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6 - 제2부 유형시대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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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전태일의 죽음으로 나윤자, 나복남등 노동자들과 일부 지식인들 사이에서 노동법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니 분명 노동운동의 심지가 되었으나, 기업이나 국가에서는 여전히 노동운동은 눈엣가시로 여겼다. 물론 국가나 기업이 노동운동을 꺼려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지만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국가발전 운운하는 것은 국민과 인간에 대한 모독이다. 정책 기안자나 대통령의 입장에서 보면 가시적인 실적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노동운동과 임금인상까지 억제하면서 수출 신장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것은 下石上臺이다. 수출을 신장을 위해 임금인상을 억제하면, 물가 또한 억제 시켜야 한다. 그러면 곡물가격을 통제해야 하고 곡물가격을 통제하면 농민들이 몰락해 도시로 대거 이동한다. 그러면 노동력 과잉으로 임금은 더 싸지고 노동자들의 삶은 훨씬 고단해져 국익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단지 대통령의 실적 쌓기이고 기업주들만 이롭게 하는 정책이었다.

국민 대다수가 가난한 삶을 살았으므로 어떻게든 성공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래서 법대와 의대가 신분상승의 길로 전락하였다. 이규백이 김선오가 홍석주가 그랬듯이 김선태도 신분상승을 노리며 고등고시을 보았으나 내리 6번의 고배를 마시고 정체성에 위기를 맞는다. 이에 이규백은 동생 이규상이 공대에 이규동은 영문과에 진학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지만 처가에 얽매어 부모님과 동생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것 자신의 현실을 괴로워하지만 아내와 사이만 멀어질 뿐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못한다.

기자가 된 이상재는 광주대단지사건에 대한 취재를 하는데 광주대단지 사건을 요약해보면 1960년 서울시는 철거민 대책으로 광주군 중부면에 이주정책을 시행하였으나 기반시설이나 상하수도는 물론이고 직업조차 가질 수 없었던 상황 때문에 제일교회 목사인 전성천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정부에 진정서를 제출하였으나 이에 서울시는 분양가격 인상을 통보하였고 경기도는 세금 독촉을 하였다. 그러자 10만여명이 궐기하여 관공서를 파괴하고 방화하자 양택식 서울시장은 구호양곡 확보, 생활보호자금 지급, 도로확장, 공장건설, 세금면제등을 약속하고, 서울시내 철거민의 광주대단지 이주 중지를 결정하였다. 이 또한 전태열 열사처럼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생성된 대규모 도시 빈곤층의 생존위협 상황을 보여준 빈민운동의 시발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양이가 쥐를 쫓을 때도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놓고 쫓는 법인데 아무런 대책도 없이 밀어붙이는 행정에 결국 고통 받는 쪽은 빈민일 수 밖에 없다.

허진은 친구들의 도움으로 이류대학을 4년간 장학생으로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하고 유일표는 정치인이 꿈이었으나 연좌제 때문에 재건대 야학교사가 되었고, 유일민은 임채옥이 준 돈으로 서동철의 도움을 받아 술장사를 시작하였고 서동철은 출감한 멧돼지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며 확고히 자리를 잡는다. 한번 조연배우 출신 남미미는 서동철에 호감이 있어 잠자리까지 하지만 서동철은 처녀장가를 가고 싶어하며 남미미와 결혼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나복남은 스테인레스 공장에서 일하다 손가락 네 개가 잘리는 바람에 사장에게 복수할 생각만하다가 포기하고 이 사항을 천두만이 서동철에게 얘기하면 부탁하자 서동철이 부하들을 데리고 회사에 가서 백 만원을 받아 준다.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고 하는 것이 이를 보고 한 말인 모양이다. 한강에서 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나마 호감이 가는 인물이 서동철이다. 의리도 있고 정의감도 있고 사실 이런 사람들이 여러 사람들의 리더가 되어야 하는데 깡패 두목이 되었다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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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한강 5 - 제2부 유형시대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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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시간적 배경이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활동했던 시대이다. 전쟁 후 폐허 속에서 프론티어 정신으로 무장하고 산업전선이면 어디에든 뛰어들었던 그들이 있었기에 현재의 발전이 가능했으나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벌써 은퇴시기가 되었다. 물론 무료 봉사를 한 것은 아니지만 발전에 대한 노고로 국가 차원에서 기득권을 좀 줘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기초 노령연금을 지급한다고 하니까 본인들 연금이 줄어 들까 봐 쌍심지를 켜고 반대하는 모습을 보니 베이비부머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나 생각 한다.

