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의 세계 - 뇌과학자가 전하는 가장 단순한 운동의 경이로움
셰인 오마라 지음, 구희성 옮김 / 미래의창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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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3 저자: 셰인 오마라.


책의 후반부를 읽을 무렵 깨달았다. 뇌과학, 도시생태, 사회학, 진화, 질병 예방 다 끌어다가 걷기의 효용을 두루 다루는 책을 읽으면서도 오늘 하루 그냥 집에만 있었다. 움직이는 게 낫겠지, 하고 오랜만에 실내자전거를 30분쯤 탔다. 저녁은 굽네치킨 고추바사삭과 치즈볼을 먹었다. 그러고서 읽던 책을 마저 다 읽었다.

곁의 사람이 산책을 나가자고 했다. 해는 8시 다 되어서 지는데 7시 반쯤 되었다. 피곤해서 망설이다 같이 가기로 했다.

우리의 걷기는 사뭇 다르다. 나는 빠르게, 넓은 보폭으로 걷는 걸 좋아한다. 곁의 사람은 땀이 나는게 싫어서 느릿느릿 보폭도 좁게 걷는다. 나는 걸으면서 전화기를 들여다보지 않지만, 곁의 사람의 전화기는 물아일체 수준이다. 나는 낯선 골목, 사람 적은 시간의 대로, 숲길 걷기를 좋아한다. 곁의 사람의 걷는 목적은 어떤 곳에 다다르는 것이다. 주로 마트나 빵집 같은 곳을 둘러보며 구경하길 좋아한다. 하나만 골라, 하면 나는 마냥 걷기를 고르겠지만, 곁의 사람은 빵과 과자와 아이스크림(세 개 잖아!)을 택할 것이다.

길을 나서자마자 학교 아이들을 마주쳤다. 서로 못 본 체 했지만 알았을 것이다. 평소에도 빛나는 행색은 아니지만 오늘은 뻗친 머리 가릴 버킷햇에다 원피스 대충 골라 입고 나왔는데 창피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나를 속상하게 한 적이 많은 터라 불편했다.

직장을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건 아주 좋은 일이다. 최대의 장점을 고르라면 그렇게 적당히 걸을 수 있는 거리라는 것. 단점은 너무 많아서 생략한다. 아니, 아까처럼 아이들을 동네에서, 오가는 길에서 자주 마주친다. 일부러 내게 어디어디 사시잖아요? 하고 떠보듯 대놓고 말하는 아이에게 태연한 척 그래, 하면서 불쾌함을 삼킨다.

그래서 그렇게 아쉬운 시작을 지나 지하철 역이 있는 대로를 향하고, 그 반대편으로 건너갔다. 시장과 먹거리 골목이 있어 적당히 둘러보았다. 결국 발길이 머문 건 처음 가보는 빵집. 멜론빵과 대파베이컨패스츄리? 대충 그런 걸 샀다. 그러고나서 다시 건너에 있는 마트에 갔다. 사람이 사는데 무엇을 그리 많이 사는가. 복작복작했다. 과자 코너에서 신제품이 보이자 곁의 사람이 신나했고 나는 부지런히 장바구니에 새로운 스낵들을 담았다. 라면 코너를 주의깊게 보았지만 새로운 건 없어서 넘어갔다. 식자재보다는 주로 냉동, 가공식품류들, 유제품과 마실 거리를 구경하고 셀프 계산대에서 바코드 찍고 나왔다. 빵값은 8천 얼마, 과자값은 9천 얼마, 운전도 안 하고 인터넷 장보기를 더 많이 하는 편이라 그렇게 장보기 나들이도 가볍다. 에코백과 그물백에 과자봉지랑 빵을 적당히 나눠담고 집으로 돌아왔다. 가볍게 나갔다 생각했는데 5434보라고 한다. 많지도 적지도 않게 걸었다. 그런데도 무릎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참 자전거를 먼저 탔구나. 어제는 병원에 가는 날이라 진료 시간을 기다리며 오늘보다 만걸음은 더 걸었었다. 이틀간 누적된 피로도 있겠다.

걷기를 즐기는 내게 그래서, 걷기의 효용을 이렇게 저렇게 외쳐대는 책은 딱히 쓸모도, 재미도 없었다. 걷기 싫은 사람에게 이 책을 읽힌다면, 와 역시 걷기가 좋은 거구나, 하고 설득되서 벌떡 일어나 나설지는 잘 모르겠다. 걷는 거 좋은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나. 몰라서 안 걷는 사람이 있을까?

혼자 오붓한 것도 좋지만, 조곤조곤 이야기 나누며 둘이 걷는 길이 재미있다. 이런저런 걸 보고 아무말이나 하며 시간과 공간을 공유한다. 손은 잡아도 안 잡아도 좋다. 날씨가 좋으면 좋아서, 궂으면 궂어서 걷기 좋다. 그걸 알면, 같이 걷자, 할 사람이 있으면 어디든 저절로 걷게 될 것이다.

걷는 사람은 많이들 쓴다. 많이들 읽는다.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이 많다. 걸으면서 감각하는 세상을, 생각을 지금 이 순간의 나만 알기엔 아쉬운가 보다.

