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상황 고려말속 정도전.

정도전 1 - 나라가 나라가 아니었다 ㅣ 정도전 1
임종일 지음 / 인문서원 / 2014년 2월

요새 KBS 드라마 정도전이 꽤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조재현과 유동근의 연기라서 꼭 보고 싶었지만, 늦은시간 방영이고 채널권이 없는 나로서는 거의 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내 주변 남자 동료들은 월요일 아침에 항상 정도전 드라마 이야기를 한다.

특히 그들 이야기의 공통점은 대사가 꽤 현대상황에서도 적용되는 이야기들이 나온다는 것이 흥미롭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책 정도전이 출간되어 읽어보기 시작했다.

이 책은 3권중에서 1권에 해당된다.

그래서 1권은 그다지 많은 진행사항은 없었다.

그저 "고려말의 상황과 그 속의 정도전"이라고 정리될수 있을 거 같다.

공민왕의 개혁정책과 그에 반대하는 원나라 충견들의 갈등이 꽤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다.

책을 읽어가니, 현재의 상황과 그리 다르지 않은 상황들이 꽤 있었다.

원나라가 일본, 미국으로 바뀌었을뿐 현재와 꽤 닮아있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 마치 혁명을 꿈꾸는 사람처럼 보일수도 있는데, 그보다는 역사는 되돌아온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 고려말 조선초의 중심은 이성계였다.

그런데 이 책과 드라마의 중심은 정도전이었다.

혁명적 사고를 가지고 혁명을 이뤄낸 인물의 중심이 바로 정도전이었던 것이다.

이런 사고적 이동은 꽤 흥미를 유발하였고, 고려말에 이뤄낸 혁명이 단지 위화도 회군이 아니라는 점에서 꽤 놀라웠다.

사실 1권은 내용적 전개가 미비해서 약간 아쉬웠지만, 그래서 오히려 다음권에 전개될 이야기를 기다리게 하는 효과도 있었다.

작가가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고증을 거쳐  이 소설을 완성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세밀한 시대적 묘사와 함께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인물 이인임과의 갈등도 매우 흥미로왔다.

이 책이 고증을 바탕으로한 소설이지만, 그동안 몰랐던 시대적 갈등이 꽤 잘 그려져 있어서 매우 즐겁게 읽을수 있을거 같다.

드라마와 달리 꽤 세밀한 묘사가 더욱 흥미로울 거라 생각이 들어서 선택한 소설.

드라마와 비교해서 읽어보는 것도 좋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동천의 성장소설... 한국-일본-만주로...

야만의 거리 ㅣ 창비청소년문학 58
김소연 지음 / 창비 / 2014년 1월

개인적으로 창비에서 출간되는 청소년 소설은 자주 읽는 편이다.

<완득이>라는 굵직한 청소년 소설이 출간된 이후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청소년 소설이라서 청소년만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무너뜨리기도 한 작품이라서 창비 출판사에 대한 청소년 문학의 신뢰도가 있는 편이다.

이번 책 <야만의 거리>도 같은 맥락에서 읽기 시작했다.

청소년 소설이라는 점은 항상 성인이 된 내가 읽어서 유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편으로 하기도 하지만, 그동안 접해본 청소년 소설과 시대적인 배경이 달라서 읽어보고 싶기도 했다.

책소개를 읽은 분들이라면 이 소설의 배경이 일제 식민지 통치시절이라는 것은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어보면 대지주의 아들이나 첩의 자식으로 태어난 '동천'이라는 소년을 주인공으로 운명 아니 숙명과 같았던 시절의 아픔이 담겨져 있다.

분명 이 책을 읽을 사람들은 현대의 사람이며 더우기 청소년 소설을 타이틀로 했다는 점에서 작가의 의도가 궁금해진다.

요즈음 아이들에게는 일제 식민 통치시절은 소위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이다.

성인이 된 나에게도 경험하지 못한 그저 할머니와 그 윗분세대의 이야기이다.

왜 이 시대를 작가는 선택했을까?

그리고, 홍길동으로 대변되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첩의 자식 동천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일까?

이에 대한 답변은 좀 고리타분한 생각일수 있지만, 요새 청소년들의 물질적 정신적 풍요를 꼬집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시절에는 하고싶어도 할수 없는 압박의 세대이었고, 현대 청소년들은 하고싶은 것은 모두 할수 있는 자유민주주의의 시절이다.

이처럼 극한적 대비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가진것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세대간의 이해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청소년 소설의 작가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3자입장이 이 소설에서도 뚜렷하다.

그저 작가는 동천이라는 주인공의 눈을 빌려 서술만 하는 입장이다.

