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결혼했다 - 2006년 제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박현욱 지음 / 문이당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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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의 아내는 나의 아내이면서

또다른 남자와 결혼을 했다.

 

아 이게 어찌된 일이냔말인가?

그리고 내 인생은 언제부터 꼬이기 시작했단 말인가?

 

하지만 어느 한 남자의 인생꼬여버린 이 이야기는 어둡거나 칙칙하지 않고 밝고 경쾌하다.

작가의 발칙한 상상력에 몰표를 주었음직한 이 소설은

아무나 상상하지 못하지만 또, 적어도 나한테는, 왠지 이럴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자꾸 끌어당긴다.

 

내가 사랑하는 여인과 연애-하여 그녀를 내 곁이 두려고 결혼-을 하고

부부-관계를 가지고 있는 와중에 그녀는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결혼하고 싶다고 한다.

왠걸 그러나 그녀는 나도 사랑하고 그도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의 아내는 결혼했다. 그리고 그와 나는 어정쩡한 혈연관계가 되어버린다.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 이야기로 볼 수도 있지만.

하지만 그렇게 사는 법도 그리 나쁘지 않음을.

뒤집어 살펴보라는 엄중한 되새김질이다.

 

하나 아쉬운 것은 그들이 왜 뉴질랜드로 가야만 하는가다.

작가는 이리뒤집고 저리뒤집고 하다가 끝내는 한국의 보수성에 엉덩이를 데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결국 "모든 것이 무너져도 우리에겐 축구가있다"라며 이야기를 후다닥 끝내버렸다.

 

축구의 역사와 축구영웅들에 일화로 구성한 남여관계에 대한 비유도 탁월하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책을 펴면 끝까지 읽게 만드는 흡인력이 대단하다.

너무 재미있다.

뒤에 숨겨진 의미니 뭐니 찾기 전에 일단 읽고 보자.

깔깔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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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여행가방 - 박완서 기행산문집
박완서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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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부서를 옮기고나서 밀려오는 새로운 업무와 주위사람들의 요구에 쓸려가버릴 것만 같다.


그 와중에 이 책을 집어들었다.


 이 책은 소박한 여행기다. 최근에 읽은 일본 책들은 박진감넘치는 이야기 전개와 흥미진진한 소재들로 똘똘 뭉쳐 있어서 숨이 찰 정도로 휙휙 책장을 넘기면서 읽었다.

그런데 이 소박한 여행기는 도무지 빨리 읽을 수가 없었다.
천천히 작가의 숨소리에 따라 나도 천천히 읽어야했다.  

다른 고장이나 지역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면서도

박완서의 기행문은 절대 잰체 하지않으며

어쩔 수 없는 심약하고 투박한 인간일수밖에 없는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그리하여서 티베트의 사원이나, 에디오피아의 참상 앞에서

마음아프지만 보통 사람으로서의 작가를 만나게되고

부담없이 그렇지만 가볍지 않게 작가의 마음을 읽어내려가게되는 것이다.

 

그래서 충분히 숨쉬고

충분히 느끼고

나도 다시 한 숨을 들여마실 수 있을만큼의

시간이 지나자 책 읽기가 끝났고

잃어버린 내 여행가방을 메고 어디론가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책을 읽고나서는 작가에게 너무 고마웠다.


감사합니다. 박완서 선생님

숨쉬고 느끼고 천천히 가는 법을 가르쳐 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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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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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제목과 수채화같은 파스텔톤 표지와는 달리.

이 책은 흥미진진한 미스테리 추리소설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정말 허를 찌르는 반전과

빈틈없는 구성에 감탄에 으악~ 하고 말았다.

 

작가의 뒤통수 때리는 솜씨는 정말 최고다.

2004년 출간이후에 일본의 유명한 추리소설상은 다 휩쓸었다는데, 괴기스럽지 않으면서도 정말 잘 짜여진 치밀한 소설.

