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늘 여기 있을게 - 완벽한 엄마보다 그럭저럭 괜찮은 엄마가 필요한 이유
권경인 지음 / 북하우스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2012년 3월 첫아이를 낳았다.
이번 주 일요일, 3월 11일이면 큰 아이는 만으로 6살이 된다.

그리고, 2018년 2월 24일 둘째 아이를 낳았다.

첫아이를 낳고 양육하면서 많은 양육 관련 책을 읽었고, 도움을 받았다.
6년이 지나고 둘째 아이를 낳자, 언제 그랬냐는 듯(경험했었냐는 듯) 모든 게 새롭다.

신생아는 어떻게 돌보는 거지? 배꼽은 언제 떨어지더라, 목욕은 어떻게 시키는 거지, 잠투정할 땐? 등등등
낯설고 모르는 것 투성이. 작고 작은 아이는 만지는 것조차 조심스럽고, 매시간 아이가 숨을 잘 쉬고 있는지 코에 귀를 가져다 대 보고, 시간마다 기저귀 체크를 하면서 아이에게 적응해 가고 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되는 육아와, 이제 곧 초등학생이 될.. 머지않아 사춘기를 겪게 될 큰 아이를 동시에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조금 걱정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다.

 

 "완벽한 엄마보다 그럭저럭 괜찮은 엄마가 필요한 이유"
이 책은 위의 한 문장 때문에 읽고 싶어졌다.

늘 욕심내지 말자고 다짐하고, 죄책감을 갖지 말자 스스로 다독이면서도 그 어떤 것보다 나를 힘들게 하고, 어렵고, 그만큼 행복하게 하는 게 바로 육아.
사랑하는 만큼 더 욕심이 나고, 그만큼 미안하고, 그만큼 불안해지는 것도 바로 육아.

그래서 또 책으로 배운다.

" 저는 그럭저럭 괜찮은 엄마를 기대합니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이 공존하고 버무려져서 함께 있는 현실의 엄마, 때로는 서툴지만 또 그런 경험을 통해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실재하는 엄마, 언제나처럼 그 자리에서 존재함으로 자녀의 안전 기지가 되는 엄마라면 충분합니다. 그것이 가장 아름답고 바람직한, 현실적인 엄마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 아빠들이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 제가 깨달은 것은 아이들은 완벽하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부모를 본능적으로 알아보고 인정하는 깊은 관대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럭저럭 괜찮은 엄마'라면 충분히 훌륭하고 애를 쓴 좋은 부모입니다. 때로는 흔들리고 불안하더라도 그 믿음을 의심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 <서문> 중에서 p6"

2016년에 우연한 기회에 부모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도 대상관계이론에 근거한 교육이었는데, 이 책 역시 대상관계이론을 바탕으로 한 엄마의 역할, 양육의 마음가짐, 엄마 스스로를 돌아보기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대상관계이론은 주체인 나와 대상과의 관계가 어떻게 맺어지고 이것이 어떤 과정을 통해 성격을 이루는지 설명하는 이론, 특히 부모와 아이 사이의 관계의 중요성을 짚고 있다

 

 

엄마와 아이 역시 '관계' 맺기를 하고 있다. 어쩌면 어떤 관계보다 중요한.
그 '관계'를 어떻게 맺어나갈 것이냐에 따라 아이와 잘 지낼 수 있는지, 아이가 안정된 심리상태를 가질 수 있을지 결정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자신과의 '관계' 조차 제대로 맺지 못하는 사람은 아이와의 관계에서 역시 삐걱거리고 말 것이다.
그러니, 우선 '자기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것. 그게 바로 아이와 엄마의 관계 맺기의 시작.

읽다 보면(대부분의 양육서가 그렇듯), 다 알 것 같은 내용이다. 어쩐지 그대로 잘 하고 있는 것도 같다. 그런데 왜 자주 아이와 삐걱거리고, 나 자신에게 불만족스러워지는 걸까.

아마도 그럭저럭이 아니라 완벽한 '엄마'를 꿈꾸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왜 자신은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인정하면서도 육아에 있어서 만큼은, 엄마로는 '완벽'하기를 바라는 걸까. 어쩌면 '나' 자신에게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를 통해 만족감을 얻고 싶은 것은 아닐까. '좋은 엄마'가 되는 순간 '좋은 나',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같은 착각 때문에 말이다.

