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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6 - 제2부 유형시대 ㅣ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전태일의 죽음으로 나윤자, 나복남등 노동자들과 일부 지식인들 사이에서 노동법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니 분명 노동운동의 심지가 되었으나, 기업이나 국가에서는 여전히 노동운동은 눈엣가시로 여겼다. 물론 국가나 기업이 노동운동을 꺼려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지만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국가발전 운운하는 것은 국민과 인간에 대한 모독이다. 정책 기안자나 대통령의 입장에서 보면 가시적인 실적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노동운동과 임금인상까지 억제하면서 수출 신장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것은 下石上臺이다. 수출을 신장을 위해 임금인상을 억제하면, 물가 또한 억제 시켜야 한다. 그러면 곡물가격을 통제해야 하고 곡물가격을 통제하면 농민들이 몰락해 도시로 대거 이동한다. 그러면 노동력 과잉으로 임금은 더 싸지고 노동자들의 삶은 훨씬 고단해져 국익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단지 대통령의 실적 쌓기이고 기업주들만 이롭게 하는 정책이었다.
국민 대다수가 가난한 삶을 살았으므로 어떻게든 성공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래서 법대와 의대가 신분상승의 길로 전락하였다. 이규백이 김선오가 홍석주가 그랬듯이 김선태도 신분상승을 노리며 고등고시을 보았으나 내리 6번의 고배를 마시고 정체성에 위기를 맞는다. 이에 이규백은 동생 이규상이 공대에 이규동은 영문과에 진학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지만 처가에 얽매어 부모님과 동생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것 자신의 현실을 괴로워하지만 아내와 사이만 멀어질 뿐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못한다.
기자가 된 이상재는 광주대단지사건에 대한 취재를 하는데 광주대단지 사건을 요약해보면 1960년 서울시는 철거민 대책으로 광주군 중부면에 이주정책을 시행하였으나 기반시설이나 상하수도는 물론이고 직업조차 가질 수 없었던 상황 때문에 제일교회 목사인 전성천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정부에 진정서를 제출하였으나 이에 서울시는 분양가격 인상을 통보하였고 경기도는 세금 독촉을 하였다. 그러자 10만여명이 궐기하여 관공서를 파괴하고 방화하자 양택식 서울시장은 구호양곡 확보, 생활보호자금 지급, 도로확장, 공장건설, 세금면제등을 약속하고, 서울시내 철거민의 광주대단지 이주 중지를 결정하였다. 이 또한 전태열 열사처럼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생성된 대규모 도시 빈곤층의 생존위협 상황을 보여준 빈민운동의 시발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양이가 쥐를 쫓을 때도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놓고 쫓는 법인데 아무런 대책도 없이 밀어붙이는 행정에 결국 고통 받는 쪽은 빈민일 수 밖에 없다.
허진은 친구들의 도움으로 이류대학을 4년간 장학생으로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하고 유일표는 정치인이 꿈이었으나 연좌제 때문에 재건대 야학교사가 되었고, 유일민은 임채옥이 준 돈으로 서동철의 도움을 받아 술장사를 시작하였고 서동철은 출감한 멧돼지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며 확고히 자리를 잡는다. 한번 조연배우 출신 남미미는 서동철에 호감이 있어 잠자리까지 하지만 서동철은 처녀장가를 가고 싶어하며 남미미와 결혼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나복남은 스테인레스 공장에서 일하다 손가락 네 개가 잘리는 바람에 사장에게 복수할 생각만하다가 포기하고 이 사항을 천두만이 서동철에게 얘기하면 부탁하자 서동철이 부하들을 데리고 회사에 가서 백 만원을 받아 준다.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고 하는 것이 이를 보고 한 말인 모양이다. 한강에서 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나마 호감이 가는 인물이 서동철이다. 의리도 있고 정의감도 있고 사실 이런 사람들이 여러 사람들의 리더가 되어야 하는데 깡패 두목이 되었다는 것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