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교토 (꽃길 에디션)
주아현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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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을 교토에서 살아보기, 소박하지만 반짝이는 순간들을 꾹꾹 눌러담은 책이었다.

 

교토에 가본적은 없지만, 교토가 주는 이미지는 엄청 조용하고 선사들이 많고 역사가 깊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경주 같은 느낌이 강했다.

 

일본에서 조용하고 고즈넉한 나라 교토에서, 작가가 좋아하는 카페와 자연들을 만끽하면서 일상을 보낸다.

 

특별하게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하는 여행이 아닌, 정말 말 그대로 일상을 살아가는 여행. 어떤 일상 여행일지 궁금했다.

 

벚꽃이 제일 만개하는 4월에, 교토에 여행을 떠난 작가가 제일 부러웠다.

 

여행자가 아닌 현지인 처럼, 늦잠을 자고 배고프면 밥 먹으러 나가고 여러 자연과 사람들을 사진에 담은 소박함이 참 좋았다.


지역마다 작가가 선정해서 소개해주는 카페 소개가 흥미로웠다.

음료와 음식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 날의 기분과 주인과 이야기 한 내용들과 분위기를 잘 담아냈다.

 

정말 그 카페에 한번씩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커다란 프렌차이즈와는 비교 할 수 없는 정성스러움과 친근함이 참 좋았다.

 

그리고 큰 연못과 공원이 있는 가모가와가 인상 깊었다. 작가는 주로 자전거를 많이 이용했는데, 가모가와도 역시 자전거를 타기 좋은 길이었다.

 

풀냄새와 조용한 분위기에서 작가가 다녀간 곳 그대로 여유롭게 책도 읽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여유롭게 꼭 한번쯤 보내고 싶었다.

 

가모가와에 위치한 와이프 앤 허즈밴드라는 카페는 가게 안에서 커피를 마셔도 되고 피크닉 세트를 가지고 밖에서도 즐길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았다.

ASK ME 라는 카페는 어떤 할아버지가 운영하시는데, 자기한테 뭐든지 물어봐도 좋다고 가게 이름을 그렇게 지으셨다고 한다. 귀엽고, 할아버지와 친구가 되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만 알고 싶은 조용한 카페에서 친구가 되기도 하고, 소통을 편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극찬한 브랑슈라는 카페는 저렴한 가격에 정식과 무료로 커피까지 먹을 수 있는 곳으로, 무려 4번이나 갈 정도로 좋았다고 하니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소박하지만 작가의 버킷리스타가 참 귀엽고, 진정으로 여행을 즐기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빈티지 가게에서 예쁜 원피스를 입고 종일 돌아다니기, 동네 목욕탕에서 낯선 사람들과 목욕하기, 마음에 드는 카페나 장소를 미련이 없을 만큼 몇번이나 가기,자전거 바구니에 오니기리를 담고 산책하다가 아무데서나 털썩 앉아 먹기, 시장이나 동네 마트에서 장을 봐 와서 아침 해먹기, 시간을 달리는 소녀 속 마코토가 된 듯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 빙수가게에서 짱구가 먹던 시럽이 뿌려진 빙수 먹기, 전철 타고 즉흥 여행, 여행에서 만난 사람과 친구가 되기

 

너무 귀엽고 구체적인 버킷 리스트라서 친근하게 느껴졌고, 여행을 즐기는 본인만의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빈티지 가게에서 옷을 사서 돌아다니기도 하고, 가게 주인과 원 없이 이야기를 해보기도 하고, 게스트 스탭이 작가에게 좋아하는 색깔을 물어본 뒤 학종이를 예쁘게 접어 선물한 손편지가 제일 기억에 남았다.

때로는 오래 보면 볼 수록 좋은 친구도 있지만, 낯선 곳에서 만나 친구가 되어서 더 좋은 경우도 있다. 그런 소중한 만남들도 뜻 깊었고, 작가가 대하는

교토와 나라 지역에 대한 느낌을 자세히 적어놓은 것도 좋았다. 특유의 감성이 들어 가 있는 사진을 보면서, 나도 나만의 감성을 담은 사진을 꼭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렇게 설렘이 희미해지고, 아쉬움이 뚜렷해질 때 비로소 여행의 끝을 실감했다 '

여행이 주는 설레임과 아쉬움, 정말 딱 적절한 비유였고 일상 여행을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었다.

 

4월 벚꽃이 만개하기 직전의 좋은 날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미리 벚꽃 구경도 하고, 교토 여행을 대리만족으로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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