걷는 걸 좋아하게 된 지 8년차쯤 되었다. 별로 길지 않은가 싶다가 어느새 길어져 있었다. 세상 길은 무수하고 가닥가닥 연결도 잘 되어 있어서 한 번 밟고 갈 곳이 넘친다. 지루할 새가 없다. 다만 노동자는 하루의 긴 시간을 실내에 갇혀 계단을 오르내리고 복도를 오고간다. 실내보다는 실외 걷기가 뇌 활성화에 더 좋다고, 당연한 사실 같은데 이 책은 실험으로 증명된 걸 알려준다. 나는 내 뇌가 더 움직이길, 두 다리가 노곤하도록 마냥 움직이길 바란다. 가고 싶은 곳은 많이 없는데 걷고 싶은 곳은 늘 있다. 굳이 안 읽고 그 시간에 걸었으면 더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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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가까운 친척이라고 할 수 있는 침팬지들은 손과 발을 함께 사용하여 걷는 중간 단계의 직립보행을 한다. 이 변형된 형태는 ‘너클 워킹Knuckle Walking(손가락 관절 보행)‘이라 불리는데 특별히 효율적인 이동 방법은 아니다.(곁의 사람과 지난 번 걷기 때 이족보행에 대해, 영장류의 보행에 대해 이야기했었는데 저자는 인간의 걷기와 다른 동물들의 두 다리 사용에 제법 굵게 선을 긋는다. 난 이런 걸 보면 인간우월주의라고 외치고 싶어지고…)

-최근 유엔은 향후 30년 이내로 세계 인구가 2.9억 명으로 증가하고 22세기가 되기 이전에 3억 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2050년이 오기 전에 인구의 80~90퍼센트 이상이 도심에서 거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이건 오자 같아서 옮겨 왔다. 세계 인구가 아니라 도시 거주 총 인구라고 해도 숫자가 맞지 않다.)

-일반적으로 도시 규모가 클수록, 또 경제력이 높을수록, 그리고 특히 경제 성장이 더 높을수록 해당 도시 거주자들은 더 빨리 걷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걷기는 평등하지 않을 수도…)

-결과적으로 노력을 관리하는 뇌 체제와 획득할 수 있는 보상을 예측하는 뇌 체제는 매우 밀접하게 연동한다. 들이는 노력이 클수록 그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보상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적은 보상이 있는 경우에는 비교적 느리게, 많은 보상이 있는 경우 더 빠르게 걸어간다. 이는 도시에서 흔한 풍경이다.(내게 걷기는 뭔가 많은 걸 보상하나 보다. 누구보다 빠르게-)

-나아가 뇌는 노력과 보상의 균형을 통해 노력은 최소화하고 보상은 최대화하려는 시도를 한다. 이는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나태함과 노력의 균형을 이루는 뇌의 진화된 반응으로 이해하면 된다.(인류 조상들의 움직임도 지금보다 딱히 더 많지 않았다고, 대신 덜 먹었다고 한다.)

-사용하지 않는 근육의 부피는 빠르고 쉽게 줄어든다. 더 나아가 근육량의 손실은 지속적으로 평생 새로운 뇌세포를 생산하는 뇌의 영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근육이 손실됨에 따라 뇌의 기능도 악화된다. 이와 함께 성격, 감정과 뇌 구조 자체에 유해한 변화도 일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자가 처방할 수 있는 치료제의 일종인 놀라운 자체 수정 메커니즘이 있는데, 이는 바로 운동이다.(뇌근육 손실은 생각을 잘 못했다… 걸으면 뇌를 움직일 수 있다는 건데, 동시에 읽는 중인 ‘천 개의 뇌’에서도 뇌의 작용을 움직임으로, 움직임과 연관지어 설명한다.)

-뇌는 사고, 기억, 문제 해결, 기획, 기분 조절 등 기타 다른 다양한 일들을 돕는 목적을 갖는다. 규칙적인 리듬과 속도로 걷는다면 뇌의 전반적인 기능이 빠르게 개선된다는 얘기다.(그런데 걷기가 수학하는 뇌까지 살려주진 못한다…)

-걷기를 통해 건강상의 실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적정한 거리를 높은 속도로 걸어야 한다. 일주일에 최소 4, 5회씩 최소 30분간 대략 시속 5~5.5 킬로미터를 꾸준히 걷는 것이 좋다.(오, 유일하게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팁을 준 부분이다.)

-우리는 ‘네트워크 중심의‘ 관점에서 뇌가 어떻게 특정 기능을 돕는지 관찰하며, 더 이상 개별 영역을 언어, 시각, 촉각, 움직임 등과 같은 특정 기능만을 위한 곳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뇌의 다른 영역들 간 상호작용의 패턴이 학습과 기억 그리고 언어와 시각, 청각의 기능을 돕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본다.(‘천 개의 뇌’라는 책에 비슷한 내용이 나왔다.)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연령층과 성별에 무관하게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자연에 노출되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개인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소득과 교육 수준, 종교의 유무, 결혼의 유무, 봉사활동, 외적 매력과 같은 요인들에 못지않게 높다는 것이다.
개인의 소득 수준이나 외적 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그다지 많지 않지만, 나가서 산책을 하는 것은 모두가 쉽게 할 수 있다. 자연환경에서 하는 활동이 행복과 웰빙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입증되었기에 비록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자연이 유일하게 도심 속 공원일지라도 규칙적으로, 또 습관적으로 자연 속에서 걷는 것을 장려해야 한다. (걷기는 평등하다. 평등해야 한다. 자연으로 돌아가! 했는데 내가 누가 싫어서 안 가냐! 했던 게 얼마전인 것 같은데...무슨 독후감에서였지…‘쉬어도 피곤한 사람들’이었다...)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James Lovelock은 나무, 삼림지대의 개울, 바위와 같은 자연에서도 영혼을 찾을 수 있다는 고대 범신론적 자연 숭배에서 대지의 어머니와 신들을 숭배하는 종교 그리고 오늘날의 ‘가이아‘와 같은 여신에 이르기까지 지구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체를 스스로 제어하는 하나의 생태계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러브록 씨의 가이아 이론은 의외로 다른 과학 책에도 자주 등장해서 ‘태양을 먹다’였나? 하여간에 이만큼 반복되면 간단히 적어놓고 기억해줘야겠네 싶었다.)


