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 위 카마수트라 1 - 지금 하고 싶어… 너랑!
김민조(민조킹)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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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걸 쓸까 말까 아주 잠깐 고민했다.
읽은 책 리뷰를 적는 건, 그 책을 읽었을 때 그 순간의 느낌을 시간이 지날수록 잊어버리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다시 찾아 보고 싶은 기록의 의미가 크다.

예전 같으면 몰래 읽고, 안 읽은 척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쩐지 밝고 가볍고 경쾌하게 지금 이 기분을 남겨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신랑에게 뭘 선물해 줄까 고민하다가 때마침 출판사 블로그에서 이 책을 알게 됐다. 가끔은 재미있는 이벤트도 필요하지 싶어서 초콜릿 하나와 이 책을 구입해 숨겨두었다가 밸런타인데이 날 신랑에게 슬쩍 선물했다.

신랑은 오홋!
이 외의 별다른 반응이 없어서 좀 시시하긴 했지만 서재에 들어가 아마도 정독 한 것으로 예상된다 ㅋ

 

 책의 시작에 소개된 것처럼 이 책은 인도의 섹스 지침서인 <카마수트라>의 내용을 저자가 저자의 주변 지인들과의 에피소드를 통해 재구성해서 그림과 짧은 이야기들을 엮어 그리고, 써 놓은 글들이다.

단순히 섹스 지침서도 아니고, 체위를 설명해 놓은 그림만 모아 놓은 것도 아니어서 흥미로웠다.
우선, 여자들 혹은 남자들이 자신과 자신의 파트너와 겪은 이야기들을 편안하게 나누면서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는 게 좋았다.

무조건 섹스 이야기가 비밀 이야기, 금기시되어야 하는 이야기라고 배우고 자랐던 나는, 여전히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보수적이랄 만큼 닫혀 있는 사람이었구나 싶었다.

요즘엔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이상하거나 나쁜 게 아니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많아지면서 관련 책도, 기사도 많이 접할 수 있긴 하지만 그러다 보니 왜곡된 정보나, 너무 어린 나이에 쉽게 그런 정보에 노출되는 건 아닌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
어쩔 수 없이 나 역시 이제 딸을 둔 엄마 입장이 되다 보니 요즈음 하루가 다르게 오르내리는 미투 기사들을 보면서 끔찍하고, 화나고, 분노하게 되고. 앞으로 자라서 사회로 나갈 아이들이 걱정되기도 하고. 이런저런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성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기회가 곧 올 텐데 부모가 먼저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고, 그 이전에 부부가 먼저 자연스럽게 그런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신랑이 먼저 다 읽고 "자, 자기도 읽어!" 하고 건넸다.


가볍게 읽으면서 보니 유쾌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신랑이랑 이런저런 농담하면서 같이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이 생기게 해주기도 했고.

 

 책 표지만 보면 무지 빨간책 같은데.... 그렇진 않다.
새롭거나 처음 보는 내용은 아니지만, 커플이나 부부가 함께 읽으면 좀 더 흥미 있을 이야기들이다.

감추거나 숨기는 게 더 위험하다.
꼭꼭 마음에 담아두고 끙끙 앓지 말고, 좀 더 당당하게 이야기하자.
너무 진지하게 접근하려고만 하지 말고 때론 툭툭 가볍게 터치하듯 이야기 나눠보자.
그렇게 좀 가볍고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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