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식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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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많은 것들에 대해서 궁금증도 많고, 해보고 싶은 욕구도 많고, 사회와 어른들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이제 30대. 어른이 되어 그 시절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참 많은 것을 잃었다.
궁금증 보다는 두려움이, 무엇에 대한 갈망과 욕구보다는 안정과 위안이, 불만보다는 안주가 대신 자리잡았다.
그때는 매우 작은 일들도 작게 느껴지지 않았고, 무언가 의미를 찾아가며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시절은 어느새 사라져 마치 바람빠진 고무풍선처럼 느껴지는 어른이 되어있었다.
<성인식>이라는 제목이 사실 내게는 설레임보다는 청춘과의 안녕이라는 조금은 슬픈 느낌으로 다가온 것도 같은 맥락같았다.

사실 내가 책 제목을 만나면서 처음 느낀 느낌은 소설 <성인식>에 담겨져 있었다.
시우와 칠손이의 헤어짐의 과정이 내가 느낀 성인식의 느낌이었고, 그 느낌이 난 슬프게 다가왔다.
칠손이를 잃어버리는 시우, 그리고, 무언가 잃어버리는 느낌을 간직한 '나'가 동일시 되었다.
그리고,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시골 풍경과 시골에서의 의식같은 칠손이와의 헤어짐이 새롭게 다가오기도 하였다.

이 책은 이상권 작가의 삶과 매우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끼와 닭을 키우며 전원생활을 하는 작가의 삶처럼 소설들의 대부분이 시골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5개의 단편들 중에서 <문자 메시지 발신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슷한 느낌의 시골풍이라서 더 아이들의 순수함을 돋보이게 하는거 같았다.
<성인식>에서 칠손이와 헤어진 시우도, <암탉>에서 오리를 좋아하던 예분이도, <욕짱 할머니와 얼짱 손녀>에서 거위를 지키는 할머니를 바라보는 필분이도, <먼 나라 이야기>에서 부모님의 근심에 두려워 하는 오연이도 모두 너무 귀엽고 순수했다.
<문자 메시지 발신인> 슬기는 소위 '왕따'라는 고통속에서 친구 정미를 떠올리며 성숙해 가는 모습을 보여 또다른 청소년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나는 '왕따'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어린시절을 보냈고, 시골에서 닭이나 오리 거위를 키워본적이 없어서 정확히 교감하기는 어려웠지만,
그냥 아이들의 마음을 글로 옮긴 이상권작가의 글솜씨와 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에 이끌려 가슴한편이 찡하게 울려퍼졌다.
왕따의 두려움은 왕따를 당한 아이뿐만 아니라, 왕따를 시키는 아이들의 마음에도 두려움이 자리잡는다는것.
미천한 동물친구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삶의 진리를 찾아간다는 것.
비록 세상에서 약삭빠르게 행동하진 못하지만, 그속에 진짜 삶이 존재한다는 것.
이 모든 것이 아이들의 눈을 통해 너무나 아름답게 담겨져 있었다.

어른들이 바라보는 아이들은 그저 철없는 아이들일수 있다.
나역시 가끔은 그렇게 보인다.
하지만, 역지사지로 그 시절을 돌아보면 그때의 아이들도 매우 힘든 고민속에서 방황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성인식>을 통해 만난 아이들의 모습.
그 속에서 다시 잃었던 삶의 용기와 지혜를 얻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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