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가족일까? 풀빛 그림 아이 60
마르코 소마 그림, 다비드 칼리 글, 김경연 옮김 / 풀빛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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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읽는 그림책이었지만, 이제 막 여섯 살이 된 아이와 읽기에는 그리 쉬운 책은 아니었다.
아이에게 '가족'에 대해 설명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아이는 '가족'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엄마, 아빠, 나'이렇게 알고 있었지만 '가족'이라는 단어가 주는 묵직함과 어느정도의 책임감, 동지애, 사랑, 애증 같은 걸 아직은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 책, 《나도 가족일까?》는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이 아니라 우연히 만나게 되어 '가족'이 된 보리스와 엄마, 아빠의 이야기다.

'보리스의 부모는 오랫동안 아이가 없었어. 의사들 말로는 아이를 가질 수가 없대.'
라고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처음부터 아이에게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왜, 아이가 없었어? 아이를 왜 가질 수가 없을까? 라고 묻는 아이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기가 쉽지 않았다.

아이를 가질 수 없었던 보리스의 부모는 늪 근처에서 보리스를 발견했다.
버려진 아이인지, 누군가 잃어버린 아이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은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는 무럭무럭 자랐다.
조금 자란 아이는 바람에 실려 온 늪의 냄새를 맡고 자신이 살아야 할 곳은 '늪'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 늪으로 떠난다.
보리스의 부모는 슬픔에 잠겨 자주 늪으로 찾아갔다. 병 속에 편지를 적어 늪에 두고 돌아왔다.
편지에는 늘 이렇게 적었다.
'네가 지금 있는 곳에서 행복하다면, 우리도 행복하단다.'
보리스는 늪에서의 삶이 익숙했지만 어느순간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했던 늪에 사는 생물들이 자신과 다르다는 걸 알게되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비슷하다고 느끼는 건 사랑때문이 아닐까? 사랑하기때문에 비슷해 지는 건 아닐까' 하고. 그리고 다시 늪을 나와 엄마, 아빠가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아이와 세 번쯤 이 책을 함께 읽었다.
읽으면서 이 문장을 여러번 들려 주었다. '네가 지금 있는 곳에서 행복하다면, 우리도 행복하단다.'

아이가 갑자기 물었다.
"엄마, 우리가 같이 본 씽 영화에서도 그러지 않았어? 행복하라고"
아마도 아이는 영화 속에서 '겁난다고 가슴이 시키는 일을 포기해선 안돼'라는 장면을 보고 내가 해 준 말 "윤아, 언제라도 네가 가장 행복한 일을 해야 해"라는 말을 기억하고 있는 듯 했다.

어쩌면 아이는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책 속에서, 영화를 보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를 꼭 안고 말해주었다.
"윤아, 언제든 네가 행복해지는 일을 하면 돼. 그리고 그 순간순간 언제나 엄마가 널 응원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걸 기억해줘. 그러면 힘든 일이 생겨도 금방 이겨낼 수 있을거야."

언젠가 아이가 이 말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주는 순간이 오겠지.
나는 그때까지 아이에게 끊임없이 믿음과 사랑을 주면 되는 거겠지. 언제까지나.

 

 서정적인 느낌의 그림과, 글이 참 좋았다.

보리스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었던 말 '너 정말 행복해? 이게 정말 네가 원하는 삶이야? 아니면 다른 사람이 원하는 삶이야?'을 나에게도 물어본다.

언제가 아이가 자라서 혼자 이 책을 읽을 때 쯤, 아이도 이해하게 될까.
아이와 함께 읽고, 엄마 혼자 읽어도 좋은 그림책을 만나서 괜히 좋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우리와 얼마나 비슷할까?
이 질문이 물고기처럼 보리스의 마음을 헤엄쳤어.
보리스의 부모는 비늘이 없었지만 보리스를 사랑했지
자신들과 닮았든 닮지 않았든 개의치 않았어.
비슷하다고 느끼는 건 사랑하기 때문이 아닐까?
사랑하기 때문에 비슷해지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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