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보다도 네가 꼭 끝까지 읽었으면 좋겠다."
이 문장은 주문처럼 읽혔다. 가해자는 20년 형을 선고받았다. 처음 12년을 선고받았고, 피해자는 스스로 모든 걸 바꿔 놓았다.
살인미수에서 강간살인미수로. 누구도 아닌, 피해자가 해낸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사법부에 많이 실망하고, 피해자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무력감을 느끼고, 외롭게 싸워야 했던 순간들.
그 순간에도 진주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해냈다.
물론 검찰이 구형한 36년보다 훨씬 줄어든 형량이었지만.
사건 이후 피해자인 진주 씨가 보낸 500여 일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이 책에 관한 내용 소개는 진주 씨가 적은 프롤로그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 예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건,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진다. 집에 가는 길을, 길에서 친구들과 웃으며 버스킹을 보는 즐거움을, 가볍게 술 한잔할 여유를,
매 순간 겁내며, 두려워하며 살아야 한다는 거니까. 예방주사 맞듯. 이 책을 읽자.
예방주사와 다른 게 있다면 예방 주사는 맞고 나면 금방 잊힌다. 언제 맞았냐는 듯.
이 책은 읽고 나면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소개하고 싶어질 거고, 조금 더 알고 싶어질 거고,
그러다 다른 이야기들에도 귀 기울이게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