「아이에게 가장 안 좋은 영향을 주는 부모가 바로 죄책감에 시달리는 부모입니다. 누가 나와의 관계에서 계속 죄책감을 경험한다면 그 사람을 만나고 싶을까요? 우리는 나에게 죄책감을 느끼거나, 느끼게 하는 사람을 관계에서 배제하고 싶은 욕구를 갖게 됩니다. 부모가 못해준 것에 대해 계속 죄책감을 갖고 아이를 대하는 것은 가장 좋지 않은 양육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p101」

큰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자주 느꼈던 감정이 '죄책감'이었다. 일하는 엄마라서, 원할 때 옆에 있어주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늘 미안하고, 안쓰럽고. 아이가 일곱 살이 된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아이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씩씩하고 잘 자라주었다. 엄마인 나의 죄책감 때문에 오히려 힘들었던 건 '나'였던 것 같다. 내년에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면 나는 또 비슷한 감정을 느끼면서 힘들어할지도 모르지만, 조금 더 나 자신을 다독이고, 아이를 믿고, 의젓하게 해 나가볼 생각이다.
그리고, 둘째를 키우면서는 죄책감 대신 그보다 더더더 큰 사랑으로 감싸 안아줘야지.

책 속의 이야기는 1강부터 8강까지 진행된다.

1강,  '나 자신과 잘 지내고 계세요?'
2강,  '아이보다 나 먼저 들여다보기'
3강,  '내 관계 패턴은 어디에서 왔을까'
4강,  '누구나 처음 부모가 되었다'
5강,  '부모와 아이를 이어주는 관계의 힘'
6강,  '아이의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관계 맺기 원칙'
7강,  '부모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
8강,  '퍼펙트 마더 VS 굿 이너프 마더'

결국엔 부모가 자기 자신과의 관계 맺기에 성공해야 아이와의 관계 맺기 역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안정된 상태의 부모 밑에 서라야 아이 역시 안정된 상태를 기반으로 굳건하게, 올바르게 자랄 수 있다는 것. 아, 어렵다.

아이 양육에 관한 실용서라기보다는 엄마, 부모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주는 이야기들이 책 속에 담겨 있다.
'나' 뿐만 아니라 '부부'가 함께 읽고, 부부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다면 더더더 책 읽은 효과가 높아질 듯.

예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부모교육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아이를 갖기를 준비하고 있는 연인 혹은 부부가 먼저 받아야 할 것 같다. 대부분 결혼은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 하면서, 결혼 한 뒤에 부모가 되는 일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계획하지 않은 순간에 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어느 순간 '어, 부모가 되었네' 해버리고 만다. 이미 부모가 되어버린 뒤에는 울고, 보채는 아이 케어하느라 양육에 대해, 자기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접근할 시간적, 심리적 여유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고.
그 이전에 부모 교육을 받는다면 아이를 낳은 뒤에 급작스럽게 몰려올 혼란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지 않을까. 조금 덜 버벅거리지 않을까.

밑줄 친 부분이 너무 많다.
혹시 옮겨 둔 부분을 보고 이 책이 더 읽고 싶어진다면 주저하지 말고 읽어보시길.

아,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책 제목.
책 제목만 읽으면 어쩐지 따스한 에세이 같은 느낌이 들어서(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책에 담고 있는 큰 내용들을 드러내주기에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심리적 자본도 빈익빈 부익부입니다. 돈 많은 사람이 더 많은 돈을 벌듯, 심리적 이해를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심리적 자본을 축적하고 확장해야 합니다. 심리적 자본이 크다는 것은 성취를 향해서 긍정적으로 자기 자시을 이해하고 그로 인해 동기 부여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모 답지 않은 부모는 도대체 자기가 왜 그러는지 모른 채로 아이를 다그치고, 소리를 지르고, 무슨 이유로 왜 그러는지 모르면서 가혹한 형태의 체벌을 아이에게 가합니다. ‘내가 왜 이랬지?‘ 하고 후회도 하고 죄책감도 갖지만, 정작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모르죠. 그래서 이런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나를 아는 것‘, 이것은 나머지 자산을 확장하기 위한 중요한 기본 토대가 됩니다. p20

자기이해는 내가 원하는 것, 정서, 욕구 등 내 삶의 판을 돌리는 중요한 힘의 원리가 무엇인지 아는 것입니다. 판이 돌아가는 추진력의 원천, 핵심 주제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죠.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양육의 중심에 있는 중요한 욕구나 주제, 내가 아이를 통해서 확인하거나 증명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만나본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가는 핵심적인 욕구나 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그냥 의식하지 못한 채로 삶을 살아갑니다. 그것도 아주 열심히요. 왜 그렇게 가족들에게 밥을 먹이려고 하는지 모르지만 열심히 밥을 합니다. 왜 그렇게까지 뭘 하라고 주장하는지 모르지만 그냥 해야 할 것 같아서 합니다. 남들과의 관계에서 뭐가 이렇게까지 불편한지 모르겠는데 그냥 참습니다. 아이를 통해서 내가 증명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는데 그냥 하는 데까지 하는 것입니다.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p25

