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멀리 가고 싶은 너에게 - 시인 엄마와 예술가를 꿈꾸는 딸의 유럽 여행
이미상 글.사진, 솨니 그림 / 달콤한책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막내딸과 엄마의 서유럽 미술 여행.
내가 좋아하는 여행과 서유럽, 미술 거기다가 모녀간의 여행이라는 단어만 봐도 마음이 설레었다.
막내딸 솨니와 엄마, 솨니는 일러스트를 그리고 엄마는 시인이라는 직업으로 글과 짤막한 시를 쓰면서 여행에 대한 그때그때의 감정과 의미부여를
천천히 유연하게 써내려가고 있다.
 
솨니는 자유롭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 엄마의 피를 그대로 이어 받아, 자기 멋대로 하고 싶은대로 틀을 어떻게든 깨부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예술세계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녀의 엄마 또한 솨니의 엄마로서 어렸을때부터 자유롭게 자라고 싶었던 마음, 억압받았던 감정과 자신이 하고 싶었던 행동들을 그대로 솨니가 제재 받지 않고 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내버려둔다.
 
중학교, 학교 생활을 잘 적응하지 못하고, 또래와도 선생님과도 어울리지 못했던 솨니는 결국 자퇴를 결심하게 된다.
그녀가 이상한게 아니라, 그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받아 들일 수 없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서 적응하지 못하게 되었던 거 같다.
그런 딸의 스트레스와 억압된 마음을 풀어주고 이해해 주려고 노력하는 자유롭고 , 함꼐 예술분야에 있으면서 없어서는 안될 든든한 존재로 자리 잡고 있었다.
 
어렸을 떄에는 항상 유명한 랜드마크는 다 돌고 , 맛집,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을 모두 다 돌고 체력이 방전되어 기억에도 안남고 오로지 카메라 작은 프레임에만 남기는 그런, 스피드한 여행을 해야만 여행을 한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어느새, 여행 책을 모으고 읽으며 간접경험하고  나도 그 여행을 실천하는 느리게 하는 여행을 하면서 훨씬 많은 걸 느끼고 경험하게 되고, 몰랐던 일상생활에까지 여행이 어느새 깊숙이 스며드는 걸 경험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나라의 현지인이 아닌 이상, 그 나라에서만 할 수 있는 걸 한 두가지 하면서 여행에 온 보람도 느끼고 천천히 그 여행을 즐기는 중간의 정도를 지키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이 책에서도 말해주고 있었다. 함꼐 생활하던 룸메이트 건축가는 여유로이 여행을 즐기며 테이블에 앉아 책을 보며 하루를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보내고 있었다. 그런 그를 보며 저자도 저런 여행을 꿈꾸고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프로스트의 시처럼 " 우리에겐 아직 가야할 몇 마일이 잇다. " 건축가처럼 머물 수 없다는 점에 대한 아쉬움과 더 많은 것을 경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같이 느껴졌다.
 
 
기차가 바다르 건너는 것은
하룻밤,
기차가 포대기에 업혀
눈을 감을 떄
바다는 구름처럼 날아갔다.
새소리 바람소리도 없이
한밤 중 기차가 바다를 건널때
바다는 없고
흐린 불빛 소에
기호와 숫자들이 출렁였다.
녹이 슬고 칠이 벗겨진
드럼통 배가 기차를 업고
시칠리아를 떠나나.
기차는 실눈을 뜨고
몸이 끌고 갈 수 없는 짐들이
바퀴 아래 가볍다.
- 졸시, <지중해에서> -
 
피렌체,베네치아,피사의 사탑, 고흐의 별이빛나는카페 등
이름만 들어도 화려하고 눈부신 곳을 솨니의 감각 대로 우리가 생각하는 익숙한 그림이 아닌, 독특한 그림과 표현법으로 전부 다르게
일러스트를 표현한 점이 정말 독창적이고 재밌었다.
 
솨니가 하자는 대로, 잘할 수 있는 것을 응원하고 있는 엄마 덕분에 솨니의 꿈은 더 커지고 모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새계로 넓게 뻗어져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드라마에나 나오는 재벌집 딸이나 재력을 바라던 , 꿈꾸던 어린 시절은 이제 다 지니갔고, 자유롭게 내가 하고 싶은 꿈과 열정을 묵묵히 뒷받침 해주고 또 같은 분야에서 조언해주는 좋은 엄마 한명만 있다면 모든걸 다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의 방황을 기회 삼아 솨니는 더 큰 세계로 미국에서 조기 졸업자로 선정되었고 3년 연속 상을 받기도 하였다.
그의 자유로움과 예술적인 능력은 , 그런 그녀와 똑같이 닮은 엄마가 항상 뒷받침 하고 있어서 가능할 것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영화에서 본 내용, 음악, 책 등, 지금 이 순간의 여행과 어울리는 글들을  옮겨적음으로서 그 장면들을 찾아보고 느껴보면서 여행의 순간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기분이 들어서 신선했다.
솨니의 일러스트와 걷잡을 수 없는 자유분방함과  엄마가 솨니에 대한 정성스러운 마음과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 두 모녀가 정말 다정해 보이고 함꼐 공감하며 서로의 역할을 지적하고 바로 잡을 수 있다는 게 정말 부럽기도 하고 배우고 싶은 점이 많은 두 모녀의 여행 이야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