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나라의 선인과 군자들과의 만남

절벽에서 젖소를 떨어뜨린 이유
알지라 카스틸유 엮음, 임소라 옮김 / 좋은생각 / 2007년 11월

 
우화는 무척 매력적인 이야기라는 생각을 한다.

특히 이책을 만나면서 더욱더 우화라는 이야기속에 담긴 위트와 재치, 그리고 교훈에 더욱 우화라는 이야기에 빠지게 되었다.

워낙 책과 신문, 잡지등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여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가 우화라서 그런지 몰라도 많은 이야기들은 이미 한두번쯤은 들어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였다.

특히 친구를 위해 수혈을 하는 아이의 이야기는 그때 당시 읽었을때도 감동이었고,

지금 다시 이책을 통해 읽었을때도 감동을 받았다.

 

이러한 우화들은 지혜, 사랑, 믿음, 인생이라는 큰 4가지 주제로, 57가지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모여있었다.

다양한 나라,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사건들이 가득하여, 세계 각국의 현자들을 두루 만나고 온 느낌이었다.

특히 인생에 지름길은 없다라는 우화는 삶에 대한 자세와 그 지혜를 전해주는 이야기로 기억에 오래 남았다.

또한 어린아이가 아이스크림을 고르는 방법에서 팁을 주기위해 선데이아이스크림을 포기한 아이의 따뜻한 배려에 나의 욕심과 무관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몇가지 책을 덮고난 지금도 생각이 나는 우화를 고르면,

천사가 주는 15분간의 전지전능한 힘을 통해 긍정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되었고,

흑해 해번에 수천개의 다른 돌들과 함께 묻혀 있는 접촉의 돌 우화를 통해 습관이 무서운 이유를 잘 설명해 주었다.

세왕자에게 씨앗을 준 왕의 이야기는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이처럼 나름대로, 상황대로, 그때 그순간의 감정대로 각각 유익한 우화들이었다.

마치 오래전, 다양한 나라의 선인과 군자들에게 "이리 살아라"라는 좋은 충고를 가득 들은 느낌이었다.

간혹 어떤 일에 빠지다 보면, 습관화 되고,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워, 결국 그 일에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을때가 있다.

이럴때, 펼쳐지는 우화속에서 진정한 삶의 행복을 찾을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이해와 사랑 그리고 용서에 관한 단편들

졸업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고향옥 옮김 / 양철북 / 2007년 10월

책 제목인 졸업처럼, 그리고, 책 표지에서 아이가 바다를 향해 비행기를 떠나보내듯,

우리는 무언가와 졸업을 해야할 시기가 있다.

이책에 있는 4편의 단편 소설도 그런 졸업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가장 첫 작품인 졸업에서 작가는 졸업에 대한 의미를 던지고 있다.

14년전에 죽은 친구, 그 친구가 남긴 딸, 아야가 찾아오면서, 그는 40살의 모습으로 26살의 친구를 만나고 추억한다.

그리고, 아야가 죽음쪽으로 굴러떨어지지 않도록 매일 새로운 추억을 게시글에 올려 지지대로 삼아주고 싶어한다.

친구의 죽음과 장례식에서의 유가족을 보고, 절대 자살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 이면에 사람은 쉽게 죽을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떠오르는 추억과 현실에서의 고통.

마침내, 그는 결심한다. 그리고, 말한다.

'졸업하는 것', '버리고 떠나는 것', '도망쳐 버리는 것'은 다르다고.

[행진곡]이라는 작품은 몰이해, 무관심에 대한 졸업이라고 말하고 싶다.

노래하는 동생, 그런 딸을 너무나 세심하게 이해하는 어머니, 그런 가족을 한심해 하는 아들.

아들은 커서 잘나가는 사회인으로 성장했고, 아들한명을 둔 어엿한 가정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노래를 좋아하는 동생은 사회 부적응상태이며, 직장도 자주 옮긴다.

그리고, 돌아가시는 어머니.

아들은 어머니를 그리고, 동생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창피해 하며 지내고 있었고,

어머니의 죽음앞에서 동생을 만나 추억을 더듬었다.

그리고, 아들은 어머니가 이야기 해주고 싶어하는 말을 동생을 통해 듣는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을 자신의 어머니가 여동생에게 해주었듯 온전히 이해하기 시작한다.

사랑은 이해이며, 온전히 외부의 어떤 시선도 없이 그저 그모습만을 바라봐 주는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의 마지막 수업]이라는 작품은 눈물을 자아내는 작품이었다.

세상과의 이별, 죽음. 그 죽음 앞에 서 계신 아버지.

아버지는 평생 교사로 사셨으며, 인기 많고 인자한 선생님이 아닌, 혹독하고 매정한 교사였다.

그리고, 아들또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이다.

