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다정한 사람
은희경 외 지음 / 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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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10명의 작가들이 더해진 여행 에세이집.

내가 좋아하는 김훈 작가님, 이병률 작가님,신경숙 작가님, 은희경 작가님,박칼린과 매력적인 가수들 이적과 장기하까지

이명세 감독님과 소설가 백영옥님, 요리사겸 에세이스트 박찬일님까지

 

작가,요리,여행가,뮤지컬 음악감독, 가수까지 정말 매력적인 직업을 가진 10명의 사람들의 여행 스토리는 어떠할지 기대가 되었다.

 

끌림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로 잘 알려진 이병률 작가가 9명의 작가들과 동행하며 사진 담당을 하였다.

김훈 작가님이 보는 여행은 마치 그의 책들에서 느껴지는 지극히 섬세하고 깊숙하게 지식을 하나에서 부터 열까지 다 알려주고 역사를 되새겨주는 역할을 해주는 게 느껴졌다. 미크로네시아에서 받은 전쟁의 폐해가 전쟁의 잔해들에 대한 잔잔하면서도 서글픈 이야기를 그의 방식대로 담담하게 전쟁의 최후의 모습을 맨드라미 꽃으로 아련하게 소개해주었다.  그의 우직한 필체과 사실적인 감동이 그대로 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자전거 여행 책에 빠져 있던 내게 그의 여행 이야기는 또다시 신선하게 느껴졌다.

 

뮤지컬 음악감독인 박칼린, 그녀 역시 시원시원한 성격 처럼 광활하다 못해 세상의 끝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뉴칼레도니아의 바다게 갔다.

뉴칼레도니아의 무인도 노캉위의 사진을 보는 순간,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세상에 저런 곳도 존재를 하다니,

개인적으로 바다를 좋아해서 저기는 정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글로는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드넓고 에메랄드색, 옥색, 하늘색 여러가지 색들로 이루어진 맑고 투명한 바다와 하얀 꽃소금처럼 깨끗한 바다가 이루어진, 백사장이 바다 정 가운데에 연결되어 있는 듯한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다.

예전 코사무이와 끄라비 섬에 갔을 때 , 바다 한가운데에 떨어뜨려놓고 수영하라고 하던 게 생각이 났다. 박칼린 역시 무인도 섬에서 1시간의 여유를 선사받고 맘껏 수영하고 아무 생각없이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며 그녀 특유의 시원하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서, 진짜 저런게 여행이지..

생각이 들면서 당장 정 반대의 뉴칼레도니아의 바다로 떠나서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을 받고 싶었다.

 

박찬일이 소개해주는 일본 규슈의 예키벤 도시락 여행은 정말 군침이 돌았다. 기차 여행을 다니면서 도시락을 먹어보는 여행인데, 일본 특유의 정갈하고 이쁘고 다양한 반찬들로 가득찬 도시락의 향연들이었다. 식도락 여행을 좋아하는 나에게 언젠가는 꼭 경험해보고 싶은 여행이었다.

한국 사람에게는 아직 벤또의 문화가 공감 받지 못해 자리 잡지 못했지만, 일본에서의 도시락 문화는 훨씬 더 깊이 있고 특유의 아기자기한 감성이 있다는게 느껴졌다.

 

장기하는 런던에 맥주여행을 떠났다. 맥주를 너무 사랑하는 나에게 진짜 꼭.. 런던의 맥주는 먹어보고 싶고 패션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가고 싶은 나라 1순위의 나라이다. 펍에서 즐기는 런던 특유의 에일맥주는 미지근 하고 탄산도 없어서 처음 맛볼때는 밍숭맹숭하지만 낮은 도수로 즐기기에 정말 좋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술 문화는 밤에 진탕 마시면서 끝까지 가는 방식이지만, 런던의 술 문화는 낮은 도수의 맥주가 많아서 일하다가도 점심시간에 반주로 한 두시간 즐기는 문화라고 하니 정말 신선했다. 

"살아있는 음료는 맥주다. 건조해진 식도를 타고 들어가 몸에 퍼지는 것을 느끼는 동안 아주 잠깐 동안 강렬하게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문구가 맥주 애호가로서 정말 와닿았다. 열심히 일하고 나서 시원하게 목으로 넘어갈 때의 탄산의 짜릿함과 씁쓸하면서 고소한 그 뒷맛은 맥주를 계속 찾게 되는 이유중에 하나일 것이다.

장기하가 여행을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한편으로는 게으르다고 표현 할수도 있는데, 맥주를 즐기다가 봐야할 공연을 놓치기도 하고 유명한 명소지를 가다가도 사람이 많으면 다른 곳을 가다가 문득 더 아름답고 새로운 곳을 발견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여행의 진정한 정신 , 게으르고 현재에 집중하는 모습이 정말 좋았고, 게으르게 나도 아무런 목적 없이 당장 떠나고 싶어졌다.

 

전혀 다른 여러 나라들의 감성과 작가들 저마다의 감성과 여행을 마주하는 방식에 대한 글들이 가득해서, 정말 보는 내내 다양한 볼거리로 눈도 즐겁고 대리만족감도 느끼면서 여행감성도 살아나게 해주는 따뜻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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