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
권호영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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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 그림 같은 표지와 제목을 보면서 이 책은 어떤 여행 에세이일지 호기심이 생겼다.


조지아는 어디에 있는 나라고 제목 처럼 대체 뭐가 있는 걸까? 



5p. 서병용 작가님의 말로는 유럽의 모든 나라 중 '조지아'가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했다. 

자연 풍광, 음식, 사람과 음악, 모든 것을 다 갖춘 나라는 흔치 않을 거라며,


스위스 사람들이 산을 감상하러 오고,

프랑스 사람들이 와인 마시러 오는 곳.

이탈리아 사람들이 음식을 맛보러 오고,

스페인 사람들이 춤을 보러 온다는 곳. 



여러 나라에서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조지아를 여행 하는 매력적인 문장을 보고 더욱더 호기심이 생겼다.



어느 나라를 가든 호객 행위를 하는 택시를 공항에서 부터 조심해야 한다.


트빌리시에 도착해서 공항택시 호객을 물리치고 얀덱스 앱으로 택시를 불러야 한다.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카카오 택시 어플처럼, 안전하고 저렴하게 도착지에 도착할 수 있고 요금까지 계산해준다고 하니 꼭 이 어플을 준비해야 겠다. 


그리고 얀덱스 앱을 사용하려면 공항에서 유심칩을 사야 한다. 막티 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여행 객들 줄에 눈치껏 서면 된다.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하는 카즈베기의 명소들이 눈길을 끌었다. 


광할한 절경들의 산과 넓고 깨끗한 호수들의 사진들을 보면서 나도 저곳에 가서 눈으로 직접 보며 

자연을 느껴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카츠베기 마을에 스테판츠민다에는 빨간 버스 카페가 줄지어 서있었다. 

버스 안을 카페처럼 그들만의 분위기로 꾸민 빈티지한 벽지와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소박하지만, 따뜻하고 정겨워보였다. 



106p. 조지아의 모든 음식은 '시'다. 조지아는 사람과 자연,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 냄새 더해주는 음식까지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나라이다. 러시아의 유명한 시인이자 소설가인 푸시킨은 '조지아의 음식은 한 편의 시와 같다' 라도 표현하기도 했다. 

조지아 전통 방식인 크베브리 양조법으로 만든 와인부터, 화덕으로 굽는 커다란 빵, 자연에서 방목하여 키운 가축, 신선한 채소와 과일 뿐 아니라 그들만의 조미료 역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데 한 몫 하는 비밀요소이다. 



현지인 사람들이 매번 추천하는 토마토 샐러드를 계속 먹었다는 언급이 있어서, 얼마나 맛있을지 꼭 먹어보고 싶었다. 


107p. 퍼플 바질이 향을 돋우고, 알싸한 매콤함과 토마토의 달콤함이 어우러진 신비한 맛으로 입안이 가득 찼다. 마치 맛있는 고기의 육즙이 터지듯, 토마토를 한 입 크게 

베어 물면 상큼한 과즙이 톡 터졌다. 꽃향기가 났다. 


신선한 토마토의 재료를 잘 설명한 문구를 보며 조지아의 음식들이 더 궁금해졌고, 재료들 본연의 맛으로 완성 시키는 정성이 느껴져서 좋았다. 




136p. 시그나기가 사랑의 도시로 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림을 그리는 일을 업으로 삼는 프랑스인이 조지아의 작은 마을 시그나기에 살고 있었다. 어느날, 그는 조지아에 놀러온 이웃 나라 러시아 여인에게 한눈에 반하고 만다. 

그녀의 마음을 얻고 싶었던 프랑스 화가는 자신의 재산을 탈탈 털어 그녀에게 바칠 장미꽃 백만 송이를 준비 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리메이크를 해서 유명한 장미꽃 백만송이의 유래를 듣고 보니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여행에서의 묘미는 자연스럽게 만난 우연을 가장한 여행 메이트들과 함께 하며 즐기는 순간들인 것 같다. 


여행길에 만난 친구들 덕분에 시가도 선물 받고 와이너리 투어도 가고, 가장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함께 움직이며 즐기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자유로워보였다. 


유명한 와인들을 양조장에서 직접 마시고 시음하며 느끼는 체험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고, 와인을 설명해주는 현지인들의 추천까지 더해지면 정말 완벽한 코스가 될 것 같았다. 



무엇보다 부러웠던 조지아 에어비앤비 이야기가 너무 좋았고 꼭 경험해보고 싶었다.


국내에서는 에어비앤비를 자주 이용해보았지만 , 세계여행을 하며 현지인들의 삶과 일상들을 밀착 공유하는 느낌은 어떨지 상상만 해도 설레였다.