엄마가 나를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였다는 것을 몸이 기억합니다. 엄마가 나를 끊임없이 거절했다는 것도 몸이 기억합니다. 대개 우울한 엄마는 아이를 거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너무 우울하면 밥을 먹거나 잠을 자거나, 머리를 감는 것도 너무 힘들어집니다. 그런데 너무 여러 번 아이를 밀쳐내거나 응시하지 않으면, 아이의 몸이 그것을 기억합니다. 마치 자전거를 타는 법을 습득하면 몸이 기억하게 되듯 말입니다.
엄마의 우울하고 슬픈 눈빛이 아이의 몸으로 들어옵니다. 아이의 몸이 그것을 기억합니다. 이제 어른이 되어서 그러지 않아도 될 상황인데 애를 쓰고 눈치를 봅니다. 나는 보잘것없는 존재란 느낌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무의식적인 구조에 의해서 왜 하는지 모르고 하는 행동입니다. p31

양육이 우리 삶에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찬찬히 살펴보기를 바랍니다. 내가 아이를 통해서 무엇을 하는지, 아이에게서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려 하지는 않는지, 내가 얼마나 괜찮은 인간이지를 증명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이에게 하고 있는 일이 내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아야 합니다. p45

엄마와 붙어 있어야 할 때 충분히 붙어 있었던 아이들은 엄마와 헤어져서 세상을 탐색하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붙어 있어야 할 때 붙어 있지 못했던 아이, 공생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아이들은 평생 같이 있고 싶은 대상을 찾느라 인생을 허비합니다.
어떤 존재든 붙어 있고 나면 떨어지는 일을 받아들입니다. 붙어 잇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고, 함께 있기도 하고 나 혼자 있기도 하고, 없어도 지내게 되고, 이런 통합적인 관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통합을 해내기 위한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떨어지기 전에 먼저 해야 할 것은 온전히 붙어 있는 경험입니다. 온몸이 어떤 존재에게 안겨서 온전히 받아들여지고, 온몸이 수시로 내가 원할 때마다 접촉할 수 있는 시기는 생애 초기 6개월~1년입니다. p46

내가 잘 견디는 감정과 못 견디는 감정, 양육에서 내가 실패하는 감정과 잘 다루는 감정을 아는 것이 자기 이해입니다.
어떤 엄마들은 아이가 엄마를 좀 무시해도 잘 견딥니다.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정말 견딜 수 없을 정도의 말로 엄마를 공격합니다. "공부해야지"하고 타이르면 "그렇게 중요하면 엄마가 공부 다시 해, 엄마가 열심히 공부해서 엄마가 원하는 대학에 가"라고 합니다. 엄마는 속이 뒤집어집니다.
잘 견디는 감정, 못 견디는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부모에게는 필요합니다. 이런 감정을 빨리 조절하고 악순환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아주 어릴 때는 접촉이 곧 관계입니다. 어릴 때 엄마가 아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긴 하지만, 이때 엄마가 아이에게 실제로 하는 것은 응시, 만져주는 접촉입니다. 물론 점차 아이가 성장하면서 언어를 통한 접촉이 이루어집니다. 성인이 되면 반드시 만져주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때는 나의 진가를 알아주는 정서적 접촉이 더 중요해지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만져주지 않으면 잠을 자거나 제대로 성장하지 못합니다. 접촉이 그만큼 관계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관계가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식욕, 수면, 기본적 위생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런 것이 주어져도 관계가 제공되지 않으면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고, 살아남아도 정상적으로 살지 못한다는 것이죠. p68

엄마와의 관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아이로 자란 아이는 세상과 만나도 자기가 중요한 사람이 될 거라는 예언을 하게 됩니다. 세상과의 관계에서도 ‘저 사람은 나를 좋게 볼 거야, 호감을 가질 거야‘라고 생각합니다. 엄마에게 "귀하다" "넌 잠재력이 있어"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은 아이는 살면서 뭐가 잘 안되어도, 상황이 안 좋게 흘러가도 ‘난 쉽게 끝나지 않아‘라고 생각합니다. 근거 없이 이렇게 생각하면 망상이지만 이 가능성이 자신에게 있다고 믿으면 이걸 붙들고 실제로 목표를 이루어냅니다. p82

아이에게 가장 안 좋은 영향을 주는 부모가 바로 죄책감에 시달리는 부모입니다. 누가 나와의 관계에서 계속 죄책감을 경험한다면 그 사람을 만나고 싶을까요? 우리는 나에게 죄책감을 느끼거나, 느끼게 하는 사람을 관계에서 배제하고 싶은 욕구를 갖게 됩니다. 부모가 못해준 것에 대해 계속 죄책감을 갖고 아이를 대하는 것은 가장 좋지 않은 양육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p101