그 당시 여자들은 시골에서 먹고 살게 없다 보니 서울로 올라와 식모살이, 버스차장, 옷 공장, 가발공장, 신발공장에 취직했으나 작업 환경이 열악했고, 더러는 나복녀처럼 동생들과 부모 때문에 술집이나 사창가로 팔려나간 이들도 생겨났다. 여자들 중에도 머리가 깨인 사람들은 김광자처럼 독일 간호원으로 취업되기도 하였으나 수속하는데 많은 뒷돈이 들어 갔으며 독일에 가서 하는 일도 독일 간호원들이 꺼려하는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일을 도맡아서 했다고 한다. 남자들 역시 베트남 파병 아니면 노무자, 독일 광부들로 나갔다. 그나마 외국을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은 엘리트들이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천두만처럼 등짐이나 잡부 등 일용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문태복과 황동일은 베트남 전쟁터에 운전 노무자로 갔는데 한국 운전사에 비해 15배의 많은 임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문태복은 노름 때문에 황동일은 여자 때문에 돈을 모으지 못하고 귀국하는 걸 보면 돈을 버는 방법보다는 돈을 관리하는 방법이 훨씬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옛말에 남자는 주색잡기에 조심해야 한다고 했는데 술, 여자, 노름이 흥청망청하기에는 딱 좋은 모양이다.

유일표의 친구 이상재는 통혁당에 가입했던 사건 때문에 병장을 달고 월남에 파병되었으나 작은 아버지 배경으로 PX병으로 들어 간다. 통일혁명당 사건을 발췌해 보니 북한공산집단의 대남 사업총국장 허봉학으로부터 직접지령과 공작금을 받고 남파된 간첩이 지식인, 학생, 청년을 대량포섭 하다가 검거되었는데 관련된 자는 158명이고 이중 4명은 사형이 되었고 압수품은 무장공작선, 고무보트, 무전기, 기관총, 수류탄, 중기관총, 레이더, 라디오와 공작금이었다고 한다. 어쩌면 날조 되었을 수도 있고 사실일 수도 있지만 순간의 실수로 대대손손 패가망신을 당할 뻔 했으나 집안의 배경이 이상재를 살린 것이다. 집안에서 손을 쓰지 않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사상범으로 연좌제에 걸리면 친인척 및 자손대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시대였기 때문이다.

최혜경의 남편은 국가 기간의 요직의 있는 자로 어지간한 인사권은 좌지우지 하였던 모양이다. 이부자리 송사를 최대한 이용하여 최혜경과 한정임은 도시계획 정보를 빼내 은밀하게 부동산 투기를 하고 박부길사장은 어릴 적부터 데리고 있었던 허미경을 호텔로 불러들여 그녀를 범하고 임신까지 시켰으나 허미경은 집안 식구들을 위해 강하게 거부하지 못하면서 이상재와의 연은 끊어버린다. 노블리스오블리제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남에게 피해만은 입히지 않았으면 좋을 텐데 사회풍조가 그렇게 흐르고 있는 사실이 서글프다.

이들과는 정 반대로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는 전태일은 근로환경개선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나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자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를 외치고 분신 자살을 하여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초석이 되었다. 22살의 청년이 기업과 국가를 상대로 싸움을 걸었다. 사실 싸움이 아니라 최소한의 요구였다. 국가는 기업은 무엇 때문에 근로자들의 최소한의 요구조차 들어줄 수 없었던 것일까? 2013년 현재도 OECD 국가 중 근로시간이 가장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행복한 고민일지도 모른다. 인력이 자동화로 대체되면서 더 이상 인간의 힘이 필요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인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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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4 - 제2부 유형시대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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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클수록 좋고 욕망은 치열할수록 좋다라는 말을 새기는 김선오에게 안원장은 야망이 클수록 검은 돈에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고 훈계한다. 요즘 장관 인선작업이 한창인데 법을 어겨가며 부적절한 방법을 사용한 후보자들이 연일 입방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실 당사자로서도 창피한 일이지만 우리 국민들도 불쌍하다. 우리나라에 진정 청렴한 관리는 단 한 사람도 없단 말인가?

