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와인
엘리자베스 녹스 지음, 이예원 옮김 / 시공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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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와인은 참 나에게 어려운 존재이다.
와인은 떪은 맛에 그다지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주변에서 와인을 좋아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렇게 시작한 후 한번 맛을 제대로 음미하면 그때부터 빠질수 없는 것이 와인이라고 한다.
이 책 제목이 <천사의 와인>이라서 그런지 와인처럼 낯설 떪은 맛이 있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묘한 매력에 빠지게 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과부의 딸이자 가난한 셀레스트를 사랑하는 소브랑 조도는 부모의 결혼반대로 고민하던 차에 천사를 만나게 된다.
그때 셀레스트는 갓 만들어낸 와인을 마시고 있었으며, 천사는 바로 새스였다.
우리가 접하기도 어려운 아니 접할수 없는 천사라는 존재가 바로 처음 와인을 접할때 느끼는 떪은 맛을 내었다.
그렇게 만난 천사와 소브랑은 매년 다시 만나게 된다.
천사와의 대화를 통해 소브랑의 사랑, 삶, 죽음, 종교, 우정 등의 인간 삶의 선과 악이 모두 등장한다.

천사의 와인이라는 제목, 천사와의 매년 대화라는 형식과 함께 엘리자베스 녹스의 섬세한 필치가 참 조화로왔다.
마치 잘 익은 보랏빛 와인같았다.
천사라는 등장이 환상적인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과 함께 인간의 삶의 관조적인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또다른 향기를 제공한다.
사실 우리의 삶을 바라보면 너무나 잘 알면서도 바보 같은 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후회하고 용서를 구하고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하다.
그러한 대상으로 찾는 것이 바로 종교라는 것이다.
천사도 사람도 구하는 대상이 바로 종교 즉 하느님이었다.
와인 또한 예수의 기적과 마지막 만찬에도 등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천사와 와인의 등장은 종교적 차원에서의 해석해볼 수 있다고 본다.

소브랑은 그토록 사랑하고 고민해왔던 셀레스트와 결혼하여 딸을 낳았지만, 삶이라는 굴레속에서 죄를 짓기도 하고, 갈등하기도 한다.
삶은 하나가 해결된 듯 싶지만 또다른 고비가 나타나며 갈등과 슬픔이 지나면 다시 평안함이 찾아온다.
그때마다 교회를 찾듯 소브랑은 새스를 찾았고, 새스를 그런 소브랑을 통해 인간을 알아간다.
매년 해마다 담그는 와인의 맛이 달라지듯 소브랑의 삶도 새스를 만날때마다 조금씩 달라져 있다.
그런 와인을 음미하듯 세스는 소브랑의 이야기를 듣는다.

와인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빗는 것이라 들었다.
그해의 날씨, 환경, 토질 그리고, 담는 이의 손길이 와인의 질을 결정한다고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소브랑의 삶이 마치 와인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의 삶 또한 소브랑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매년 와인을 담는 이처럼, 우리의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해 매순간을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와인과 천사라는 소재로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
매력적인 와인처럼 강하고 아름답고 향기로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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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밤 세계문학의 숲 4
바진 지음, 김하림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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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라는 나라는 참 가까운 위치에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참 모르는 것이 많은 나라인거 같다.
그래서, 중국의 3대 문호로 꼽히는 바진이라는 작가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특히 이번 작품이 그의 마지막 장편 소설이라는 점에서 그가 마지막까지 바라보았던 인생에 대한 눈빛을 마주하고 싶어졌다.

바진은 중국의 다양한 모습중에서 왕워쉬안이라는 대학교육까지 받은 한 지식인의 가정을 선택하였다.
그는 전족으로 잘 걷지못하는 전통적이며 보수적인 어머니, 대학교육을 받은 신세대 여성인 아내 수성, 아들과 함께 가정을 이루고 있다.
마치 겉에서 보면 단란한 한 가정일거 같지만, 내부적으로 갈등이 많다.
특히 보수적이며 전통적인 어머니와 아내의 잦은 다툼.
은행의 말단 직원으로 전쟁의 혼란속에 힘들어져만 가는 가정형편.
이런 갈등과 힘든 상황속에서도 아들 샤오쉬안을 귀족 학교에 보내겠다는 희망으로 힘겹게 버텨간다.
착하고, 연약한 성격의 워쉬안은 결국 이런 갈등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그저 바라만 볼수 밖에 없다.

<차가운 밤> 이 책은 마치 겨울의 어느 차가운 밤에 혼자 깨어나 온통 잿빛의 거리를 바라보는 느낌과 비슷했다.
겨울의 서늘하고 추운 밤이 우리의 선택이 아니듯, 워쉬안의 가정에 닥친 위기는 선택이 아니었다.
고요한 한밤중에 그 무엇도 할 수 없고 그저 거리를 바라보듯, 워쉬안도 그저 바라볼수 밖에 없었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 판단하기 앞서 그저 추운 겨울밤 깨어 있는 것 뿐이었다.