어떠한 개입도 없이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서술해나가는 방식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왜 이런 방식을 청소년 소설 작가들이 선호하는지 꽤나 궁금하다.

섯부른 감정이입보다는 객관적 서술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주로 하는 것같은데.... 예민한 청소년들의 배려(?)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어쨋든 객관적인 서술속에서도 느낄수 있는 그시절의 아픔은 고스란히 전해온다.

그리고, 마치 동천의 성장소설처럼 동천의 경험을 열거하면서 감정이입은 적절히 빠져나가고 있다.

우선 이 책이 마지막이 아니라 만주로 옮겨갈 동천의 이야기가 남겨져 있기에 좀더 지켜보아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잘 읽히는 편이다.

요새 뉴스에 분노한 사람들이라면 이 책에 다시한번 일본의 만행에 분노할수 있다.

그러나 요새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공감될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청소년 소설보다 성장소설임이 더 부각되었으면 적절한 행보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반전보다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인상적인 소설

납치당하고 싶은 여자
우타노 쇼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4년 1월

나는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이야기의 반전이 매력적인 소설도 있고, 때로는 반전보다는 스토리의 전개가 박진감이 넘치거나 스토리의 구성이나 아이디어가 좋은 경우도 있다.

또는 이미 범인이 초창기에 등장한 경우에는 인물들간의 보이지 않는 치열한 심리전때문에도 좋아한다.

이런 스릴감이 없더래도 순수하게 범죄를 해결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때문에도 좋아하기도 한다.

뭐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런 이유때문에 미스터리 소설을 만나면 열광하는 편이다.

이번 <납치당하고 싶은 여자>를 읽으면서 느낀점은 마지막 매력적 캐릭터에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추리소설을 꽤 읽어본 사람이라면 "납치당하고 싶은 여자"라는 제목과 책 소개만 읽으면 어느정도 스토리의 플레임을 예측해 볼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미모의 재벌가 유부녀.

마마보이인 남편.

스스로 자신을 납치해 달라고 심부름센터에 의뢰.

엄청난 사례금.

이정도면 누가 죽을지 누가 곤경에 빠질지 대충 예상되는 분들이 있을 거라고 본다.

정답은 책속에 있지만 나의 경우는 자랑일수도 있지만 70~80% 정도는 맞았다.

그렇다면 큰 반전이 매력적인 소설은 아니라는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스토리의 구성이나 아이디어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이 꽤 재미있었던 것은 바로 심부름 센터의 구도다라는 캐릭터때문이다.

예상과는 달리 꽤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뛰어드는 캐릭터로 등장했으며 약간 찌질한 스타일임에도 책의 중후반에 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작가의 필력과 스토리의 빠른 전개가 맘에 들었다.

아무리 좋은 구성도 스토리의 전개가 느리고 읽는 재미가 없으면 책의 가독성은 떨어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꽤 빨리 읽히면서도 지루하지 않다.

우타노 쇼고라는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었는데, 그가 좀더 스토리의 구성과 아이디어를 겸비한다면 미스터리 추리소설의 대가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전을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약간 실망일수도 있지만, 나름 꽤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서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는 분들에게 한번쯤 읽어보기를 추천해본다

이타심과 이기심이 빚어낸 소설

슈트케이스 속의 소년 ㅣ 니나보르 케이스 (NINA BORG Case) 1
레네 코베르뵐.아그네테 프리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1월

요새는 사이코패스보다 소시오패스에 대한 인상이 강하게 남는다. 

최근들어서 소시오패스에 대한 소설을 읽어가면서 인간의 가장 악한면이 바로 소시오패스의 이야기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사이코패스보다는 소시오패스가 더욱 잔인하게 보이는 이유는 바로 우리 주변에서 소위 성공한 사람의 모습을 가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점에서 소시오패스가 더욱 섬뜩하게 다가온다.

교통의 발달과 생활의 편리성이 증가되면서 점차 사회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양극단의 삶의 괴리감이 더 다가오는거 같다.

소위 사회속 부유층에 속하는 사람들과 사회속 하층민에 속하는 사람들의 차이는 극단을 치닫고 결국 그들속의 틈바구니에서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가 등장한다.

가장 하층민적 성향을 보이는 것이 사이코패스라면 상층민의 성향을 보이는 것이 소시오패스이다.

이번 <슈트케이트속의 소년> 역시 소시오패스성향의 범인이 같은 점에서 섬뜩하게 다가온다.

슈트케이 속에 들어가야만 한 소년.

그 소년을 중심으로 들어나는 이야기들.

그리고, 작고 여리고 그저 평범한 한 여성 '니나 보르'의 등장이 이 책의 중심축을 쥐고 있다.