-시끄럽고 한눈에 봐도 술에 취한 듯한 두 명의 남자들도 홀을 가로질러 가고 있었다. 나는 대각선 방향으로 걷고 있었고, 한 남자가 나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나를 적대적인 시선으로 응시했고 더 빠르게 걷기 시작하더니, 왼쪽 어깨를 뒤로 살짝 움직였다. 거리가 아주 가까워졌을 때, 나는 그가 내 왼쪽 어깨를 있는 힘껏 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부딪치려는 순간 나는 내 왼쪽 어깨를 그로부터 멀리 돌렸고, 예상대로 그는 그의 어깨로 나를 치려는 시도를 했지만 내 어깨는 더 이상 그곳에 있지 않았다. 그는 한 바퀴 빙 돌더니 어색한 모습으로 넘어졌다. 이것은 그의 뇌가 예측한 것이 아니었고, 그가 예상한 결과가 아니었다.(어깨빵 당할 뻔 한 걸 피했다-이 한 문장을 세세하게 관찰하고 꼼꼼하게 기억했다가 적어 놓았다. 작가의 성질을 긁으면 다들 이렇게 박제될 것이다…)

-그런데 꿈을 꾸는 것의 문제는 그때 떠오른 생각들을 기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걷기를 통해 꿈의 특성인 시간적 의미의 상실 그리고 몽상, 서로 다른 기억과 생각의 자유로운 연상을 경험할 수 있다. 척수의 패턴 발생기에 의해 걷는 속도가 규정되고, 규칙적인 걷기 리듬에 빠져들어 시간을 덜 의식하게 되면 모두가 필요로 하는 창의적 사고의 문이 열린다.(꿈과 걷기 중 저자는 글쓰기에 더 유리한 걷기의 손을 들어준다.)

-우리의 시간에 대한 인식은 시계처럼 정확하거나 일관성을 가지고 있지 않고, 우리가 느끼는 시간의 단위는 실제 시간의 단위와 다르다. 이 경우 즐거움이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인간은 흔히 당시 기분에 따라 시간을 지나치게 짧게 또는 길게 예측하는 경향이 있다. 아인슈타인은 이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손을 뜨거운 난로에 올려놓고 있으면 일분이 한 시간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아가씨와 앉아있으면 한 시간이 일분처럼 느껴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상대성 원리다.˝(‘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를 다시 읽어보고 싶다. 제목 말고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나…‘유한을 걱정하면서도 또 영원을 믿게 된다’고 독후감에 써 놓았다.)

-보다 자유로운 창의적 인지 상태를 장려하고 싶다면, 근로자들에게 자리에서 일어나 컴퓨터 화면에서 떨어져 움직이라고 해야 한다. 움직임이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은 강력하고, 이전에 제대로 활용되지 않은 새로운 아이디어 개발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자유롭게 걸어 다니고 교류할 수 있는 실내•외 공간이 있는 사무 공간과 건물이 장려되어야 하며,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생각과 영감을 쉽게 기록할 수 있는 수단도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이러한 행동을 근무하면서 할 수 있도록 합법화하고, 지원하고, 제도화하는 것이다.(산책을 좋아하지만, 직장 안에서는 사람 마주치는 게 힘들어서 걸을 틈이 있어도 앉아서 보낸다. 그래서 늘 안절부절 못하는 것 같다.)

-오랜 기간의 심사숙고, 준비와 아이디어 개발, 새로운 문제의 적극적인 구축과 공식화, 장기간의 사고를 통한 다양한 답안에 대한 검증 그리고 걷기가 있었다.(수학자가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한 덕을 걷기에게도 돌리는 저자)

-수학은 때로 낯설고 매일의 일상과는 동떨어져 있지만 현대의 물리학과 컴퓨터 게이밍, 애니메이션, 그래픽 그리고 심지어 전자 칫솔의 디자인 등에도 적용될 수 있다.(대부분 그걸 모르고 이를 닦지요.)

-그러나 몽상은 적어도 이 개념의 일반적인 정의에 따른다면 단순히 게으름이나 시간의 낭비가 아니다. 오히려 정신 관리의 관점에서는 매우 필수적인 행동으로 우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통합하고 자신의 사회적 생활에 대해 질문하고 대규모의 개인적 서사를 가능하게 한다. 만약 몽상이 게으름이라면 이는 매우 독특하고 적극적인 형태의 게으름이다. 행동으로는 조용하지만 정신적으로는 매우 활동적인 상태인 것이다.(아침 시간에 멍때리는 아이들 보면 뭐라도 하라고 말은 했지만, 그렇게 명상하고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 생각 그대로 말해도 될지는 아직 판단이 안 선다.)

