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여행산문집
이병률 지음 / 달 / 2012년 7월
평점 :
이병률, 끌림으로 유명한 그 여행 에세이를 미루고 미루다가, 그가 최근 새롭게 여행 에세이를 낸다길래, 망설임없이 바로 구입을 했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제목처럼 내용도 감수성이 살아나는 따뜻한 차 한잔을 머금은 듯한 글들과, 내용들 , 포근한 어휘들과 잔잔해 보이지만 격정적이기도 한 내용들이 함께 공존하는 책이었다.
우리에게 사랑이란 어떤 의미일까, 여행의 동반자, 삶을 함께 살아가는 친구이자 동반자, 때로는 그냥 옆에만 있어도 힘이 되고 따스함 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그런 존재 ...
그런 존재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주는 , 이 책은 가을에 딱 어울릴만한 책이었다.
행복을 찾기 위해 광나게 문지르면 행복이 찾아올것만 같았고,
누군가의 등짝을 바라만 보는게 인생의 내비게이션이 될것 만 같은,
닮고 싶은 사람, 아름다운 사람, 좋은 친구 사랑하는 누군가의 등.. 그걸 바라보고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방향 이라는 절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련스러운 애정 가득한 글들과 , 슬프게 시리기도 한 순애보 가득한 글들...
어쩌면, 지금 현실 속에 똑같은 사랑 놀음, 쉽게 시작하고 쉽게 끝내버리고, 가슴 절절한 사랑, 천천히 깊게 하는 사랑은 잊은지 이미 오래 되었고 우리는 너무나 헐떡거리며 그 시간에 뒤도 안 돌아보고 발맞춰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그런 무미건조한 사랑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하면 , 시간을 내서 간다고 보통 생각을 하지만, 이병률 작가는 여행을 가서 시간을 얻어온다고 한다. 그 말 처럼, 여행을 하면서 우리가 얻는것은 일상 생활 속에 살짝 걸쳐져 있는 행복을 다시 찾는 지름길인거 같기도 하다. 여행을 하면서 다시 활력 충전을 하기도 하며, 마치 내가 다른 세계의 사람으로 변신하기도 하는 또다른 내 자신을 보기도 한다.
그런 여행이라는 매력적인 공간, 교집합 속에 우리들의 만남, 당신과의 만남, 아름다운 사람, 좋은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한다는 건 , 일상적인 평범한 만남이 아니라, 여행이라 감수성이 최고조의 남녀의 만남은, 참 얼마나 짜릿하고 황홀 한 것일까 ...
다시 연애에 대한 감정이 새록새록 생각이 나고, 연애세포가 다시 살아나는 기분이 들었다.
작가가 말하는 사랑은 격정적이거나 열정적인 감정은 아니었지만, 잔잔하고 따뜻한 감수성있는 글들은 을씨년 스러운 내 메마른 감정에 촉촉하게 젖어드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이야기 하는, 사랑이 어떤건지,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우울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했던 스쳐지나가는 일상들을 세세하게 이야기 해주고 있다.
어쩌면 우리의 일상도 무미건조한 쳇바퀴같이 흘러가는 생활 속에 여행처럼 짭짤한 소스가 조금만 가미 된다면 ,말라 비틀어진 퍽퍽한 감자도 촉촉해지면서 먹으면 행복해지는 평범하지만 스스로가 든든하게 느껴지면서 꽉찬 일상의 하루가 되지 않을까 .. 생각해본다.
책을 덮으면서 , 지금 내 옆에는 사랑하는 사람,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사람이 있을까,
그런 사람을 빨리 찾아서 , 나도 미적지근하기도 했다가 금방 나도 모르게 뜨거워지는 절절한 그런 연애가 해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