암으로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가는 아버지를 보면서, 아들은 아버지의 삶을 후회하지 않는지? 찾아오는 제자가 없어 서운하지 않는지? 궁금해 한다.

아들이 가르치는 한 제자인 다가미 야스히로는 시체에 흥미를 갖는 불안한 아이였다.

돌아가는 마지막 순간,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과 마지막 제자인 야스히로에게 마지막 수업을 한다.

그리고, 아들과 야스히로는 그 수업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며, 무엇이 중요한지 알게 된다.

마지막 작품 [추신]은 애증에 대한 졸업을 담고 있었다.

새어머니 하루를 초등학교 5학년때 처음 만난 이후, 케이치는 절대 한번도 마음을 열어주지 않는다.

그리고, 추억속의 어머니, 어머니의 유품인 일기속의 어머니만을 그리며, 그렇게 마음을 닫는다.

그리고, 추억속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자신의 새어머니의 아픔을 돌보지 않고, 내 어머니를 말한다는 연재를 한다.

연재를 계속하면서, 마음속 무거움은 죄책감을 불러일으켰고,

오랜만에 찾은 집에서 늙고 작아진 새 어머니 하루를 만난다.

그리고, 그 어머니의 진심을 알게 된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서는 흔히 졸업하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것들이 많다.

욕심에 의해, 때로는 추억에 의해, 또 용서를 못해 붙잡고 있는것이다.

도망치지 않고, 버리지 않고, 온전히 졸업하기 위해서 필요한것은 이해와 사랑 그리고 용서가 아닐까 싶다.

 

ps.<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라는 노래가사를 알고 싶었다.

추운 겨울, 아랫목에 감춰진 따뜻한 밥한공기 같은 책

샘에게 보내는 편지
대니얼 고틀립 지음, 이문재.김명희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9월

서른세살, 아내를 위해 산 생일선물인 자동차를 가지러 가는 길에 닥친 불행.

자신의 실수도 아닌, 그저 운이 나빠서 생긴 불행.

그 불행은 그를 평생 휠체어에 앉게 했고, 남은 생을 평생 불구의 몸으로 살아가게 하였다.

그런 불행을 가진 사람이 쓴 책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우 정돈되면서, 차분하고, 세상을 통달한 그런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53살 자신의 사랑하는 딸 데비의 아들인 샘이 태어나면서 그는 이책을 쓰기시작했다.

편지처럼, 일기처럼, 자서전 처럼, 그리고 유언처럼

대니얼 고틀립은자신의 이야기를 손자 샘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나중에 샘이 고통과 역경을 겪게 되면, 이 편지를 읽고 조금은 위로가 되고,

힘이되고, 극한으로 치닫지 않도록 좌절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전반적 발달 장애 PDD, 즉 자폐증을 앓고 있는 손자가 앞으로 받을 상처과 고통이

마음쓰이고, 걱정되는 그런 모습이 단어하나하나 구절 하나하나에 담겨있어,

책을 읽는 내내 가슴 한편이 뭉클하였다.

다발성 경화증으로 죽은 아내와의 추억, 부모님과의 추억, 딸 데비와 앨리와 함께하면서 배우고 느낀 생각을 소중히 하나하나 차분한 어조로 전달하고 있었다.

"피부에 난 상처는 잘 치료하면 보통 하루에 1mm씩 새살이 돋아난다. 그럼 마음의 상처는 하루에 얼마일까?"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렇지만,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다. 명심해라. 네가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면, 그생각이 네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수 있다는 것을."

"그릇을 크게 만들어라"

"마음은 고장난 콩팥, 영양가 있는 생각과 노폐물이 될 생각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부모와 조부모께서 내게 해주시는 말씀 같았으며,

내가 내 자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마치 예전 추운겨울 집에 돌아와보면, 할머니가 아랫목에 덮어둔 이불속에서 발견한 하아얀 사기그릇속 쌀밥처럼 따뜻하고 인자한 마음속 양식같았다.

인생을 변화시키는 참된 마음의 힘

마음을 다스리는 기술 - 인생을 변화시키는 참된 힘
이지드로 페르낭데 지음, 배영란 옮김 / 토네이도 / 2007년 10월

 
이 책의 제목을 어찌 마음을 다스리는 기술이라고 했을까 싶다.

차라리 부제인 인생을 변화시키는 참된 힘이 더 이책을 잘 표현하고,

이책을 쓴 작가의 의도를 더욱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 책은 개발서라는 느낌보다는 명상서 같은 느낌이었다.

70가지의 상황 또는 마음속의 변화에 어떤 생각과 태도로 대하라는

나즈막하며, 잔잔한 가르침들이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흔히 개발서에서 보이는 강력하고 힘있는 주장보다는

사람이 살다보면, 이럴때가 있다 그러니, 그럴경우 이쪽보다는 다른쪽이 더 낳지 않겠느냐라는 충고와 애정이 담겨있었다.