사실 어쩌면 너무나 매력적인 점이 없는 소설이라고 볼수 있다.

하지만, 그 무매력속에서 들어나는 이야기들과 또다른 매력적 포인트를 발견해 낼수 있다면 앞으로 나올 니나 보르 시리즈에 호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본다.

사실 책을 읽고 난 나에게 솔직히 캐릭터보다는 소년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더 흥미로왔기 때문에 앞으로 나올 니나 보르에 기대감을 갖는다.

레네 코베르뵐, 아그네테 프리스 작가의 긴장감있고 속도감있는 이야기의 전개가 책을 읽는 내내 몰입감을 잡아주고 있었다.

범죄를 일으키는 이기적인 힘과 그 범죄를 해결하려는 이타적인 두 인간의 본성이 마주하면서 이야기가 풀려가는 모습이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우리 시대의 영웅은 슈퍼맨도 배트맨도 스파이더맨도 아니다.

바로 니나 보르처럼 평범하고 자신이 영웅이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사랑하는 본연의 마음에 좀더 귀를 기울일때 바로 우리 시대의 영웅이 태어나는 것 같다.

자주 접하지 못했던 북유럽의 소설.

꽤 인간 본연에 대한 고민과 접근이 있었기에 나올수 있는 소설이라서 흥미로왔다.

더구나 공저라는 시스템이 꽤 낯선 나이지만, 나름 만족스럽게 읽었다.

에쿠니 가오리 그녀를 책속에서 만나다.

우는 어른 -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ㅣ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2월

아주 좋은 기회를 얻어 에쿠니 가오리의 <우는 어른>을 읽을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감성풍부한 글을 쓰는 에쿠니 가오리를 상상만했는데, 이번 에세이를 통해 만나볼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나 기뻤다.

또한 왜 그런지 모르게 <우는 어른>이라는 제목만으로도 뭔가 와 닿음이 있었다.

최근에 울어본 경험을 생각하면 친구와 둘이서 손잡고 울었던 기억이 난다.

세상을 살아가는 힘듬이 어릴적 울음과는 달랐다.

어릴적에는 엉엉 누가 보아달라는 의미에서 소리내어 울었다면, 어른이 된 이후로의 울음은 조용하고 눈물을 훔쳐가면서 운다.

최근에 울은 것도 세상사의 고단함 한쪽 끝에서 어쩔수 없이 받아들여함에 가슴먹먹해 울었다.

그저 친구와 나 둘이서만의 묵언의 비밀처럼 울었다.

그 기억에 이 책 제목도 너무나 와 닿았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중 하나인 에쿠니 가오리를 만난다는 즐거움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게되면 어쩔수 없이 에쿠니 가오리의 모습을 상상한다.

우리의 일상과 닮아 있는 모습, 버터와 목욕을 좋아하는 모습 등등 가볍게 가볍게 만날수 있었다.

책도 얇고 내용도 길지 않아서 읽어나가는데 부담감이 없다.

그런데 책은 제목과는 달리 소소한 일상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뭔가 "울음"이라는 전체적인 주제가 깔릴것이라는 생각은 여지없이 버려진다.

그저 어른인 그녀도 자신만의 세계가 있고 호불호가 있다는 정도의 깊이만 있었다.

그래서 사실 조금은 안타까웠다.

같이 현재의 인간의 삶속에서 참고 인내해야만 하는 아픔을 공유하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하는거 같아서이다.

사실 그녀는 우리와는 좀 다른 삶을 살지 않을까라는 상상도 해보았다.

직장 상사와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없을것이고,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창착의 고통이 있을 것이다.

시간의 틀속에서 발맞춰 살아가야만 낙오되지 않는 모습이 아니라 한순간 한순간 호흡함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글로 옮겨야할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최근의 나의 상태와는 조금 다른 모습의 에쿠니 가오리를 보니, 한순간 위로도 되었지만 한순간 다름에서 오는 고독감도 있었다.

그렇다. 이처럼 사람은 다양하게 산다.

우는 어른이 있다면 웃는 어른이 있을 것이다.

행복한 어른이 있다면 불행한 어른도 있을 것이다.

그저 조금 다를뿐 틀린 삶은 없을 것이다.

요새의 나의 감정과는 조금 동떨어진 모습이라서 아쉽긴 했지만,

햇살 잘드는 날 나부끼는 커텐속에서 빛나는 햇살을 바라보고 있을 에쿠니 가오리를 만날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아주 작고 소소한 일상이 이렇게 아름답데 글로 옮겨지는 모습에서 감탄을 금할수 없었다.

그녀의 감성이 부럽고 시기나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