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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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의 소설, 7년의 밤.

정말 재밌게 볼 수 있는 소설책이라고 해서 기대를 하면서 보게 되었다.

그리고 영화로 지금 크랭크인이 되고 있다니, 각각의 배우들을 책에 인물에 대입해서 보게 되었다.

현수는 류승룡, 영제는 장동건, 서원은 고경표, 승환은 송새벽

개인적으로 책을 보면서, 장동건이 영제 역할을 정말 잘 해야 할텐데.. 잘 할 수 있을지, 서원을 고경표의 연기력으로 채울 수 있을지 살짝 걱정이 되었다.

세령호에서 벌어지는 부성애가 진하게 느껴지는 추리소설이다.

영제는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서, 모든 것을 자신의 물건처럼 마음대로 여기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고, 무슨 일을 해도 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신감과 억지스러움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부인과 딸을 때리면서, 잘못 된 것을 교정 시킨다는 말로 합리화 시킨다.

아주 치밀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또 역으로 잘 속이는 소시오패스의 성격을 띄고 있는 가장 입체적인 인물이었다.

현수는 만년 실패 인생처럼 보이는 인물. 야구 선수 2군으로 항상 뛰면서 1군으로 가기만을 바라지만, 자신의 아내를 지키다가 다리를 다치게 되고 영영 1군으로

성장하지 못하게 된다.

현수의 부인 은주 또한 , 예쁘고 좋은 직장으로 소개팅 자리가 넘치던 동생 영주에게 떠밀려 대타로 나가게 된 소개팅 자리에서 현수를 만나게 된다.

이 둘은 묘하게 닮아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자신만의 열등감을 가지고 그것을 어떻게든 극복하려고 아둥바둥 사는 모습이 보이는 인물들이었다.

영제의 딸, 세령.

세령호에 사는 세령이라... 뭔가 이름의 뜻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봤지만, 딱히 이름에 대한 의미 부여는 없는 것 처럼 보였다.

아버지에게 억압을 받지만, 자신의 유일한 친구 고양이 어니를 좋아하고, 분홍 담요에 집착하면서 살아가는 어린아이였다.

현수의 아들, 서원.

나이에 맞지 않게 철이 들었고, 어머니 보다 자신을 끔찍하게 여기는 아버지를 더 따르고 좋아했다.

그리고 전체적인 내용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승환.

현수의 회사 동료이자, 서원이의 삼촌 역할, 현수를 많이 도와주고 소설 책을 쓰고 있고 주변의 일에 항상 관심이 많고 영제를 주의깊게 보고 있는 인물이다.

좀 의문이 든게, 너무 승환을 현수의 동료라는 이유로 전혀 친해지는 계기나 내용도 없이 갑자기 현수의 모든 일에 희생을 하고 관심을 많이 가지는 내용 구성이 좀 억지스러웠다.

요즘 같은 시대에, 누가 회사 동료라는 인물로 상사의 아들을 자신의 조카처럼 여기면서 챙기고 무슨 일이 생길때마다 나타나서 도와주겠는지...

좀 현실적이지 못했다.

영제가 세령이를 때리던 날 밤, 세령이가 갑자기 도망을 치게 되면서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되었다.

현수는 운 안좋게 , 비오던 칠흙 같이 어둡던 밤. 임시 면허증을 가지고 운전을 하다가 세령이 자신의 차에 떨어진 걸 보게 되었다.

지독하게 치밀한 영제는, 자신의 딸이 죽었다는 것에 슬퍼하기 보다는 자신의 소유물이 없어졌다는거에 집착하는 모습이 소름끼치기도 하였다.

자신의 소유물이 없어지던 날 밤, 알리바이가 묘하게 겹치는 현수를 씨씨티비에서 보게 되고 끊임없이 그를 추격하게 된다.

그러면서, 승환은 소설을 쓰게 되는데 이런 글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 영제의 부인에게 내용들을 편지로 주고 받으면서 소설을 쓰게 된다.

영재의 부인에게 듣게 되는 영재의 성장배경과, 자신이 결혼하게 된 이야기, 세령이와 자신을 때린 이야기등을 조금씩 알려주는 내용들이 흡입력이 대단했다.

현수가 세령이를 치게 되고, 호수에 던지게 되는 장면까지의 내용들도 마치 영화를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표현하는 표현력이 정말 대단했다.

한 문장 한 단어들이, 얼마나 작가가 고심하고 잘 묘사하여 독자들에게 전달할지에 대해 치밀하게 생각하고 글을 쓴 게 느껴졌다.

그리고 영제의 잔인한 성격과, 교정을 하던 장면이 정말 책을 보면서도 무서워하면서 소름끼치게 느끼면서 보게 된 장면들이 많았다.

전체적으로 좀 아쉬웠던 장면은, 제일 극적인 장면 서원이가 댐에 갇혀 있고 수문을 닫고 영재가 현수를 협박하던 장면이었다.

댐에 관한 용어나, 수문을 닫고 열고, 마을 사람들이 잠기게 되고 , 이런 것들을 알기 까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장면들이 많았다.

댐을 잘 모르고, 용어도 생소했고, 지금 마을 사람들이 잠기게 되는 것인가? 서원이가 물에 잠긴건가, 이해가 잘 가지 않아서 계속 책을 다시 보고 또 봤던 장면들이라서 아쉬웠다.

그리고 극악무도한 영제가 어떤 형벌을 받았는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좀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고 결론을 내주었다면

독자로서 속이 좀 시원하지 않았을까 아쉬웠다.

중반부까지 끊임 없이 책을 넘길 수 밖에 없던 흡입력을 주는 글들은 정말 좋았고, 후반부에 갈 수록 조금 급하게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던게 아닌지 조금 아쉬웠다.

책을 읽으면서 , 이 책을 과연 여자가 쓴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거침 없고 질주 하는 문체가 참 터프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영화가 올해 말이나 내년에 개봉 된다면, 책과 비교해서 어떻게 표현 될지 정말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그리고 정유정의 28이라는 책도 재밌다는 말들이 많아서, 또 다시 나만의 상상력을 즐기면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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