-정부는 시위행진이 자유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명이나 부상에 대한 위험 또는 재산에 손실이 있지 않는 이상 지나친 통제는 금지되어야 한다. 정의 사회를 완벽하게 마비 상태로 만들도록 설계한 시위가 아닌 이상,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변화를 일으킬 에너지가 발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걷기가 변화를 일으킬 거라는 긍정과 믿음. 오늘 퀴어퍼레이드가 있었다고 한다. 퍼레이드는 걷는 거지? 그 주변에 기독교 단체가 무대를 설치하고 한 자리에 모여 주여, 하는 영상을 라이브로 보았다. 왜 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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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수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삶의 해를 구하는 공부
카를 지크문트 지음, 노승영 옮김 / 윌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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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8 저자:카를 지그문트.



원제는 이성의 왈츠 쯤 된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자꾸 상대의 발을 밟고 동작을 잊고 박자를 놓쳤다.
무척 어려웠다는 뜻이다. 특히 4장 논리학의 무수한 기호들로 표현된 명제와 결론을 말로 설명해주는 건 책을 포기할 생각이 들게 했다. 읽어도 아무 말도 모르겠는 부분… 마지막 장에서는 예시 폭탄으로 수학의 쾌감을 전하고자 애쓰시지만 거기가 더 힘들었고요...
그러니까 책 뒷표지의 ‘명쾌하고 술술 읽히며 매혹적이다.’에서 술술 읽히며는 빼 주세요.

수학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없다. 3년 간 안 되는 것에 대해 오래 생각했을 뿐이다. 통찰과 즐거움이 조금이라도 따랐으면 좋았겠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다. 적어도 시간은 유한하고 다른 할 것이 있으니까 수학에 오랜 세월 바칠 게 아니라면, 잠시 두고 쓸 수단이라면, 나는 다른 도구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미련은 오래 남아 수학, 과학에 대한 책을 가끔 펼친다. 재치있게 쓰려고 애쓴 티는 난다. 쉽게 쓰려고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쉬움은 상대적인 거니까 아마도 나한테 쉬운 수학 교양서는 없을 것 같다. 그냥 진작 안 덮고 (일부 아니고 다수 페이지는 훌훌 넘기기도 했다. 읽어도 몰라…) 읽은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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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에 의한 지배를 수백 년째 경험한 오늘날 우리는 예전만큼 낙관하지 못한자. ‘백과전서’ 저자들에게 민주주의는 아득한 지평선에 걸린 지복의 약속이었지만 우리에게는 차악에 불과하다. 칼 포퍼에 따르면 민주주의 선거는 무엇보다 혼란과 유혈을 최소화하면서 나쁜 정부를 몰아내는 방법이다. 투표가 언제나 ‘옳은’결정을 낳는다고 기대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결정이 다음 선거에서 수정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287)

-파스칼은 신을 믿기가 매우 힘든 사람들이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 불운한 이들이 적어도 노력은 해야 한다고 말한다. (311-312, 저자가 뒤에서 세뇌라고 한다…ㅋ)

-그러므로 ‘이면, 그리고 그런 경우에만if and only if‘은 ’이면if‘을 특별히 강조하는 표현이 아니라 필요충분조건을 나타낸다. “...이라는 것은 명백하다”는 “이것은 당신이 직접 풀어야 한다”라는 뜻이며 “그것은 쉽게 알 수 있다”는 세세하게 검증하는 데 한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다. 일반인에게 무척 거슬리는 것으로는 ’자명하다trivial‘의 남발이 있다. (423, 농담반 진담반)

-수학은 끈기를 가르친다. 겸손도 가르친다. 세상에는 나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457, 그래서 포기도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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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역 이옥전집 2 : 그물을 찢어버린 어부 ㅣ 완역 이옥 전집 2
이옥 지음, 실시학사 고전문학연구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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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6 저자:이옥.

책의 제목을 보고 작은어린이가 ”왜 그물을 찢어버린 어부지?“ 했다. 읽어 놓고도 기억이 안 나서 그 부분을 다시 보았다.
그물 하나로 고기잡이를 생업 삼던 어부가 호랑이와 이무기의 방해로 겨우 그들을 물리쳤지만, 이런 시련이면 하늘이 나보고 고기 잡지 말라는 거야, 그물 찢고 굶어 죽자, 했다는 거다.
이옥은 성균관 생활도 했고, 과거 급제도 몇 번 했지만, 심사위원들이 뽑아 놔도 정조가 볼 때마다 에헤이, 이딴 잡스러운 문체, 걔 군대 보내(충군), 하고 지방으로 내쫓겼다. 사면복권이 되긴 했는데, 그러면 다시 과거 응시 가능하도록 본인이 서류를 내는 절차가 있었는데 실수인지 일부러인지 안 내서 결국 벼슬길 근처도 못 갔다.
그물 찢은 어부는 결국 자신의 이야기였는지도 모르겠다.

왕한테 내침 받은 걸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옥의 글이 담긴 책 네 권째(중복된 글 많음) 읽다보니, 그의 삶이 불행했다 단정할 수도 없겠다. 글쓰기가 좋아서, 내키는 대로 자기가 쓰고 싶은 걸 썼고, 왕한테 혼나면서도 그냥 제 글투가 이렇게 생겨 먹은 걸, 하면서 계속 썼다. 여기저기서 재미있는 이야기 들으면 적었다. 담배도 뻐끔뻐끔 피워가며 국순전 비슷하게 담배 의인화 한 글도 썼고, 아예 담배에 대한 책도 따로 하나 썼는데 전집3권에 실려 있어서 아직 안 읽었다. 생전에는 자기가 전을 쓴 류광억처럼 양심 팔아 글을 돈으로 바꾸지는 못했겠지만, 지금도 널리 읽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백 몇 년 지나서도 읽는 사람이 있다. 아, 살아있을 때도 김려란 친구가 후히 읽어주고, 이옥이 죽은 후에도 그 원고 챙겨서 필사해서 여러 권의 책으로 내주기도 했다. 독자란 그렇게 한 명만 꾸준히 있어도 만족할 일 같다.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독자가 되어도 좋다.

