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4 - 제2부 유형시대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꿈을 클수록 좋고 욕망은 치열할수록 좋다라는 말을 새기는 김선오에게 안원장은 야망이 클수록 검은 돈에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고 훈계한다. 요즘 장관 인선작업이 한창인데 법을 어겨가며 부적절한 방법을 사용한 후보자들이 연일 입방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실 당사자로서도 창피한 일이지만 우리 국민들도 불쌍하다. 우리나라에 진정 청렴한 관리는 단 한 사람도 없단 말인가?

 

사법고시에 합격한 김선오에게 강기수의원이 사위 삼으려 했으나 강숙자가 박자영과 사귀고 있다고 일러 바치는 바람에 물 건너 가고 박자영과 안경자와 저울질 하다 안원장의 배경에 무게를 싣고 안경자와 결혼을 시도 했으나 강숙자의 방해로 실패하고 안경자는 선배인 신지훈과 연인이 된다. 자본주의란 자본이 모든 것을 만들어 내고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을 말한다. 권력도 자본에서 나오고 국가도 자본이 지배한다. 결국 사랑도 자본의 지배를 받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다 보니 김선오를 속물이라고 손 가락질 할 수도 없다.

임상천은 채옥과 유일민과의 관계를 알고 다그치던 중에 낙태를 하게 되고 이에 화가 난 임상천은 사람을 시켜 유일민에게 테러를 가하며 관계를 청산하라고 협박한다. 이에 유일민은 배상집과 함께 독일 광부로 가기 위해 화순 탄광에 가서 소장에게 뇌물을 주고 열흘 동안 탄광체험을 하고 1년 경력증을 발급받아 서류를 접수 했으나 연좌제에 걸려 외국에 나갈 수 없게 되자 8만원의 빚만 진 채 이 나라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암울해 하고 있던 중 임채옥이 찾아와 결혼 사실을 알리고 마지막이라고 통보하고 편지로 50만원을 보내 사업을 하라고 한다.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던 유일민은 대학선배인 손진권 사장의 창업을 돕지만 외국을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손진권 또한 유일민에게 사표를 받는다. 유일민이 믿을 만 하고 유능하면 국내 일을 맡기고 본인은 해외에 나가면 될 텐데 굳이 사표까지 받을 필요가 있었을까?

1960년대만 하더라도 농업이나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수출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외화벌이는 월남 전 파병과 독일 광부, 간호원으로 취업해서 외화를 벌어들인 것이 대부분 이었다. 김선오의 동생 김광자는 은행원과의 첫사랑에 실패하고 독일 간호사로 가기 위해 독어학원과 간호학원에 등록하였고 배상집은 광부로 건너가 광부생활을 하다가 독일어를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통역을 맡게 되었다.

강기수의 딸 강숙자는 남천장학사에서 기숙했던 홍석주가 사법고시에 합격하며 판사임용을 받자 그와 결혼을 하였고 유일표는 군에 입대를 했으나 연좌제 때문에 한 가지 보직을 갖지 못하고 6개월 마다 보직을 변경하며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다. 연좌제란 범죄인과 특정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연대책임을 지게하고 처벌하는 제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1894년도에 연좌제도가 폐지되었다고 하는데 남북분단이라는 특수한 시대적 배경 때문에 사상범이나 부역자, 월북인사등의 친족에게 사실상 불이익 처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었으나 1980년대에 들어와서 헌법으로 지정(13 3항에는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리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되어 완전 폐지되었다고 하니 연좌제가 폐지 된지도 30여년밖에 되지 않았다. 지금도 고위 공무원이나 국정원 같은데 들어 가려면 신원보증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가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로 이 세상에 살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이 세상에 필요 없는 것이 종교와 정치라고 생각했는데 연좌제 또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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