바진 작가는 꽤 삶을 아름답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았다.
중국의 대 변혁의 시대를 거쳐와서 그런지 삶은 의지로 바뀌는 것보다 큰 흐름에 흔들리는 작은 돛단배와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힘든 시기를 버텨내고, 갈등을 해결하려 하지만 해결할 수 없고 그저 바라보아야 하는 그런 삶.
어쩌면 대부분의 소시민들이 그런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다들 나름대로의 꿈을 꾸지만, 과연 그 꿈을 이루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하지만, 이런 비관적인 시선으로 <차가운 밤>을 그리면서 오히려 삶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가 싶었다.
"그래 힘들지, 삶은 그런거야" 그렇게 위로하는 것 같기도 하였다.

흔히들 세상은 냉혹하다고 한다.
세상이 냉혹하다니, 이 얼마나 냉혹한 소리가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냉혹한 세상속에서 살아가는 이유는 그 속에서 따스한 희망을 꿈꾸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작가 바진은 주인공 왕워쉬안에 따스한 손길보다는 냉혹한 채찍질을 남겨주었다.
그래서, 더 슬프고 차갑게 다가오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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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 제15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김유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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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사라다 햄버튼이라는 이 촌스러운 이름이 과연 무엇일까 이런 생각에서 시작한 책이었다.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은 언제나 만족이상을 주었기에 무척 기대되었다.
특히 김영하, 박민규등 굴찍한 작가들을 배출한 대회라서 더욱더 기대감이 있었다.

우선 책을 읽고 난 느낌부터 이야기를 하면 기존의 작품들과 달리 작가의 색깔이 상당히 애매모호하였다.
매우 빠른 전개와 격정적이지 않은 전개는 김영하, 박민규들과 비교해서 밋밋하게 보이게 하였다.
하지만, 오히려 약간은 격정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전개가 김빠진 풍선처럼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였다.
이러한 점이 심사위원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느껴져 수상작으로 뽑게 된것이 아닌가 싶었다.

사라다 햄버튼은 고양이의 이름이다.
샐러드를 좋아하는 고양이라서 지어진 약간은 콩글리쉬의 이름이 바로 사라다 햄버튼이다.
여자친구가 떠난 자리에 다가온 찾아온 고양이.
유일한 혈육이었던 엄마도 돌아가시고, 친부자관계는 아니지만 아버지는 어머니와 이혼후 캐나다로 떠난 상태였다.
친척도 하나 없는 외톨이 신세에 애인마저 자카르타로 떠난 후 사라다 햄터튼을 가족처럼 살아가고 있다.
다니던 병원도 무단으로 출근하지 않아 결국 직장도 잃고, 그저 유산으로 받은 아파트에서 가진돈을 까먹으며 살고 있다.
이처럼 주인공은 애정결핍과 이별로 인한 우울증 증상을 앓고 있다.
그런 그에게 캐나다의 아버지가 찾아오고, R이라는 여성과 고양이탐정의 등장으로 단조로운 그의 삶에 빠른 전개가 생긴다.

사실 스토리로 풀면 매우 단조로운 이야기이다.
아마 스토리를 누군가에게 설명해야 한다면, 듣는 사람도 설명해야 하는 나도 매우 황당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인 만큼 나름의 독특함을 간직하고 있다.
마치 화려하지 않은 한적한 동네길이 더 정감이 가는 것처럼 무언지 설명하기 쉽지 않은 고요한 매력이 있었다.
너무나 평범해서 지나치기 쉬우나, 마주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그렇게 정들어 눈길을 뗄수 없는 그런 매력이 있었다.

바보같다고 느껴질 정도의 주인공의 캐릭터에 응원을 보내게 되고, 본적도 없는 뚱뚱이 비만 고양이 사라다 햄버튼에게 애정이 생겼다.
앞으로 김유철 작가가 그릴고 만들어 갈 세상이 너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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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의 행복론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알랭 지음, 이화승 옮김 / 빅북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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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끌린 이유는 <행복론>이라는 제목때문이 아니라, 알랭이라는 저자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
알랭 (Alain) 즉, 에밀 샤르티에(Emile-Auguste Chartier)이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적으로 수많은 독자들뿐만 아니라 문학자와 철학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어떤 사람일지 궁금했다.
작가소개를 읽으며, 가장 흥미로왔던 것은 그가 어릴적 엄격한 종교 교육을 받았으나 무신론 사상을 갖았다는 점이었다.
또한 1차 대전에 참석했다는 점도 그가 삶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흔히 행복을 다룬 자기계발서를 보면, 너무나 뻔하고 비슷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사실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다.
그러나, 나와는 달리 전쟁을 겪었고, 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한 학자의 이야기라면 들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이 책 앞페이제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이라는 글귀가 있다.
가장 아름다운 책인지는 동의하기 어렵지만, 정말 아름답다는 표현이 적절한것 같다는 생각에는 동의한다.
읽기 부담없이 없는 글이며, 이해하기 쉽고, 읽는 내내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정말 행복해 지는 기분이었다.
고리타분한 철학서도 아니고, 무언가를 하라고 자꾸만 강요하고 반성케하는 딱딱한 자기계발서도 아닙니다.
그저, 술술 읽어가면서 공감하고 느낄수 있는 무겁지만 가벼운 느낌의 행복론이었다.