 

사법고시에 합격한 김선오에게 강기수의원이 사위 삼으려 했으나 강숙자가 박자영과 사귀고 있다고 일러 바치는 바람에 물 건너 가고 박자영과 안경자와 저울질 하다 안원장의 배경에 무게를 싣고 안경자와 결혼을 시도 했으나 강숙자의 방해로 실패하고 안경자는 선배인 신지훈과 연인이 된다. 자본주의란 자본이 모든 것을 만들어 내고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을 말한다. 권력도 자본에서 나오고 국가도 자본이 지배한다. 결국 사랑도 자본의 지배를 받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다 보니 김선오를 속물이라고 손 가락질 할 수도 없다.

임상천은 채옥과 유일민과의 관계를 알고 다그치던 중에 낙태를 하게 되고 이에 화가 난 임상천은 사람을 시켜 유일민에게 테러를 가하며 관계를 청산하라고 협박한다. 이에 유일민은 배상집과 함께 독일 광부로 가기 위해 화순 탄광에 가서 소장에게 뇌물을 주고 열흘 동안 탄광체험을 하고 1년 경력증을 발급받아 서류를 접수 했으나 연좌제에 걸려 외국에 나갈 수 없게 되자 8만원의 빚만 진 채 이 나라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암울해 하고 있던 중 임채옥이 찾아와 결혼 사실을 알리고 마지막이라고 통보하고 편지로 50만원을 보내 사업을 하라고 한다.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던 유일민은 대학선배인 손진권 사장의 창업을 돕지만 외국을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손진권 또한 유일민에게 사표를 받는다. 유일민이 믿을 만 하고 유능하면 국내 일을 맡기고 본인은 해외에 나가면 될 텐데 굳이 사표까지 받을 필요가 있었을까?

1960년대만 하더라도 농업이나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수출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외화벌이는 월남 전 파병과 독일 광부, 간호원으로 취업해서 외화를 벌어들인 것이 대부분 이었다. 김선오의 동생 김광자는 은행원과의 첫사랑에 실패하고 독일 간호사로 가기 위해 독어학원과 간호학원에 등록하였고 배상집은 광부로 건너가 광부생활을 하다가 독일어를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통역을 맡게 되었다.

강기수의 딸 강숙자는 남천장학사에서 기숙했던 홍석주가 사법고시에 합격하며 판사임용을 받자 그와 결혼을 하였고 유일표는 군에 입대를 했으나 연좌제 때문에 한 가지 보직을 갖지 못하고 6개월 마다 보직을 변경하며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다. 연좌제란 범죄인과 특정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연대책임을 지게하고 처벌하는 제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1894년도에 연좌제도가 폐지되었다고 하는데 남북분단이라는 특수한 시대적 배경 때문에 사상범이나 부역자, 월북인사등의 친족에게 사실상 불이익 처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었으나 1980년대에 들어와서 헌법으로 지정(13 3항에는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리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되어 완전 폐지되었다고 하니 연좌제가 폐지 된지도 30여년밖에 되지 않았다. 지금도 고위 공무원이나 국정원 같은데 들어 가려면 신원보증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가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로 이 세상에 살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이 세상에 필요 없는 것이 종교와 정치라고 생각했는데 연좌제 또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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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3 - 제1부 격랑시대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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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정권의 부패에 신물을 느낀 국민들이 윤보선에게 정권을 이양해 주었는데 왜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박정희에게 쿠데타를 일으킬 명분을 주었을까? 그가 정말 무능력한 것이었나 아니면 기간이 너무 짧았던 것인가 궁금해서 윤보선이란 인물에 대해 알아 보았다. 일본에서 의학공부를 하다가 중퇴하고 여운형을 따라 독립운동에 투신하고 이승만과도 함께 일을 한 후, 에든버러 대학교 유학 후 해방 때까지 은둔생활을 하다 해방과 동시에 정계에 입문하여 미군정 청 농상국 고문과 서울시장, 상공부 장관, 국민통화위원회 정위원, 대한적십자사 총재 등을 지내다가 1952년 부산정치파동 이후 이승만과 결별하고 야당으로 들어가 3, 4, 5대 민의원에 당선되어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거쳐 야당 지도자가 되었고 1960 4.19 혁명 때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5.16 당시 계엄령 사후 추인과 정변지지성명 발표요구를 거부하고, 미대사의 군사정변 진압을 위한 병력 동원에 대한 요구에 북한이 쳐들어 올까 봐 거절하며 대통령직을 수행했으나 1962 3월에 하야하고 1963년에 5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하고 6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한일회담 반대투쟁과 한일 굴욕외교 반대투쟁을 전개하며 국회의원직을 사임하고 6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했으나 또 떨어지고 1990년 사망했다. 개인적으로 여기서 궁금한 것이 2가지가 있다. 첫째 아무리 짧은 기간이라고 하지만 업적이 전혀 없다는 것은 정말로 한일이 없는 것인지 내 놓으라는 업적인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 물론 의원내각제로 장면이 정치를 하였겠지만 본인이 민주당 최고 지도자였으면서 당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리더십에서도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둘째 대통령이 되었을 때 국민과 국가를 위한 어떠한 업적이 없었음에도 5, 6대에 대통령에 출마했을까 하는 것이 의문이다. 단순하게 명예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국민과 국가를 위한 정책이 있었던 것인 것 의문이다. 정치나 역사에 잘 알지 못하는 문외한으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과연 그 당시에 독립운동을 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수준 높은 정치를 할 지도자가 없었단 말인가? 역사는 가정이란 것이 없지만 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한강은 아리랑이나 태백산맥에 비해 스토리가 약간 가벼워 보인다. 아리랑이나 태백산맥을 와인으로 비교하면 탄닌이 풍부한 풀 바디로 드라이한 맛이라면 한강은 아이스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처럼 달콤하고 톡 쏘는 느낌이다. 이렇게 느끼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전라도 사투리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책 읽는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졌기 때문이다. 전라도 사투리 사전을 놓고 책을 볼 정도였으니 전문서적 읽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둘째는 경험하고 그렇지 않고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일제강점기나 6.25를 겪지 않았지만 5.16 혁명 이후 민초들의 삶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기득권들은(소설에 등장하는 국회의원이나 군 장성, 사업가, 판 검사등) 당시와 변함 없이 기득권을 가지고 있고 민초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다.

