS = FREAKONOMICS

괴짜경제학이라는 번역이 참 잘어울리는.

 

이 책은 교사와 스모선수의 공통점은?

KKK와 부동산 중개업자는 어떤 부분이 닮았을까?

마약판매상은 왜 어머니와 함께 사는 걸까?

 

이런 경제학과 전혀 관련없어 보이는 또한 각기 별관련이 없는 두 세가지 현상의

속을 파헤치고 그 속을 경제학적인 시각으로 분석하고 공통점을 끌어내고

사회 이면의 의미를 발견하고 파헤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스티븐 레빗이라는 괴짜이자 천재 경제학자의 머리 속과

매끄럽고 세련된 글로 풀어낸 스티븐 더브너라는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가 없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던 걸작.

 

일단 머리 아프게만 느껴지던(적어도 나에게는) 경제학을

손에 잡히는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으로 끌어내린 점.

 

그리고 저자도 밝혔지만 '스스로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는 점'.

 

이 두가지 성과만으로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일상적인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현상의 속을 뒤집어보고 사회를 분석해낸 통찰력.

저자는 정말 창조적인 천재같다.

 

최근에 CEO들이 읽어야 할 책 or 추천하는 책 목록에 오르락 내리락 거렸는데,

이유가 짐작이 간다. 일단, 재미있다. :)

 

4자평 : 흥미진진 & 재기발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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