분명 행복에 대한 이야기이며, <행복론>이라 불릴만한 철학적 근거가 분명하지만, 문학소설을 읽는 매우 부드럽게 쓰여져 있었다.
따라서, 어려운 이론과 복잡한 철학을 그다지 어렵지 않게 몰입하여 읽을수 있었다.
격정적이지도 않고 고요하게, 난해하지도 않고 이해하기 쉽게, 복잡하지 않고, 간결하게.
마치 깊은 숲속에서 산책을 하고 나온 듯한 만족감과 뿌듯함이 느껴졌다.
이러한 특성은 작가의 성품이 그대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으며, 그런 성품이 행복과 너무나 잘 어울렸다.
그래서 알랭의 <행복론>이 오랜동안 읽혀질 수 있는 이유인 듯 싶었다.

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었고, 언제나 다시 읽어도 좋을 듯 한 책이었다.
소장할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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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식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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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많은 것들에 대해서 궁금증도 많고, 해보고 싶은 욕구도 많고, 사회와 어른들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이제 30대. 어른이 되어 그 시절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참 많은 것을 잃었다.
궁금증 보다는 두려움이, 무엇에 대한 갈망과 욕구보다는 안정과 위안이, 불만보다는 안주가 대신 자리잡았다.
그때는 매우 작은 일들도 작게 느껴지지 않았고, 무언가 의미를 찾아가며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시절은 어느새 사라져 마치 바람빠진 고무풍선처럼 느껴지는 어른이 되어있었다.
<성인식>이라는 제목이 사실 내게는 설레임보다는 청춘과의 안녕이라는 조금은 슬픈 느낌으로 다가온 것도 같은 맥락같았다.

사실 내가 책 제목을 만나면서 처음 느낀 느낌은 소설 <성인식>에 담겨져 있었다.
시우와 칠손이의 헤어짐의 과정이 내가 느낀 성인식의 느낌이었고, 그 느낌이 난 슬프게 다가왔다.
칠손이를 잃어버리는 시우, 그리고, 무언가 잃어버리는 느낌을 간직한 '나'가 동일시 되었다.
그리고,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시골 풍경과 시골에서의 의식같은 칠손이와의 헤어짐이 새롭게 다가오기도 하였다.

이 책은 이상권 작가의 삶과 매우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끼와 닭을 키우며 전원생활을 하는 작가의 삶처럼 소설들의 대부분이 시골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5개의 단편들 중에서 <문자 메시지 발신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슷한 느낌의 시골풍이라서 더 아이들의 순수함을 돋보이게 하는거 같았다.
<성인식>에서 칠손이와 헤어진 시우도, <암탉>에서 오리를 좋아하던 예분이도, <욕짱 할머니와 얼짱 손녀>에서 거위를 지키는 할머니를 바라보는 필분이도, <먼 나라 이야기>에서 부모님의 근심에 두려워 하는 오연이도 모두 너무 귀엽고 순수했다.
<문자 메시지 발신인> 슬기는 소위 '왕따'라는 고통속에서 친구 정미를 떠올리며 성숙해 가는 모습을 보여 또다른 청소년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나는 '왕따'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어린시절을 보냈고, 시골에서 닭이나 오리 거위를 키워본적이 없어서 정확히 교감하기는 어려웠지만,
그냥 아이들의 마음을 글로 옮긴 이상권작가의 글솜씨와 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에 이끌려 가슴한편이 찡하게 울려퍼졌다.
왕따의 두려움은 왕따를 당한 아이뿐만 아니라, 왕따를 시키는 아이들의 마음에도 두려움이 자리잡는다는것.
미천한 동물친구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삶의 진리를 찾아간다는 것.
비록 세상에서 약삭빠르게 행동하진 못하지만, 그속에 진짜 삶이 존재한다는 것.
이 모든 것이 아이들의 눈을 통해 너무나 아름답게 담겨져 있었다.

어른들이 바라보는 아이들은 그저 철없는 아이들일수 있다.
나역시 가끔은 그렇게 보인다.
하지만, 역지사지로 그 시절을 돌아보면 그때의 아이들도 매우 힘든 고민속에서 방황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성인식>을 통해 만난 아이들의 모습.
그 속에서 다시 잃었던 삶의 용기와 지혜를 얻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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