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내가 있었네 (반양장)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사진은 내 삶과 영혼의 기록입니다."

 

김영갑을 처음 알게 된 건,

미리언니의 취재 덕분이다.

제주도에 김영갑 갤러리가 있고,

제주도가 좋아 무작정 내려가서 제주도를 사진에 담으면서

20년동안 산 사내가 있고.

그 이름이 바로 김영갑이라는 것.

 

언니네 방 마루에 가면

김영갑 갤러리에서 얻어온 포스터를 액자로 만들어서 걸어 놓았다.

사진을 보면 갑자기 아득해 진다.

 

여기가 제주도 인지 어떤 다른 나라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내가 내나라 땅을 몰랐던 것도 같고.

한 장을 찍으려고 몇 시간이고 그저 서서 기다렸다는 그의

피나는 인내가 느껴져서 숭고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지난 번 제주도에 갔을 때도

아쉬웠다.

"아차! 김영갑 갤러리!"

볼 거 다 보았다고 외치면서도 정작 보고 싶었던

김영갑 갤러리의 사진들을 못 본 거다.

 

 

취재를 할 때는 살아 있었던 그가

내가 책을 펴든 지금은 살아 있지 않고

그가 원하던 이어도 어디로 이미 가버렸다.

 

하지만.

이 책에는 한 사내의 고집스런 일생이 담겨있고,

그가 사랑해마지 않았던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이 있고(사진집만으로도 참 아름다운 책이다).

그리고 제주에 미친 어떤 사내가 들어 있다.

 

그가 평생에 걸쳐서 찍은 사진들은

그리고 고향에도 돌아가지 않으면서 고집스럽게 찍은 제주도는

책 속에 살아 있다.

그도 그렇게 살아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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