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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 없는 세상 - 제6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박현욱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수능을 끝내고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준호는 대학도 미래도 생각하지 않고 오직 여자친구인 선영이와 섹스할 궁리만한다. 19살. 성에 민감하고 호기심 많은 나이. 준호는 결국 선영이와 첫 경험을 하게 되지만 그 뒤엔 허탈감만 남는다. 준호는 다시 대학에 진학할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의 길을 걸어들어가기로 하면서 이 소설은 끝이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몇 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성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들과 웃으면서 한적은 없는것 같다. 너무 어려운 것이고 무서운 이야기라서 였을까. 진지함이 사라지고, 개그와 사소한 농담이 넘치는 요즘이지만, 가벼운 이야기처럼 유쾌하게 주제를 풀어내는 작가의 입담은 놀랍다. 물론 그 가벼움 속에 숨어있는 진지함을 엿볼때 작가의 시선은 더 빛을 발한다. 가벼운 이야기 속에 던져진 진지한 이야기야 말로 요즘 사람들이 원하는 기호에 한걸음 다가서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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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슴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1998년 8월
평점 :
절판


지금까지 딱 한 번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사춘기를 겪는 중고등학교 시적도 아니고, 학교를 졸업하고 재수를 시작했을 때...... 물론 재수생이라는 이름 때문은 아니었다. 아니, 아니었던 것같다. 난 그다지 성적에 목숨거는 타입은 아니었으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무엇 때문인지도 확실하지 않은 자살에 대한,,,죽음에 대한... 막연한 공포.. 두려움,, 그 것 때문이지 않았나 싶다. 그 후로 몇 십년을 더 살아 온 것은 아니지만 그간 지내온 짧은 시간동안은 죽음에 대한 고포보다 삶에 대한 공포가 더 컸기에 지금껏 이 악물로 버티고 있는 것도 같다.

'살아 있구나'

이 소설이, 이 책이 다 타버린다고 해도... 그 말은 살아, 살아서 퍼득거리며 날아 오를 것같다. 죽음을 입버릇처럼 쉽게 내뱉던 명윤은 막상 자신 앞에 죽음의 순간이 닥치자 살아 나기 위해서 그 속에서 스스로 헤쳐 나왔다. 그리고 명운에게는 결국 살아 있기에 할 수 있는 일이 해야하는 일이 남겨져 있었다. 삶은, 어찌되었는 살아있어야 불행이든, 행복이든, 절망이든,환희든, 느껴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40년은 살아 온 것처럼 이 소설을 다 읽은 뒤에 나는 꼭 그 만큼의 세월을 살아 온 것처럼 삶에 대해서 깨달은 것 같았다.

이 소설 속의 인영, 명윤, 의선, 장. 장의 아내. 의선의 아버지, 명윤의 여동생.. 그들 중에 몊은 살아 있고 몇은 죽어서 땅 속에 묻히고 바다에 뿌려졌다. 그들의 의지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난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더...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같다. 악착같이 살아서 살아남은 자의 몫을 다 해야한다고... 사람들은 마지막에 몰리면 그 마지막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그러기 전 까지는 마지막까지 갈 때까지 가보자 하는 조금은 미련한 동물이니까 말이다.

그래서였을까 괜한 동정심에 의선을 붙잡고 싶었던 것일까. 할 수만 있다면 의선을 붙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의선은 살아야한다고.. 그녀에게 지어진 짊이 너무 많았으므로..도로 위에서 속옷까지 벗어버리고 뛰어가는 그녀였기 때문에....하짐나 결국 그녀가 돌아올 수 없음을 알게 된 뒤에야 그녀를 힘겹게 놓아 줄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 곁에 여전히 남겨진 이들이 그 몫까지 살아주기를 바라게 되었다. 결국은 살아이쓴 사람만이 할 수있는 일이니까.

사람들은 삶이 힘들어서 목숨을 버릴때마다 그 곁에 남겨지는 사람들에게 무거운 가방하나를 메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을 위해서 남은 사람은 세상에 복수를 해줘야하고 불쌍하게 죽은 사람을 위해서 남은 사람은 다른 불쌍한 사람들을 위새 봉사하게 될테니까...

'살아 있어야 한다'
낸 입속에서 맴도는 말... 우리는 악착같이 살아야 한다. 살아있어야 우리는 비로소 자신 일 수 있으니까.. 그래야 비로소 자신이 있다는 것 알 수 있으니까...의선처럼 아무도 모르게 묻혀버릴 순 없으니까...

인영은 남은 삶을 더 열심히 살았을 거란 생각이든다. 이 소설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녀는 이미 죽음과 삶을 동시에 느껴 보았기 때문에.....

한강님의 소설의 서사가 주는 매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든다. 묘사에서 느껴지는 빠르고 시원한 매력과는 달리.. 이 시대를 조금 돌아가는 듯한 느린..느림의 매력.그 속의 아픈 시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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