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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과 무생물 사이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어쩔수 없는 생물학도인가 보다.
이 책이 오랜만에 만나는 전공관련 책이었으며, 이미 배운내용에 비하인드를 담고 있어서,
마치 소설처럼 쉽게 읽어나갔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게 되는것을 보면....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좀 난해하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도 있지만,
어짜피 별점과 서평은 객관적인 것이라, 전적으로 내 개인적인 사견으로 결정되었다.
우선, 이책에 대한 선택을 위해 제 서평을 선택하신다면,
반드시 제가 생물학도였다는 것을 염두해 두시길 바란다.
책 서두에 등장하는 뉴욕 맨하튼의 이야기가 참 독특한 시작을 예고하였으며,
작가는 그렇게, 쉽게, 또, 결과론적인 연구결과보다는 그것을 밝히는 사람들,
즉 연구자에 대한 초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연구도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인것이므로....
작가 후쿠오카 신이치는 매우 정의로운 사람이며, 대단한 문장력을 소유한 과학자가 아닌 작가같았다.
작가는 일본의 국민적 영웅 노구치 히데요와 DNA 사슬을 규명한 왓슨, 크릭에 대한 세상의 평에 맞써고 있었고,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과 사람들을 밝히고 있었다.
물론 난 생물학도로서, 그의 이런 이야기가 그다지 새롭지는 않았고, 그가 설명하는 유전자, 프리온, 발생등의 여러 개념조차 이미 알고 있는 것이었으나, 식상하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과학적 개념을 과학적이지만, 흡입력있게, 배려하는 모습으로 쓴 문장의 힘에 의해 식상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갔다.
아니 오히려, 문장하나하나 세심히 읽어갔고, 후쿠오카 신이치가 과학자가 아니라, 작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의 대부분의 설명은 이미 배웠거나,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DNA 이중나선의 구조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하지만, 여기서 내가 얻은 것이 없다고는 말할수 없다.
바로 놀라운 슈뢰딩거에 대한 설명은 그동안 그저 그렇게 끼워맞추듯 알고 있는 생물학적 본질을
한마디로, 잘 정리정돈한 레고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슈뢰딩거는 생물관련 서적이나, 논문에서 그다지 본적이 없었다.
양자역학의 선구자인 에어빈 슈뢰딩거가 생명현상에 대해 기술한 내용이
1944년에 기술되었다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생명현상은 무질서를 증가시키는 큰 틀에서 (죽음에 이르는 단계),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라는 슈뢰딩거의 이론을 보고, 이처럼 숨겨진 천재들이 얼마나 많을지 감탄하였다.
생명의 본질은 그렇게 물리적이며, 화학적일뿐만 아니라, 철학적이다.
요새 들어나는 논문들에 대한 진실공방과, 도덕적 논리와 실험적 성공이 미칠 인류의 발전의 충돌등
그 주체가 생명이며, 그 대상이 생명이라는 점에서 이 철학적이며, 도덕적인 논쟁은
생명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는 한 끝이 없을것이다.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밝혔듯, 번데기를 통해 청띠제비나비를 부하시켰고, 배에 노른자를 품은 작은 도마뱀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등의 경험에서 얻은 생명에 대한 무의식적, 의식적 생각이
그 맥을 같이한다고 본다.
한 생물학도로서, 잠시 과학이라는 것을 했던 사람으로서, 생명을 가진 사람으로서, 자연속의 한 존재로서, 이 책은 나에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다.작가의 슈뢰딩거에 대한 설명은 그러한 생물학의 본질에 대한 접근을 대표한다고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