그러니까 글쓰기는 살아생전에 뭔 덕 보겠다고 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자기가 쓰는 게 재밌고, 자기 거 읽는 게 재밌으면 쓰는 거다. 딱히 할 일 없고 한가하면, 그런데 그 한가함이 불안한 사람들은 또 쓰는 거다. 흰 바탕을 빽빽하게 검은 글자로 가린다. 누가 읽어주면 좋은 거고 아니어도 그만이다. 그러다가 운이 좋으면 죽어버린 쓴 이는 절대 모르겠지만 미래의 사람들이 발견하고 읽고나서 하하호호 하는 거다.

하하호호하면서 적당히 읽고 적당히 쓰면서 살 수 있는 삶이면, 이미 그렇게 살고 있으면 조금 만족해도 되지 않겠니? 그렇게 읽고 쓸 에너지를 마련해주는 돈벌이를 조금 덜 미워해도 되지 않겠니? 이옥처럼 밭에 오이며 담배며 이거저거 키워 적당히 먹고 살 정도의 땅 있는 양반이면 조금 더 자유롭겠지만, 도시의 현대인은 자기 몸뚱이를 밭뙈기려니 하고 그럭저럭 삶을 꾸려 나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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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볼 때에는 그 모습이 해산하고 갓 일어난 것 같고, 목욕하고 빗질하지 않는 것과 같으며, 사내에게 매 맞고 버림을 받아 울면서 대충 머리를 추슬러 놓은 것 같았다. (87, 미감 심하게 섬세한, 외모품평 오지는 이옥 선생. 영남 젊은 아낙들의 머리 모양-생채계- 흉보는 글마저 남겼다.)

-요컨대, 종이는 흔한데 글씨는 귀한 까닭이다. (112, 입춘을 맞아 마을 사람들이 계속 춘첩을 써달라고 해서 사흘 낮밤 몇 백 폭을 썼다 한다. 웹소설 작가 조르는 독자들 줄선 느낌이다..)

-천재지하에 이목을 괴롭히는 음란한 소리를 하는 자는 그 죄가 진실로 큰 것이다. 어찌 저 거짓말로써 거짓말을 불려 스스로를 짐짓 망언하는 부류로 만들어 다만 남의 한 번 웃음을 더하는 것과 같단 말인가? 그러나 떡갈나무 판에 새기고 닥나무로 만든 흰 종이에 찍으니, 두 나무 또한 원통할 일이다. (132, ‘언문소설’ 중. 나무야 미안해의 원조. 그나저나 픽션 안 좋아하셨던 옥이씨. 본인 글은 팩션이라 봐주는 거냐.)

-사람들이 말하기를, “폭포가 거쳐 오는 길에 옛날에는 돌부리가 있어서 마치 기름장수가 기름을 쏟아 붓는 것 같았다. 폭포 물이 멀리 날아가 더욱 기이하였는데, 주민들이 감사와 고을 원이 놀러 오는 것을 괴롭게 여겨 그것을 쪼아 무너뜨렸다”고 한다. 지금도 쪼은 흔적과 다녀간 사람들의 이름이 있다. 슬프다, 벼슬아치가 명승지에 누를 끼치는 것이 많다. (159, ‘폭포 구경’ 중. 예나 지금이나 높은 사람들은 있던 돌부리도, 산도 막 없애고 사람들을 귀찮게 한다.)

-세상에 그대가 없다고 하여 손실될 바 없고, 그대에게 세상이 없어서 또한 욕될 바가 없다. 그러니 그대는 그대의 뜻을 행하고, 그대가 좋아하는 것을 따를 것이다. 그대가 돌아가지 않으면 누가 돌아갈 것인가? (207, ‘매미의 권고’ 중. 자호 ‘매암’이 매미소리 같다며 얼른 집에 가! 하는 소리로 듣고 있다.)

-한 번 휘두르면 술에 취한 듯하고, 두 번 휘두르면 병든 듯하고, 세 번 휘두르면 비로소 고요해진다.
(222, ’파리채에 새긴 글‘ 중. 이옥의 파리 잡기 삼단계)

-천하가 버글거리며 온통 이끗을 위하여 오고 이끗을 위하여 간다. 세상이 이를 숭상함이 오래되었다. 그러나 이끗을 위하여 사는 사람은 반드시 이끗 때문에 죽는다. 그렇기 때문에 군자는 이를 말하지 아니하고, 소인은 이끗을 위하여 죽기까지 한다. (350, ‘류광억 전‘ 중. 문제집에 가끔 나오던 과거 대리 시험 봐주던 류광억 이야기가 재밌었다. 예나 지금이나 이끗, 이재에만 몰두하는 삶이 많다. 나도 점점 그러는 거 같아서 싫으네.)

