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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에게 보내는 편지
대니얼 고틀립 지음, 이문재.김명희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서른세살, 아내를 위해 산 생일선물인 자동차를 가지러 가는 길에 닥친 불행.
자신의 실수도 아닌, 그저 운이 나빠서 생긴 불행.
그 불행은 그를 평생 휠체어에 앉게 했고, 남은 생을 평생 불구의 몸으로 살아가게 하였다.
그런 불행을 가진 사람이 쓴 책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우 정돈되면서, 차분하고, 세상을 통달한 그런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53살 자신의 사랑하는 딸 데비의 아들인 샘이 태어나면서 그는 이책을 쓰기시작했다.
편지처럼, 일기처럼, 자서전 처럼, 그리고 유언처럼
대니얼 고틀립은자신의 이야기를 손자 샘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나중에 샘이 고통과 역경을 겪게 되면, 이 편지를 읽고 조금은 위로가 되고,
힘이되고, 극한으로 치닫지 않도록 좌절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전반적 발달 장애 PDD, 즉 자폐증을 앓고 있는 손자가 앞으로 받을 상처과 고통이
마음쓰이고, 걱정되는 그런 모습이 단어하나하나 구절 하나하나에 담겨있어,
책을 읽는 내내 가슴 한편이 뭉클하였다.
다발성 경화증으로 죽은 아내와의 추억, 부모님과의 추억, 딸 데비와 앨리와 함께하면서 배우고 느낀 생각을 소중히 하나하나 차분한 어조로 전달하고 있었다.
"피부에 난 상처는 잘 치료하면 보통 하루에 1mm씩 새살이 돋아난다. 그럼 마음의 상처는 하루에 얼마일까?"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렇지만,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다. 명심해라. 네가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면, 그생각이 네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수 있다는 것을."
"그릇을 크게 만들어라"
"마음은 고장난 콩팥, 영양가 있는 생각과 노폐물이 될 생각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부모와 조부모께서 내게 해주시는 말씀 같았으며,
내가 내 자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마치 예전 추운겨울 집에 돌아와보면, 할머니가 아랫목에 덮어둔 이불속에서 발견한 하아얀 사기그릇속 쌀밥처럼 따뜻하고 인자한 마음속 양식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