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공부하는 힘 - 몰입 전문가 황농문 교수가 전하는 궁극의 학습법
황농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0월
평점 :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 교수의 flow 라는 책을 오래 전에 접했지만 저자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한 탓인지 꽤 오랜 시간 동안 씨름 했었는데 저자의 책은 너무 쉽고 몰입도 잘 되었다. 핵심은 비슷하지만 flow는 전반적인 광의의 몰입을, 저자는 공부라는 협의의 몰입을 서술 하였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주장에 신뢰하고 공감한다. 개개인의 지적 능력에는 편차가 있겠지만 장기적인 노력에 따라 그 차이는 미약할 것으로 보인다. 운동이나 예술, 공부가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방법 말고 다른 定道가 있는가? 많은 시간을 투자한 사람이 결국 winner가 되는 것이고, 많은 시간에 몰입까지 한다면 단순한 winner의 성질이 아니라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공부라는 말을 지겹도록 듣고 쓰지만 왜 공부를 해야 하고 어원이 어디서 왔는지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생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므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다음은 공부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정리해 보자. 한글 사전에 공부는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 한자 사전 工夫(장인 공에 지아비 부) 정확한 뜻을 알 순 없지만 장인이 수련한다는 뜻이고 지아비 부는 사람이 갓을 쓴 형태 이므로 뭔가를 이룬다는 뜻으로 쓰여 ‘뭔가를 이루기 위한 과정’ 정도로 보면 어떨까 싶다. 영어로는 study 라고 하는데 라틴어 studeo에서 왔고 ‘무엇을 추구하는 것’ 정도로 해석된다고 한다. 결국 공부라는 것은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것으로 결과가 아닌 과정인 듯 보인다. 공부 잘하는 학생의 인터뷰 중 ‘공부가 가장 쉬웠다’는 말이 방송용 멘트 인 줄 알았다. 마라토너에게는 runner’s high가 있고 수영을 하다보면 swimming’s high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이것은 지극히 힘든 상태를 경험하게 되고 이 고비를 넘기면 다시 충만한 자신감과 힘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공부에도 이런 현상이 있다는 것이다. 놀라운 사실이다. 그러니 방송용 멘트가 아닌 진실이었던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방법을 전수해 주기 위한 유익한 내용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발췌했다. 이것은 수험생을 위한 15시간 공부 법이다.
1. 수면이 부족해서는 안 된다. 최소 6~7시간은 자야 하고 공부하다 졸리면 수시로 선잠을 자는 것이 몰입 도를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2. 매일 규칙적으로 땀을 흠뻑 흘릴 수 있는 운동을 30분간 하라. 아마 육체 건강이 정신건강에도 유익하기 때문일 것이다.
3. 슬로우 싱킹 방식으로 공부하라.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과정에 최선을 다하는 소위 마음을 비우는 방식을 추구하라.
4. 두뇌 가동률을 최대로 올려라. 객관식문제가 나오더라도 주관식으로 풀이하고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해답을 보지 말고 10분 동안 스스로 생각하라.
5. 과목을 수시로 바꾸지 말고 한 과목을 끝까지 파고 들어라.
6. 암기보다는 이해와 사고 위주의 학습을 하라. 단순암기는 몰입도가 낮을 때 시행하고 몰입도가 높을 때는 이해 위주와 상호 관련성을 파악하는 학습을 하라.
7. 하루 15시간 공부에 몰입하라. 8시간 공부, 8시간 수면, 자투리 시간 8시간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8. 선택과 집중을 하라. 우선순위를 두어 노력해야 할 대상을 집중 공략하라.
9. 반복 학습하라. 장기기억에는 4번씩 반복하는 것이 최적이다.
10. 공부를 해야 하는 당위성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라. 예로 나는 ~ 하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서 공부해야 해! 라는 식으로 최선을 다 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라.
노력 없이 위대해진 사람은 없다. 만고의 진리라고 생각한다. 만시간의 법칙이 자주 회자되는 이유는 많은 시간을 들여 노력하는 것 말고 다른 길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근육도 빈번하게 사용하면 커지듯이 인간의 뇌에는 시냅스라는 것이 있는데 만 3세 때 1,000조개가 존재하는데 사용되지 않는 것들은 퇴화되고 계속 사용되는 것만 발달 된다고 한다. 인간이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아이들의 무기력과 소극적인 태도는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학습으로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선생님의 역할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사견으로는 부모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둘째 아이의 산만함을 해결하는 에피소드를 적었는데 우리 둘째의 경우와 비슷해서 발췌하였다.
1단계 – 아이 곁에서 지켜보며 칭찬하라. 칭찬을 들으면 아이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어 은근히 공부를 즐기게 된다.
2단계 – 아이 곁에서 과제를 상기 시켜 주어라. 아이들은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문제집을 풀다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이때 문제집을 계속 풀어야 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줘라. 이런 방식으로 1달간 지속하면 집중력이 생긴다.
3단계 – 아이와 약간 떨어져서 가끔 체크하라. 아이와 다소 떨어진 자리에 있다가 가끔 아이 곁으로 와서 잘하고 있는지 체크하고 격려해주면 된다.
4단계 – 아이 혼자 과제 완수하게 하라. 아이 홀로 정해진 분량을 스스로 학습하는 단계로 어려워하지만 2주일 정도 지속하면 스스로 미안함을 느껴 정신적으로 성숙해 진다.
5단계 – 과제 체크 기간을 점차 늘려 나가라. 1일단위로 체크 했다면 3일이나 5일 단위로 체크하면 스스로 집중하는 방법으로 공부 법을 터득하여 자율적인 사회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
교육자도 아니고 교육학 전공자도 아니기 때문에 어떤 교육이 맞는 교육인지 단정지을 수 없지만 현재 우리나라 교육이 수정되었으면 한다. 첫째 공교육이 사교육에 편승해 가는 것, 둘째 매너리즘에 빠져 정제되지 않는 교사들의 행태, 셋째 획일적이고 암기 위주의 교육과 테스트 방식, 넷째 꼭 대학을 나와야 사회 생활을 할 수 있는 사회 전반적인 상황 등등 ……. 예를 들어 저자의 교육법을 적용하여 박학다식 해졌다고 하자 그런데 한번의 테스트로 모든 것이 판가름 나는 우리나라 입시 제도에 부적응하여 패스하지 못한 다면 loser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해본다. 저자의 말처럼 과학이나 창의성이 몇 시간 하면 결과가 도출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생각하고 만년지계를 꿈꾼다면 시급하게 교육 부분이 수정되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학창시절에 이 책을 만났었더라면 어땠을까? 어쩌면 그땐 이해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제대로 알았다. 지금은 소극적으로 독서나 동강만 듣고 있지만 어떤 계기로 목표가 주어 진다면 몰입 학습법을 활용해 보고 싶다.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