-“내가 너희들에게 이 풍류 소년을 본받으라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일에 당해서 진실로 꼭 이루고야 말겠다는 뜻을 세우면 규중의 처자라도 오히려 감동시킬 수 있거늘, 하물며 문장이나 과거야 왜 안 되겠느냐?”하셨다. (362, ‘심생 전’ 중. 이것도 문제집에서 많이 보던 이야기였다. 특이한 게 욕먹을까 봐 그랬는지 기이한 연애담 뒤에 사실 이건 교훈적인 이야기이다, 이렇게 돌려막는 게 잔망스러웠다. 과거급제보다는 그래도 연애가 더 쉬울 것 같은데…)

-그러므로 그 사람에 가탁하여 장차 시가 될 적에, 물 흐르듯이 귀와 눈을 따라 들어가 단전 위에서 머물다가 줄줄 잇달아 입과 손끝으로 따라 나오는 것으로, 그 사람의 주관에 의한 것이 아니다. 이를테면 석가모니가 우연히 공작의 입을 통해서 뱃속에 들어갔다가 잠시 뒤에 공작의 꽁무니로 다시 나온 것과 같다. (405, 그렇다면 소설은 소설의 신이, 독후감은 독후감의 신이 줄줄 흘러나오는 것이렷다)

-그 마음이 간질간질하여 마치 천 마리, 백 마리의 이가 간에서 두루 달리는 것과 같다. 나는 또한 오장육부를 다 기울여 이 이들을 쏟아내 놓은 뒤에야 그만둘 수 밖에 없다. (415, 왜 쓰냐건 웃지요)

-한가함은 진실로 내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이니,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러한가, 그렇지 않은가?(중략)
다만 한가함을 해소하는 데 소용이 된다면 또한 반나절의 도움은 될 것이다. (447-448, ‘김신사혼기제사’ 중. 공부도 안 되고 한가해 죽겠어서 3일 만에 쓴 희곡이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재미로 봐라, 한다. 글 안 쓰면 병나는 병에 걸린 옥이 아저씨)

-임장: 한성부 공문에, 오부 안의 각 동네 늙은 도령을 책으로 엮어 보고케 하고, 관가에서 혼례를 도와 며칠 내로 혼인을 이루어준다 하였소. 좋구나 좋아. 늙은 도령 장가갈 시절이니 좋은 술 한 잔으로 나에게 대접하지 않을 수 없겠소. (457, 스물여덟 늙은 도령이 혼인 못한다고 한탄하는 중에 국가에서 중매해 줌. 시장이 아니라 나라에서 공영화 중매 서비스를 운영하면...다 망하려나. 전과 같은 건 잘 걸러줄 듯. 완전 픽션인지 알았더니, 정조실록에 비슷한 공공서비스 기사가 남아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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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도 피곤한 사람들 - 피로 사회를 뛰어넘는 과학적 휴식법
이시형 지음 / 비타북스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20260603 저자:이시형


휴일인데 알람을 안 꺼놔서 평일 일어나는 시간대로 깼다. 오늘 쉬는 날인 걸 기뻐하기 보다 먼저 든 생각은 ‘내일은 이 알람 듣고 일어나서 출근해야 하는군…’

친구의 몹시 슬픈 일도 있었고, 중병은 아니지만 가족이 1일 입원해 수술을 받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이달 겨우 3일차인데도 몇 주를 흘려보낸 기분이다.

한달을 달리던 글쓰기도 이런저런 상황 앞에 내려놓고, 글쓴다고 독서 습관도 내려놓고, 나는 내 여가 시간에 무엇을 채워야 하지? 하고 골몰했다.

오전에는 가족의 퇴원을 맞이하러 갔다. 걸어 귀가하기로 했는데, 더우니까 뭔 코코넛커피스무디 이런 걸 사 마셨다. 궁금함에 카페인 부담스러우면서도 이걸 먹는데, 너무 달고, 맛있지도 않고, 검색해보니 700키로칼로리가 넘고 당분도 거의 60~90그램… 1/3을 남겨서 버렸다.
때로는 그렇게 남았을 때 버리는 게 맞다.

이런 나날이라 이런 제목의 책이 끌렸나보다. 책을 읽으며 쉬어야지, 하면서 쉬어도 피곤한 이유가 궁금했나 보다.

이 책은 뇌 피로라는 상태를 설명하고, 그것이 일어나는 원인과 그것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바를 정리해 놨다.

들어둬서 나쁜 이야기는 없었다. 다만 다 보고 나서는 이걸 왜 봤지...싶었다.

지금 내게 가장 큰 스트레스는 맞지 않는 직업을 버티는 것이다. 그외에는 뭐 건강이고 운동이고 취미고 인간관계고 가정사고 쏘쏘, 별일 없이 산다. 저자는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라고 한다. 책을 쓰고 강연을 하는 사람 중에 부정적이 되라는 사람은 내가 본 중에는 하나도 없다. 다 같은 말을 하는 거 보면 긍정과 명랑과 감사 같은게 행복에 닿는데 도움이 되긴 하나보다.

그렇지만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에서 안전하지 않다 느끼고, 굴욕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은 어떻게 긍정적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밤마다 대부분 열한시도 안 되서 자고, 여섯시 사십분까지 약 기운으로 잘 자고, 책에서 먹으면 피로에 좋다는 닭가슴살도 매일 먹고, 운동도 하고, 글도 쓰고, 책도 읽고, 대개의 시간은 잘 지낸다. 그냥 난 돈을 포기하든가 멘탈을 포기하든가 두 가지 밖에는 답이 없다. 생각을 바꾸고 자연으로 산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85살 전문직 80권 넘게 책 쓴 사람은 가능한 선택지일지도 모르겠다. 누가 안 가고 싶어 안 가냐!

