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끄기의 기술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마크 맨슨 지음, 한재호 옮김 / 갤리온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쓰지 마, 노력하지 마, 신경 쓰지 마"
이 문장은 꽤 자극적이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저 세 가지를 모두 열심히 하고 있었다.
애썼고, 노력했고, 신경썼다.
육아, 직장일, 가정(양가 포함), '나' 개인의 정서적 충만함 등을 위해 말이다.
그래서 자주 과부하에 걸렸고, 주기적으로 우울했으며, 작은 일에도 쉽사리 울컥 했다.

이 책은 자잘한 것들에 다 신경쓰겠다고 나서지 말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을 기르라고 말한다. 솔직히 말하면 책을 다 읽은 뒤에도 남는 의문은 있다.
결국,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을 남기기'위해 우리는 또 애쓰고, 노력하고, 신경쓰는 게 아닐까 하는(책 헛 읽었나;;).

이 책의 차례만 모아보면 대략 이렇다.
1. 애쓰지 마, 노력하지 마, 신경 쓰지 마
2. 해피엔딩이란 동화에나 나오는 거야
3. 왜 너만 특별하다고 생각해?
4. '고통을 피하는 법'은 없어
5. 선택을 했으면 책임도 져야지
6. 넌 틀렸어, 물론 나도 틀렸고
7. 실패했다고 괴로워하지 마
8. 거절은 인생의 기술이야
9. 결국 우린 다 죽어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경 끄기의 기술'이다.
이 기술은 삶의 방향을 재조정하고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게 해주는 단순한 방법이다. 이 능력을 발달시키면 이른바 '실용적 깨달음'이라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영원한 행복이라느니, 모든 시련의 끝이라느니 하는 약장수가 하는 말이 아니다. 실용적 깨달음이란, 삶이 늘 어느 정도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 즉 우리가 무슨 일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든 인생은 실패, 상실, 후회를 수반하고 마지막엔 죽음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삶이 우리에게 끊임없이 던지는 엄청난 고난들을 순탄하게 받아 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천하무적이 될 수 있다.
단언컨대 고통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고통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p12

책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해 봤다.
내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일들은 뭘까. 내 삶을 가장 답답하게 만드는 일은 뭘까.
1. 나는 너무 생각이 많다 - 그래서 너무 앞서 걱정하고 고민한다.
2. 책임감때문에 종종 마음이 무겁다  - 아이도, 친정엄마도 다 내가 책임을 지고 지켜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내게는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 내 인생의 목록을 쭈욱 늘어놓은 다음 그 중에서 그래도 중요하지 않은 걸 하나씩 지워나가는 거다. 그리고 남은 딱 다섯 가지 내외의 항목에 대해서만 신경 쓰고, 애쓰는 삶을 만들어 가는 거지.
이런 생각을 하니까 뭔가 이미 정리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물론, 이제 시작이다.

이 책은, 기존의 자기계발서에서 내세우는 '요령'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 가만히 생각해보면, 인생에 관해 사람들이 흔히 떠들어 대는 조언-긍정과 행복으로 가득 찬 자기계발 요령-은 사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조언은 개개인이 이미 자신의 결점과 실패로 인식하고 있는 부분을 파고 들어, 그것에 몰두하게 한다.p20"
예를들면 이런거지,  부자가 되는 비법을 배우는 건 나는 돈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거울 앞에 서서 나는 예쁘다고 주문을 거는 건 내가 못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연애와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을 따르는 건 사람들이 날 실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성공하기 위해 웃기지도 않는 이미지트레이닝을 하는 건 내가 성공하지 못했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그럼 저자가 말하는 신경 끄기의 기술은 뭘까.
#1 신경끄기는 무심함이 아니다.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2 고난에 신경 쓰지 않으려면, 그보다 중요한 무언가에 신경을 쓰라.
#3 알게 모르게, 우리는 항상 신경 쓸 무언가를 선택한다.

결국, 하나다.
' 당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찾아라. ' 그리고 남은 너저분한 관계, 감정, 불안, 걱정 같은 건 잊어버려라. 무관심해져라.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해라. 집착하지 말아라. 받아들여라.

 

새해의 시작에서 읽기 좋은 책이다. 시작은 언제나 설렘을, 희망을 주니까.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뭔지 찾아가는 시간, 불필요한 것들과 안녕을 고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또 너무 깊게 생각하다보면 다시 온갖 잡다한 것들에 '신경 쓰게 되고' 말테니.

 

행복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나온다. 여기서 핵심은 ‘해결‘이다. 문제를 피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척하면 불행해진다. 해결 못 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도 역시 불행해진다. 중요한 건 처음부터 문제 밖에 자리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거다. p51

감정은 우리 삶의 방정식의 일부일 뿐, 전부는 아니다. 좋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고, 나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해서 다 나쁜 것만도 아니기 때문이다. 감정은 단지 길잡이일 뿐이다. 그러므로 감정을 전적으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 사실 난 감정을 의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p55

자아 존중감을 제대로 측정하려면, 긍정적 경험을 어떻게 느끼는지가 아니라, 부정적 경험을 어떻게 느끼는지를 봐야 한다. 실제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부정적인 부분을 그대로 볼 수 있다. "그래, 난 돈 문제에 무책임할 때가 있어.", "그래, 난 내 성공을 과장할 때가 있어.","그래, 난 타인에게 지나치게 의존해. 자립심을 키워야겠어."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행동한다. p69

충고하건대, 자신이 특별하다거나 남다르다는 생각을 버려라. 삶의 기준을 평범하고 일반적인 것으로 다시 정하라. 자신을 유망주나 재야의 천재로 보지 말라. 비참한 피해자나 형편없는 실패자로도 여기지 말라. 그보다 훨씬 평범한 정체성인 학생, 배우자, 친구, 창작자와 같은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라. p82

부정적인 감정을 잘 다루려면, 부정적인 감정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건전한 방식으로,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표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비폭력이라는 가치를 옹호하는데, 이를 위한 기준은 손찌검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난 화가 났을 때 분노를 표출하긴 하지만, 절대 상대방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지는 않는다. 과격한 소리라는 건 나도 안다. 하지만 분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분노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삶의 일부다. 단언컨대, 화를 내는 게 엄청나게 도움이 될 때가 자주 있다. p106

자유는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들 기회를 주지만, 그 자체로 반드시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궁극적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의미 있고 중요하게 만드는 유일한 길은 수많은 선택지들을 거부하는 것이다. 즉 자유의 범위를 좁히는 것이다. 우리는 한가지를 선택해 몰입해야 한다. 하나의 장소, 하나의 믿음, 하나의 사람을 말이다. p192

거절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기술이다. 불행한 관계에 얽매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짜증 나고 불안정한 직장 생활에 얽매이고 싶은 사람도 없다. 하고 싶은 말을 못 하게 만드는 문화를 달가워하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언제나 그런 걸 선택한다.
솔직함은 인간의 본능이다. 우리가 솔직하게 살아갈 수 있는 한 방법은 서로 ‘아니오‘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거절을 하면, 오히려 관계가 좋아지고 감정이 건전해질 것이다. p198

당신이 대단한 건, 끝없는 혼란과 피할 수 없는 죽음 앞에서도, 어디에 신경을 쓰고 어디에 신경을 끌지를 계속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삶을 살아가며 나름의 가치를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는 이 단순한 사실이 이미 당신을 아름답고 성공적이며 사랑받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p2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