3권의 스토리를 요약하면 황춘길은 해남댁과 정을 통해 아이가 생겨 야반도주할 목적으로 쌀 25가마니를 고리사채로 돌리고 있는 광주상회에 가 원금 회수를 요청했으나 거절하는 바람에 결국 그 집에 몰래 들어가 부부를 살해하고 전라북도 쪽으로 도주하여 고무신 때우는 장돌뱅이가 되어 남의 눈을 피해 살아가고, 이규백은 검사가 되어 강기수의 사위가 될 뻔 했으나 강숙자의 거부로 무산되어 선배가 부친 마담 뚜의 활약으로 부자 집 딸과 혼인하여 자리를 잡고, 유일민은 도망치듯 군대에 입대하였으나 아버지의 월북으로 여러 가족들이 고통 받고 있는 것을 괴로워하고 있었으나 뜻밖의 지원군 임채옥과 깊은 관계가 되어 더욱 공부에 매진하고 있으며,  유일표 또한 아버지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철학과에 입학하고 어머니를 도우며 열심히 생활하고 있고, 김선오는 사법고시에 합격하였으나 강숙자가 애인이 있다고 강기수에게 말하는 바람에 강기수가 힘을 써주지 않는 바람에 순천으로 발령을 받았고, 남재구는 한인곤과 결별하고 박정희 정권의 국장이 되었으며, 서동철은 건설대에서 1년 동안 강제노동을 하고 풀려나 극장으로 돌아 왔으며, 김선오 동생 김명숙은 서울에 올라와 친구와 버스 차장이 되었으나 친구가 폐병이 걸리는 바람에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으며, 강기수는 군부세력이 창당한 민주공화당에 들어가 자신의 기반을 충실하게 닦아 가고 있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 이해관계가 있으며 언제나 제로섬에서 시작되므로 어느 쪽이든 한쪽에서 양보하지 않으면 대립이 되고 공생관계가 깨어지며 배신을 하게 된다. 배신의 이면에는 두 가지가 존재한다. 첫 번째는 욕심이고, 두 번째는 자존심이다. 즉 이 말을 풀어놓으면 타인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얼마든지 공생하며 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100년도 못살면서 1000년을 걱정하며 욕심부리는 무리수는 두지 말고 사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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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2 - 제1부 격랑시대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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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생활에 병까지 얻은 허진의 아버지는 노모와 어린 자식들에게 짐이 된다는 생각에 자살을 한다. 할아버지는 만석꾼의 재산가였는데 독립운동을 하다 처자식이 살아갈 구조를 만들어 놓지 못하는 바람에 끼니를 걱정 해야 하는 극빈자 생활을 하고 있다. 할아버지의 판단 오류와 국가의 무능력이 엿 보이는 대목이다. 첫째 국가를 위해 목숨과 재산을 내 놓는 것은 훌륭한 일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이기주의적인 사고라고 본다. 남은 가족을 위해 최소한 생계는 해결하고 떠났어야 혁명가나 가장으로써 할 도리를 했다고 본다. 둘째는 일제강점기에서 벗어 날 수 있었던 것은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이기에는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을 터트려 항복을 한 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들의 헌신적인 투쟁이 있었기에 독립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데 독립운동가와 그의 가족들이 오히려 역 차별당하고 국가에서는 아무런 대책도 세워주지 않는다는 것은 국가가 비겁하고 치사하며 국가가 할 일을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국가 안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재산과 목숨을 내 놓겠는가?