그래도 뭐 그냥 이렇게 행복회로 돌리면서 열심히 즐겁게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했다. 건강히 오래오래 사시길…

+밑줄 긋기
-영양학적으로도 피로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이나 약품보다 오히려 우리가 즐겨 먹는 닭 가슴살에 다량 함유된 성분이 뇌의 피로에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퍽퍽 살을 오래오래 씹으며 식사라기보다 연료 공급이라는 생각을 매일 하는 나는 나도 모르게 피로회복제를 먹고 있었다.)


-게다가 가장 지도하기 어려운 중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는 그야말로 매일이 전쟁이라 뇌 피로가 극심했다.(아 그래서 내가?)


-교감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는 근본 치료를 해야 한다. 뇌 피로는 결국 자율신경, 특히 교감신경을 혹사하면서 일어나는 피로이기 때문이다.(건강검진 하면 늘 교감신경과활성화가 나온다.)

-위급 상황이 종료되면 긴급 반응도 끝나지만, 어떤 사람은 계속 그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다. 비슷한 상황을 만나면 무의식적으로 당시의 긴급 반응이 또다시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 부른다.(지피티한테 나도 피티에스디 아니냐?했더니 그냥 상시 과각성 상태라 그렇다고 한다. 얘도 전문가는 아니니 뭐…)

-문제는 싫어도 해야만 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럴 때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내가 왜 이 일을 해야만 하는지 가치를 찾는 것이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고 내가 모르는 가치가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생각의 전환만으로도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뇌의 피로를 덜 수 있다.(아무리 찾아봐도 이젠 돈 벌기 위해서, 말고는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게 내 직업이다. 굴욕감과 무력감을 대가로 돈을 받고 있구나 싶은 게 일상이다.)

-과로로 죽는 건 인간뿐이다. 깊은 만족감과 충만함을 주는 일일수록 보다 절제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좋다고 너무 꽂히면 과로사 한대…)

-
• ·•일단 일을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 하며, 그때까지는 휴식이나 일을 중단하는 일이 없다
• ••실패하는 경우를 미리 가정하는 등 굳이 생각 안 해도 될 일까지 세세하게 생각한다
•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처럼 생각만으로 지치는 상태를 ‘사고 피로‘라 부른다. 외부의 자극에 더해 스스로 뇌 피로를 만드는 것이다 (저거 세 개 다 나라서 움찔)

-밤 11시 전 취침
6시 전 기상 점심 후 낮잠 20분(얘들아 일찍 자자 재미는 내려놓고...그런데 낮잠 20분은 정말 은퇴한 노인들이나 가능한 게 아닐지...나도 주말에는 가끔 책보다가 짧은 낮잠 잘 때가 있긴 하다.)


-따라서 어쩌다 늦게 자더라도 일어나는 시간만큼은 지켜야 한다. 그래야 수면 주기가 원래대로 빨리 회복될 수 있다.(그러니까 휴일 아침 알람도 잘 한 거네)


-뇌에서 지속적으로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항피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하루 200mg의 이미다졸펩타이드를 최소 2주간 섭취해야 한다. 이는 하루에 닭 가슴살 반쪽 분량만 섭취하면 충분한 양이다.(피로 회복엔 닭가스(ㅁ살))


-하루 30가지 이상의 음식을 먹고, 한입에 30회 씹고, 한 끼에 30분 걸려 먹자.(점심 식사가 30분 걸리긴 한다. 뻑뻑한 닭가슴살 꾸역꾸역 방울토마토 포도 피칸 한 알 한 알)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게 쑥스럽지만, 나는 글을 한 꼭지씩 쓰고 나면 혹은 쓰는 중에도 ˝난 천재야” 하고 곧잘 혼잣말을 한다. 그러면 순간 좋은 생각이 떠올라 글이 더 잘 써진다. 긍정적인 혼잣말은 무의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힘이 있다.(뻔뻔함도 건강의 비결일 듯)


-뇌에 정보를 입력할 때는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최저한의 것만 정리해서 기억하려 노력하자. 그리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효율적으로 정보를 끄집어내 신속 정확하게 처리하자.(모르는 게 약인데 에이아이 생기고서는 오히려 더 파고들게 되지 않았나 정보 넘침. 최소한의 노력이란 게 뭘까 잘 모르면서 깝치란 소린가)

-감정이 폭발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첫째는 참다 못해 폭발하는 경우고, 둘째는 그래야 내 진심이 강하게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나만 손해다. 첫째 경우라면 그 인격의 문제다. 사람들은 그를 무시할 것이다. 둘째 경우라면 진심이 전달되기는커녕 상대방의 감정만 상하게 할 뿐이다.(요즘 너무 많이 겪어서 부끄럽다. 사회 생활 힘들다.)

