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걱정하지 마 우리가 뭐 우주를 만들 것도 아니고 - 샴마의 노답북
샴마 지음 / 팩토리나인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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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걱정하지 마. 우리가 뭐 우주를 만들 것도 아니고

책 제목을 보자마자 '그래, 맞다' 싶었다.
'괜한 걱정으로 소중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즐겁게 살아야지. 걱정한다고 안 일어날 일이 일어나고, 일어날 일이 안 일어나지 않잖아.' 뭐 이런 맘.
늘 그렇게 생각했지만 나처럼 소심한 사람에게 걱정과 불안함은 늘 붙어 다니는 감정이었다.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하다고 하는데 책을 읽기 전 일부러 찾아보지 않았다.
그냥 책으로 보고 싶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샴마.
'늘 밝고 웃기고 고민 없어 보이는 '소정'이 안에 생각 많고 복잡하고 때때로 우울하기도 한 진짜 '소정'이의 생각을 쓰고 그리는 사람.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는 스타일, 머리카락 하나 제 맘대로 하지 못해 십 년 넘게 단발머리, 거절도 거절하지 못하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 그래도 끊임없이 '소정'이의 진짜 모습을 사랑하려는 노력파.'

저자 소개를 읽으면서 공감했다. 어쩐지 내 이십 대를 보는 것도 같았다.
특히 '착한 사람 콤플렉스'
지금은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직장 생활을 시작했던 이십 대 초반에 나의 '착한 사람 콤플렉스'는 거의 최강이었다. 그 때문에 퇴근 후 집에 돌아와 늘 우울하거나, 울거나 둘 중 하나.
시간이 지나면서, 직장 연차가 쌓여 가면서, 조금씩 자라면서 '내' 스스로 자존감 높이기 연습을 하면서 지금은 거의 없어졌다, 고 스스로 생각 중(물론, 결정적인 순간에 어디선가 툭, 튀어 나오기도;;)

 

누군가의 일기장을 슬쩍 엿본 느낌이 들었던 책이다.
그림 한 컷, 말 한 줄을 읽으면서 글을 쓴 사람을 상상하게 만들기도 했고.

지금의 '내'가 공감하기보다는,
예전의 '나'를 자꾸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어리숙하고, 소심하기만 했던 나의 이십 대를 떠올리며 지금의 '나'는 그래도 흔들렸지만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하며 살아왔구나, 하는 안도. 감사.

사는 게 벅찰 때, 지금의 '내'가 어쩐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한 번씩 오래전의 '나'를 떠올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도 그렇게 흔들리고 힘들었지만 씩씩하게 잘 견뎠으니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 거라는 용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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