 

서동철은 유일민의 친구다. 아버지들이 좌익을 한 죄로 고생했기 때문에 서로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서동철을 보면 아리랑의 서무룡과 태백산맥의 염상구가 생각난다. 약간씩 입장이 다르긴 하지만 친일파나 지주 또는 국민들을 못 살게 구는 사람보다 낫고 일정부분 순기능을 하는 부분도 있다. 국가가 국민을 위하지 못하고 사회가 어수선할 때 국가 권력보다 주먹이 순기능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깡패들이 존재 할지도 모르겠지만 묘하게 일정부분 동정이 가는 인물들이다.

 

학생들과 국민들이 목숨 걸고 4.16 혁명을 통해 이승만의 자유당 정권으로부터 권력을 민주당에게 이양해주었는데 민주당은 신파 구파로 갈려 국민들의 안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잿밥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니 복장이 터진다. 그 자리가 원래 그런 자리인지 아니면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민초들의 삶 같은 건 보이지 않는 건지 개탄스럽다. 이런 꼬라지를 보이니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치는 펼쳐 보지도 못하고 국민들의 신망만 잃은 채 박정희가 일으킨 5.16 쿠데타에 모든 국민들이 군인들에게 유린당하는 수모를 당한다. 5.16을 쿠데타다 혁명이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공도 있고 과도 있다. 박정희 정권이 국가를 점프 업 시킨 것에 대한 공은 충분히 인정한다. 하지만 이면에 추잡하고 더러운 일들은 공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오라고 생각한다. 언제쯤 우리 국민들이 기득권 그들의 현란한 혓바닥 놀림에서 벗어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일제 강점기에 친일을 하며 건재를 과시 했지만 해방 후 이승만의 방해로 친일 청산이 되지 않는 바람에 재건되었고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미국의 지원 속에서 철옹성을 갖게 되었으며 5.16 군사정권에도 건재하게 살아 남을 것 같은 예감이다.

 

과연 극복되지 않는 역경은 없는 것일까? 자연 속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기득권 소수가 기득권을 주장하고 있는 사회에서는 그 들의 동의가 없는 한 극복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규백이나 김선오나 유일민이나 허진이나 제 아무리 역경을 극복하려고 해도 기득권에 동조하지 않으면 역경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그 들이 싫다 하여 반목하면 어려움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치사하더라도 그들의 뜻에 동조하는 듯 따르다가 힘을 길러 힘을 가졌을 때 내 색깔을 내세우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힘을 모으는 동안 그들에게 동화되어 내 색깔을 잃어 버릴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할 것이다.

소수의 기득권 보다 다수의 국민이 생활하기 좋은 국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100% 정부의 탓으로 돌리기엔 심하다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국가의 역할은 국가의 삼요소인 국민, 영토, 주권을 지켜줄 의무가 있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 양반들, 법을 집행하는 판 검사 나리들, 국가를 통치하는 각 기관 공무원 양반들 최소 인간으로서 양심을 가지고 삽시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고위직에 올라갈수록 국민의 의무인 국방의 의무를 하지 않는 놈들이 어찌 그리 많고 국민의 기본 의무도 이행치 않은 자들이 어떤 이유로 그 많은 재산을 축척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의아하기도 하다. 이제 우리 경제 규모가 이정도 되고 국민들의 수준이 이정도 높아 졌으면 구태는 없어질 때도 된 것 같은데 왜 과거를 답습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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