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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평점 :
하루가 멀다 하고 관리실에서는 동파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으니 베란다 세탁기를 돌리지 말라고 방송을 하고 있다.
서울 어머님 댁은 계량기가 파손되어 교체를 하셨다 했고,
친정 엄마는 베란다에 놔두고 신경 못 쓴 사이, 양파며 사과가 죄다 얼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언니는, 너무 춥다며 어쩜 이렇게 춥냐며 오가는 길이 괴롭다고 하소연을 했다.
휴가 중인 나는 코에 바람 들어갈 일 없이 꼼짝도 않고 집 안에서 따뜻하게 이불 뒤집어 쓰고 뒹굴뒹굴하고 있으니 최강 한파라는 말을 체감하지 못하고 겨울을 보내고 있다.
그렇게 이불 돌돌 싸매고 침대에 기대 <<바깥은 여름>>을 다시 꺼내 읽는다.
작년, 책일 발간되자마자 구입해 첫 소설을 읽곤, 그대로 덮어 책꽂이에 꽂아두었다.
어쩐지 그땐, 다 읽고 나면 너무 우울해질 것 같았다. 그러고 싶지 않아서 나중에, 나중에 다시 읽자 했더랬다.
갑자기 왜 그 책이 눈에 띄었는지, 결국 책을 꺼내 와 첫 소설부터 다시 읽었다.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감정.
도희가 침착한 얼굴로 이수를 바라봤다. 오래전, 이수가 현관을 나설 때면 ‘저 사람 저대로 사라져버리면 어쩌지. 길 가다 교통사고라도 당하면 어떡하지‘ 가슴이 저렸던 기억이 났다. - 이수야. - 응. - 나는 네가 돈이 없어서, 공무원이 못 돼서, 전세금을 빼가서 너랑 헤어지려는 게 아니야. - ...... - 그냥 내 안에 있던 어떤 게 사라졌어. 그리고 그걸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거 같아. <건너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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