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박웅현이라는 사람에게 매료되고 난 이후로 연이어 3권째 읽고 있는 인문학.

내가 생각해도 참 놀랍다. 

책을 읽으면서 그 작가가 좋아서 이렇게 연이어 책을 읽은 적은 처음인데 .. 

 

 

책은 도끼다를 읽으면서 머리를 누가 탁 때리는 느낌이 들었다.

인문학이라는 분야를 접한 것도 박웅현 작가 떄문이었고, 책을 그동안 내가 잘못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책을 접할 때는, 집중하는 시간도 많이 걸렸고 책을 꼭꼭 씹어 본다는 자체가 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독서법이었다.

 

 

책은 도끼다에서 말해주는 꼭꼭 씹어서 책을 봐라는 내용은 정말 신선하고, 마치 견문과 시청이 다르다는 내용을 볼때와 같은 심정이었다.

항상 보던것, 알던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그게 다라고 생각했지만, 한번 더 멈추어서 그 주변의 것을 다시 보고 , 내 감정에 따라 그 주변의 것이 다르게 보이고 환경과 내가 느끼는 바람 까지도 다르게 느껴진다는게 ...

 

 

왜 여태까지 나는 빠르게, 항상 달리면서 살았던지 조금 후회가 되기도 했다.

 

 

박웅현이 말했던 대목중에서, 벤치에 앉아 꽃들을 바라보면서 그 꽃 주위에 벌들이 오기도 하고 물방울이 맺혀있기도 하고 여러 형상들을 보면서

다시, 삶의 한순간을 꼭꼭 씹어 먹듯이 되새김질 하면서 감사함을 느낀다는 부분이 참 와닿았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 즐거움은 뭔가 정말 영화나 드라마처럼 스펙터클하고 뭔가 거대하고 화려한 것이라고 생각만 했던 예전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지금도 드라마틱한 삶에 대한 환상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삶의 한순간, 책을 꼭꼭 씹어 보면서 더 많은 걸 느끼고 와닿는게 많다는 말이 어떤건지 이제는 확실하게 이해가 되는 내모습이 조금은 대견스러웠다.

 

 

얼마전에 봤던 나우이즈굿이라는 영화와 함꼐 오버랩이 되었다. 그 영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한순간들이 모여서 삶이 되는 것처럼 , 책에서 말해주는 내용들을 흘려 보는 것이 아니라 꼭꼭 씹어보고 다시 보고 생각해보고 스스로 그려보면서 내것으로 만드는게 진정한 책읽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밀란쿤데라의 참을수 없는 가벼움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불과 얼마전에 읽으려고 시도했던 책이었지만, 너무 미사여구가 많고 고전적인 내용과 느린 전개에 답답함을 느껴서 도중에 읽다가 포기한 책이었다. 박웅현이 말하는 그 책에 대한 감동들, 단어 하나에도 묘사와 인물의 사랑과 역사적 배경까지 함축되어 있다는 내용들을 보면서 내가 정말 책을 꼭꼭 씹어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들의 내용을 음미하고 곱씹어보면서 그 시대의 사랑 이야기, 인물들의 입체적인 캐릭터에 대한 감정변화, 주인공의 불완전한 사랑 , 희생적인 사랑에 대해 절절하게 얘기하는걸 보면서 사랑에 대해 내가 그동안 갖고 있었던 편협했던 고정관념이 조금은 깨졌던 거 같다.

 

 

그리고 안나카레리나에 대한 내용도 참 고전적인 사랑이야기지만, 그 시대의 가식적인 사람들과, 사랑에 한없이 희생적이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흥미로웠다. 안나카레리나는 책으로는 못보고 영화로만 봤는데, 영화를 보면서 조금은 이해가 가지 않았던 인물의 감정기복들이 조금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었고 , 책으로 다시 보면서 인물들의 내면과 시대적인 배경, 가식적인 사람들의 상투적인 묘사가 어땠는지 다시 곱씹어서 보고 싶어졌다.

 

 

박웅현의 책은 뭔가 묘하게 빠져드는 마약같다.

내가 싫어했던, 관심이 없었던 고전들, 머리 아픈 책들도 그가 말해주면 정말 흥미롭고 재밌게 느껴지는 책들처럼 느껴진다.

인생의 지침서라고  말해줬던 안나카레리나를 책으로 읽어보면서, 인생의 방향 역할을 정말 잘해주는지 직접 느껴보고 싶어졌고, 포기했던 고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나도 밑줄 쳐가면서 읽고 또 읽어 보면서 꼭꼭 씹어서 내것으로 만들어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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