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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 2 ㅣ 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평점 :
자전거여행을 읽고, 그 여운을 잊지 못하고 있다가 2권이 있다는걸 뒤늦게 발견,
다시 김훈만의 따뜻한 글들에 빠지게 되었다.
그가 말해주는 글들은, 자연과 역사에 관한 심오하고 섬세한 글들인데 참 매번 볼때마다 혀를 내두를 정도로 놀랍다.
관찰력과 지금 보는 자연경관들과 그냥 지나치고 지나갈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1권에서 된장국에 대한 이야기도 정말 놀라웠다.
된장국을 끓이게 되는 과정, 그 안에 녹아든 서민들의 감정, 손맛, 목구멍에 넘어오는 맛, 씹히는 정도, 속안에 들어왔을때의 느낌까지 그가 말해주는 구수하고 정있는 이야기들은 작은 것에도 담담하게 위로가 되어주는 글들이라서 너무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다.
'자전거를 저어서 나아갈 때 풍경이 흘러와 마음에 스민다.
스미는 풍경은 머무르지 않고, 닥치고 스쳐서 불려가는데 그 때 풍경을 받아내는 것이 몸인지 마음인지 구별되지 않는다.
풍경은 바람과도 같다. 방한복을 벗어버리고, 반바지와 티셔츠로 봄의 산하를 달릴때 몸은 바람 속으로 넓어지고, 마음은 풍경쪽으로 건너간다.
나는 몸과 마음과 풍경이 만나고 또 갈라서는 그 언저리에서 말들아, 풍경을 건너오는 새 떼처럼 내 가슴에 내려앉아다오.
거기서 날개 소리 퍼덕거리며 날아올라다오'
숲에 대한 이야기,
'나무는 개체 안에 세대를 축적한다. 지나간 세대는 동심원의 안쪽으로 모이고, 젊은 세대가 몸의 바깥쪽을 둘러싼다. 나무껍질 바로 밑이 가장 활발히 살아있는 세대이다. 이 젊은 세대가 뿌리의 물을 우듬지까지 끌어올려 모든 잎들을 빛나게 하고 나무의 몸통을 키운다. 이 젊은 세대는 점차 기능이 둔화되고 마침내 정지되어 동심원의 안쪽으로 숨어들고, 나무껍질 밑에는 다시 새로운 세대가 태어난다. 젊음은 바깥쪽을 둘러싸고 늙음은 안쪽으로 고인다. '
풍경과 마음, 역사속의 이야기들, 조상들을 숭고한 정신들을 견고하고 뚝심있는 문체로 담담하게 이야기 해주는 자전거 여행2
자전거를 타고 여름부터 가을초까지 다니며, 그가 느꼈던 시장 속 이야기 부터 역사적인 장소에 대한 숭고한 정신과 느낌까지 섬세하고 따뜻하게 이야기 해주는 여행이야기, 자전거만 있으면 어디든 떠나서 여행하면서 내것으로 만들며 풍경과 마음으로 바라볼줄 아는 그의 정신과 글솜씨를 정말 본받고 싶었고, 나도 당장 자전거 여행을 훌쩍 떠나서 자연과 역사적인 우리 공간을 눈으로 마음으로 느끼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