뭔가가 중요해지면 두려움이 나타납니다. 이전에는 물을 잃어버릴까, 누가 가져갈까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지만 그것이 중요해지는 순간, 두려움이 나타나는 겁니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관계라면, 내 안에 두려움이 나타나게 됩니다. 부모 자녀 관계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관계이니만큼 부모 자녀 사이에는 좋은 것도 있지만 두려움도 많습니다. 배우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배우자가 중요한 만큼 두려움이 많습니다. 인정하지 않을 뿐입니다. 중요한 관계는 두려움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습니다. p103

두려움이 큰 사람은 사는 게 굉장히 어렵고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어떤 두려움이 큰지, 내 배우자의 두려움, 아이의 두려움은 어떤 것인지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버려짐의 두려움, 삼켜짐의 두려움, 비어 있음의 두려움 등 이 두려움의 특징을 이해함으로써 내가 맺고 있는 관계의 갈등 원인을 살펴 더 나은 관계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p109

좋은 부모는 아이가 원할 때 거울처럼 반응해주고, 괜찮은 대상으로서 공감을 느껴야 할 때 함께해주고, 어른이라고 우길 때 어른처럼 대해주는 것입니다. 그런 것들을 해주면 아이는 자기 자신의 부족하거나 약한 것에 대해 좌절하지 않고 통합하는 형태로 심리적으로 성숙해가며 성장할 수 있습니다. p135

대상 제시는 엄마가 아이에게 세상을 가져다주는 방식인데, 주로 어릴 때는 젖이나 음식, 장난감을 갖다 줍니다. 아이가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줘야 합니다. 굉장히 나쁜 방식이 아이가 배고플 새 없이 계속 젖을 물리는 것인데 이것은 엄마의 욕구입니다. 아이가 배고플 때 안 먹이고 엄마가 줄 수 있을 때만 주는 것도 대상 제시 실패입니다. 자주 먹는 아이가 있고, 한꺼번에 많이 먹는 아이가 있기 때문에 아이의 욕구에 맞춰서 줘야 하는데, 자기의 욕구에 의해서 대상 제시가 너무 빈번한 엄마도 있고 거의 안되는 엄마도 있습니다. p166

최적의 좌절을 주되, 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형태의 좌절을 주는 것. 아이를 일정한 경계 안에서 키우고, 모자라거나 힘들게 하는 부분이 있어도 세세하게 몰입하기보다는 그럭저럭 이만하면 잘 되었다, 하고 키울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최적의 좌절 속에 성장하는 최상급의 양육입니다. p171

아이가 행복해지려면 무엇보다 부부관계가 좋아야 합니다. 부부관계가 좋으면 아이가 공부를 잘할 수 있다고는 보장할 수 없지만, 행복할 수 있다는 건 보장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안정감을 줍니다. 내 세상이 안전하다는 것, 이것은 중요한 심리적 자본이 됩니다. 나를 둘러싼 세상이 안전하다는 것을 아이들이 경험하면 엄청난 심리적 자본을 갖고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허물어지면 많은 것을 쏟아부어도 빚더미에 있는 상태에서 계속 돈을 빌려서 밑 빠진 독에 붓는 것과 같습니다. p172

부모가 아이가 감당할 수 없는 걸 이야기하는 건 폭력입니다. 부모가 죽겠다는 걸 처리할 수 있는 아이는 없습니다. 그런 말을 듣고 아무렇지 않을 아이는 없습니다. 아이는 너무 겁이 나서 견디는 척하는 것입니다. 속에서는 난리가 났는데 괜찮은 척하며 마음속 불안을 숨깁니다.
내 속에서 확 올라오는 걸 이야기하고 솔직하다고 우기지 말고, 진짜 일어나는 것에 대해 정직하게 경험하고 아이들과 소통하기를 바랍니다. p214

완벽한 부모가 된다는 것은 다른 면으로 높은 불안을 경험한다는 말입니다. 불안은 어떤 감정보다도 전염성이 강한 정서입니다. 완벽한 부모는 아이에게 높은 불안을 전염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의미에서 완벽한 부모는 건강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말은 완벽한 부모가 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럭저럭 괜찮은 엄마면 됩니다. 사랑은 굿 이너프 하면 됩니다. 너무 완벽한 엄마가 되려고 하지 마세요. 너무 완벽한 관계를 만들려고 하지 마세요. 내 아이에게 ‘엄마가 항상 그 자리에 있구나‘ ‘돌아갈 내 편이 있어‘라는 안정된 믿음만 주어도 충분합니다. 너무 겁먹지 말고, 엄마로서 아빠로서 노력하고 있는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좋습니다.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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