100년도 더 된 건물을 리모델링을 하여서 주인의 취향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와 그들이 직접 만든 음식을 선물하며 따뜻하게 환대하고, 자연 그대로의 따뜻함이 느껴지게 살린 역사가 살아있는 숙소의 모습들이 너무 좋았다.


작가가 분통하며 적은 숙소에 대한 이야기 중에, 통나무 집을 몇 달 전부터 예약을 했지만 도착 30분 전에 다른 숙박객들에게 객실을 내어준 무례한 경우를 보면서 너무 화가 났다.


숙소가 아주 깊숙한 숲속에 있어서 다른 임시방을 내어 준다고 해도 숙박을 할 것이라는 안일한 태도를 한 주인도 맘에 안 들었고, 예약한 손님에 대한 우선 순위와 체계가 전혀 없는 걸 보면서 무례함을 뛰어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상상도 못할 일이라 더 화가 났다.


그런 마음을 전날 찾은 에어비앤비로 가서 모닥불을 태우며 심신을 달랜 장면을 보며, 사람한테 받은 상처는 다시 사람의 호의로 괜찮아지는 모습이 너무나 공감이 갔다. 


조지아에 대한 느낌이 소박하지만 따뜻한 사람들의 모습과 음식에 대한 정성과 진심이 느껴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 정서처럼 친근하게 느껴졌고 여행을 간다면 자연스럽게 그 문화에 녹아들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명소들 중에 가장 가보고 싶은 설산이 있는 코룰디 호수의 모습.


설산을 눈앞에서 감상하는 느낌은 어떨까? 

내가 마치 하늘에 떠있는 느낌이 들 것 같고, 저 구름들을 눈앞에서 손으로 잡을 수 있을 것만 같은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사진으로는 저렇게 멋있지만 트레킹 코스로는 무려 7-8시간이 걸린 설명을 보며, 

언젠가는 체력을 키워 꼭 도전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책 표지의 모습이 유화 그림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올드하우스 카페에서 찍은 사진이라서 놀랐다. 


사진 처럼 잔잔하고도 웅장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동굴 같은 카페는 광할한 대자연을 눈앞에서 감상하면서 

홈메이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장소라고 하니 사진 한장만 봐도 어떤 느낌일지 너무 궁금하고 가보고 싶었다. 



길거리에서 만난 핸드메이드로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할머니의 무뚝뚝한 표정을 무장해제 시킨 작가의 행동을 상상하며 재밌기도 했고, 

그들만의 핸드메이드의 자부심이 느껴져서 좋았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상품들도 좋지만,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핸드 메이드 작품들을 구경하고 쇼핑하는 것은 언제나 설레이게 하는 여행의 묘미인 것 같다. 




222p.내가 만든 것을 누군가 알아봐주고 값을 쳐준다는 것은 감사와 기쁨이 뒤섞인 환희의 감정일 것이다. 많이 걷고 많이 보는 것만이 정답은 아닐 것이다.

한 곳에 가만히 앉아 불어오는 바람을 온전히 느끼는 하루도, 맛있는 것을 찾아다니며 맛보는 하루도, 미술관에 콕 박혀 보내는 하루도,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는 하루도, 전부 소중하다. 알록달록한 색깔이 가득한 그곳에서는 특히 그랬다.


누군가가 알아봐주고 내 재능에 값을 쳐준다는 것은 인정을 받는 것이고 동시에 기쁨의 대가를 얻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내가 여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많은 곳을 다니지 않아도, 온전히 느끼는 하루의 소중함을 잘 설명하고 있어서 너무 좋았던 부분이다. 


오래된 서점을 방문하여 그 나라 언어로 번역된 어린왕자 책을 수집하는 작가의 취향이 참 좋았다. 

낡은 책들을 구경하며 그들의 일상을 같이 공유하고 책의 역사들도 함께 알 수 있으니 너무나 근사한 책방의 추억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잊지 않고 조지아어로 쓰인 작은 크기의 책까지 선물로 받았다니, 온전히 그들과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받은 선물 같은 하루를 동시에 받았을 것 같아서 가장 부러웠다


시국이 좋아져서 해외 여행을 자유롭게 갈 수 있다면 나도 작은 물건들을 수집하며, 현지인들과 소통하고 정서적으로 교감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잘 알지 못하는 나라 조지아에 대해서, 적절한 정보와 작가의 취향과 경험부터 그 나라의 여러 음식들 와인, 맥주, 광할한 자연 풍경들, 열차를 다니며 겪은 에피소드들까지 조지아에 대해 친근하게 속속들히 알 수 있었고 책이었다.


여행을 가고 싶다면, 조지아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여행에세이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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