그러한 면에서 무척 편안하게 읽을수 있었고, 그로인해 전체적인 내용을 하나하나 파악했다기 보다는 전반적인 분위기와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다.

70가지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두 연결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각기 다른 개성과 상황을 이야기 하고 있어서 마치 거대하고 오랜동안 충고를 들은 느낌이 강하였다.

 

물속에 뛰어 들어 그토록 무서워 하던 개가 사라진 우화며,

나뭇꾼이 톱날을 갈 시간이 없다고 불평한 이야기며,

사자에게 쫓기는 가젤의 이야기며, 모두 하나하나 주옥같고, 마음속 머릿속에 오래 남을 이야기들이어싸.

이 책의 큰 주제를 나는 "마음의 진정한 평안"이라고 말하고 싶다.

갈등, 분노, 후회, 집착 등 많은 감정들이 끊임없이 솟아나는 생각을 잘 다스려,

진정한 마음속 평안을 얻으라는 큰 이야기를 세세하게 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행복은 물질이 아니며, 마음에 있고, 설사 구조조정을 당하였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단순히 게임이 바뀌었을 뿐, 자신의 능력과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며, 천당만을 갈구하면, 이세상은 지옥도와 같게 느껴진다라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아니 70가지 이야기들이 모두

마음속의 평안을 찾아라로 귀결된다고 보인다.

삶이란 무척 어려운 것이다.

또한 평탄하지 않다.

인생의 곳곳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어려움이 닥쳐 곤란을 겪게 된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을 불평하고 화를 내기 보다는, 마음속 평안을 찾고,

터널의 시작이 아닌 끝에 있는 빛을 향해 나아가는 편이 하나뿐인 인생을 더 가치있게 그리고 행복하게 사는것이 아닐까 싶다.

 

70가지 이야기 모두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었고,

그 이야기 하나를 놓치다고 크게 문제되는 것도 없고,

또한 건너뛴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되지도 않았다.

그저 가까이 놓고, 마음속에서 요동이 치고, 화가 치밀어 오르고, 분노가 삭지 않을경우,

무언가 또는 누군가에게 SOS를 날리고 싶을때 이 책을 잡고 손에 펼쳐지는 대로 읽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강아지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이 만들어낸 책

강아지가 궁금해 - 당신의 강아지를 이해하는 101가지 열쇠
마티 베커.지나 스패더포리 지음, 이신정 옮김 / 펜타그램 / 2007년 8월

 
어릴적 강아지를 키웠었다.

내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시기때 부터 우리집에는 강아지가 있었고,

내가 고등학교때가 마지막으로 강아지를 키운 때였다.

아파트로 이사와서, 웃풍도 없고, 따뜻하고, 편리하였지만,

마당이 없고, 화단이 없고, 강아지가 없는것이 가장 아쉬웠다.

이 책은 잭크라는 강아지에 대한 사랑과 기억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이빨이 빠져, 딱딱한 음식을 제대로 못먹을정도로 늙을때까지 오랜동안 키운 강아지였고,

그녀석의 성격과 좋아하는거 싫어하는것, 습관, 감정까지 모두 알정도로

우리 둘은 무척 가까웠다.

그때는 그냥 그녀석은 이렇구나 라고 순수하게 받아들였을뿐, 왜? 그럴까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없었다.

특히, 잭크는 눈치가 빠른 녀석이라서, 싫어하는 내색을 조금이라도 비치면 절대로 하지 않는 영리함을 갖춰서 그저 편안하고, 온전히 서로를 인정하는 그런 사이였다.

이책을 읽으면서, 많은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고,

그동안 각종 TV프로그램에서 나오는 강아지들의 이야기들이 생각나기도 하였다.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입바람은 싫고 바깥바름만 좋다고 할까였다.

난 단순히 인간의 입에서 나는 체취가 싫다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더 많은 냄새를 맡는것을 좋아한다니... 정말 나의 편견이 아니었나 싶었다.

그럴줄 알았다면, 50여가지 향수세트를 모아서 뒤썩어 놓는다면, 그녀석 무척이나 좋아햇을것 같았다.

100개의 질문과 답변을 읽으면서, 그동안 우리가 단순하게 생각햇던 문제들이 개에게는 좀더 복잡하고 본능에 따른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만약 집에서 강아지를 다시 키우게 된다면, 좀더 강아지의 입장에서 잘 대해줄 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책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는 101번째 질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결코, 절대로, 그렇지 않다는 답변에

지은이들이 얼마나 강아지를 사랑하고, 애정을 갖고 관찰을 하며 연구하고 있는지 알수 있었다.

역시 강아지를 키우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과 사랑을 꾸준히 표현해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나서, 이 책을 옆에 바이블로 두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