 

영화로는 표현해 낼 수 없는 정말 최고의 반전. ㅋㅋ

영화를 염두에두고 소설을 쓰는 미국 사람들과 달리

글로써 진검승부를 하는 일본 사람의 근성이 느껴진다.

 

정말 이 책은 꼭 끝까지 탐독해야한다.

이불위에서 뒹굴뒹굴하면서 읽다가

어느 순간부터 똑바로 앉아서 읽기 시작한 책.

정신 번쩍 든다.

 * 너무 재미있는 추리소설인데, 흥미가 반감할까봐 줄거리는 생략.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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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의 아내 - 전2권 세트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미토스북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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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뭘까?

기다림일까?설레임일까? 어떤 느낌일까? 아니면 순간의 감정일까?

 시간유전자를 잘 못 타고나서 시도때도 없이 원하지도 않는 시간여행을 해야하는 헨리. 그리고 6살때부터 헨리와 숙명적으로 만나서 영혼이 얽히는 클레어. 이것은 헨리의 이야기이자 클레어의 이야기이다.

 각자의 관점에서 독백처럼 펼쳐지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이것은 환상속의 이야기인듯 하면서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헨리는 정신을 잃으면서 광활한 초원, 어느추운 겨울날의 주차장.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그 순간 으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끌레어 곁으로 계속 돌아온다.

 헨리의 여행과 클레어의 기다림은 이 이야기를 지탱하는 커다란 버팀목이기도 하지만, 클레어는 헨리를 평생 기다리고, 헨리는 결국 클레어를 다시 만난다.

 2권이나되는 분량이 처음에는 부담스럽기도 했었지만, 이 책은 꼭 2권끝까지 읽어야하는 책이다. 읽어가면서 헨리의 과거, 클레어의 과거가 맞물리는 그 지점을 보고. 애틋한 사랑이야기에 '아!'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사랑은 기다림인가?

 내 생각에 사랑은 기다림을 넘어선 '믿음'인 거 같다.

헨리가 언젠가는 클레어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것을 믿었고

클레어 역시 헨리가 돌아오리라는 것을 끝까지 믿었고

결국 그들은 만나니까.

 

사랑은 서로를 향한 '믿음'을 버리지 않는 것.

바로 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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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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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풀의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집...

특유의 경쾌하면서도 예측불허인 이라부의 신통방통 치료법이 여기서도 나온다.

 뚱뚱하고 못말리는 정신과 의사 선생 이라부. 지하에 있는 그의 진료실로 오늘도 정신이 고장난 환자들이 찾아든다. 뾰족한 물건만 보면 오금이 저리는 야쿠자. 심지어 이쑤시게만 봐도 식은 땀이 난다. 멩세때 쓰는 단도는 어림도 없다. 

 저명한 교수이면서 장인인 가발선생의 가발을 벗기고 싶은 충동에 잠을 못이루는 사위. 결국 장인의 가발을 몰래 벗기는 것만이 치료법!!!!!

 "애인이 에일리언인데 인간의 가래를 좋아한다, 밤마다 가래를 찾아 스르르르..." 이런 황당한 스토리를 생각해내는 이라부는 정상은 아니다. 하지만 찾아오는 정상 아닌 환자들은 이라부의 장단에 맞춰서 이리뛰고 저리 뛰다보면 깨끗이 강박증에서 벋어난다.

 생각할 수록 신기하다.. 이라부 정신병원.

 결국 엉뚱한 이라부를 통해서 환자들은 마음 비우기에 대해서 제대로 학습하고 가는 거다. 못 곳칠 병은 없다. 단지 그게 마음 문제라면...^^ 이라부 정신병원!!

 "이 아이는 자기 아버지를 •굅?모든 걸 맡긴다. 그러니 있는 힘껏 코를 풀 수도 있는 것이다. 공중그네 캐치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중요한 건 마음을 비우는 일. 가장 좋은 예가 이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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