-몸을 꾸준히 움직이자. 앉고 일어서는 일상의 작은 움직임에도 자율신경은 반응한다. (앉아, 일어서, 라도)

-책상 앞에 앉아 일을 할 때는 30분마다 일어섰다 다시 앉자.(뽀모도로라도 써야 할듯)

-대책은 단 하나, 도심을 떠나 산으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단 하나의 대책이 90퍼센트의 한국인에겐 소용이 없으니 다 그냥 계속 그러고 살아라 느낌)

-아무리 일이 바빠도 잠시 멈추고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천천히‘ 하고 되뇌어야 한다.
그 순간 어지럽던 세상이 바로 보인다. 교감신경의 흥분으로 좁혀졌던 시야가 넓어지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다. 눈앞의 일에만 매달려 허둥대면 심신도 문제지만 창조적인 일을 해야 하는 당신에게는 아무 생각도 떠오를 수 없다.(천천히 천천히)

-˝아침 태양빛을 받으며 연인의 손을 잡고 30분만 걸어라.˝
이 한 문장 안에 햇볕과 걷기 운동, 그루밍, 스킨십 등 세로토닌과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하는 3대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 있다.(엄청 이상적인 삶이다. ‘아침’, ‘연인’, ‘30분’, 저걸 다 채우며 살고 있다면 누구든 부럽다.)


-우리는 감동받았던 순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좋은 기분이 뇌의 피로를 줄여준다. 한마디로 감동은 뇌 피로 회복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감동의 순간, 교감신경 흥분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편안한 부교감신경 우위가 연출된다.(좋은 시간을 공상과 회상으로 소환하는 능력은 행복해지는 방법 같긴 하다. 그게 쉽진 않다…)

-만약 당신이 감동할 일이 없다고 말한다면 참으로 따분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증거다. 우울증에나 안 걸렸으면 다행이다. 매사에 빈정거리고 비평적인 사람은 감동 불감증 환자다. 부정적인 성격부터 고쳐야 감동 인생을 살 수 있다.(감동이 없고 재미도 없는 당신은 애송이라고 갑자기 후드려팬다.)

-정신노동자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쉬는 게 더 힘들다고 말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런 이들에게는 오히려 적당한 일감을 주는 것이 가장 좋은 휴식이다. 가령 정원 일이나 방 정리, 청소도 괜찮다. 너무 머리를 쓰거나 힘이 드는 일만 아니면 된다. 신경 쓰지 않고 가볍게 몸을 움직이며 하는 일이면 그만이다.(청소나 정리 같은 걸 자주 해야겠다.)


‘-밝고 떳떳한 가치관이 우리의 건강을, 뇌를 지킨다.‘(공익광고협회)

-반대로 사회가 나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자칫 건강뿐만 아니라 인간을 무너뜨릴 수 있다.(사회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삶. 그래도 살아지는 삶이면 그게 건강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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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났어요 - 틱낫한 스님이 추천한 어린이 '화' ㅣ 우리 아이 인성교육 1
게일 실버 지음, 문태준 옮김, 크리스틴 크뢰머 그림 / 불광출판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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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30 게일 실버 글, 크리스틴 크뢰머 그림

작은 어린이 학교에서 독후감 써 오라고 대출해 준 책이었다. 숙제하게 이걸 읽으라고 했더니 책속 얀처럼 블록 쌓기 놀이를 계속하고 싶어-하는 모드가 되었다. 거실에서 신나게 주절거리며 혼자 놀고 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읽기로 했다. 문태준 시인이 번역했다고 하니까 더 궁금했다.

요즘 마리오 게임을 하는 작은 어린이는 보스전을 하는데 약속한 시간이 지나서 끄라고 하면 아직 저장을 못했어요! 하고 소리를 지르며 운다. 악당을 물리치려다 잘 안 되어도 운다. 그러다가 또 익숙해지니 감정 기복이 좀 줄었다.

작은어린이는 얀처럼 밥을 먹으라고 하면 지금 하고 있는 이것만 하고요, 지금 보고 있는 이 영상만 보고요, 한다.어른들은 어른들 기준으로 밥이 식는다, 어서 앉아서 먹어라 이러고 다그친다.

따지고 보면 나도 내 할일 하다가 밥먹어라 해도 꾸무적거리긴 한다. 내가 먹고 싶을 때 내가 먹고 싶은 걸 적당히 먹는다. 스스로 차려먹을 나이가 되면 알아서 먹어라 해야지만, 지금은 남이 차려주는 밥을 먹는 나이이니 먹으랄 때 먹고 치우는 게 맞긴 하다.

화가 옆에 있다 생각하고 심호흡을 하라는 건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글쎄. 불안 상태에서는 그렇게 지푸라기라도 붙들 생각을 해서 벗어날 텐데, 화가 나면 그렇게 차분해지기 위한 노력을 순간 붙잡을 여유가 있긴 할까, 일단 멈춤이 제일 어려운 게 아닐까 싶다.

현대 의학 덕분인지 별탈 없는 인생인지 요즘은 화를 내거나 불안한 느낌을 거의 받지 않았다. 슬프고 빡치고 속상한 일이 있기도 했는데, 여전히 내가 일하는 공간이 불편한데, 그래도 시간아 가라, 하면 그 순간들도 지나간다.

슬픔도 기쁨도 화도 지나치지 말라고 가르치는 책인데, 또 생각해 보면 왜 지나치면 안 돼? 싶기도 하다. 왜 고통스러우면 안 돼? 왜 불행하면 안 돼? 마음의 평안과 행복에 가까운 상태를 위해 잔잔해지라고 하는 거겠지만 잔파도 말고도 큰 해일이 자주 뒤흔드는 삶도 있단 말이다. 화를 다스리라는 말을 보니 왠지 더 화가 날 것 같은, 굳이 일부러 평온을 깨는 심보이다.

어쨌거나 작은 어린이를 자리에 앉히고 이 책을 읽게 해야 하는데, 어린이는 자신이 심은 해바라기와 방울토마토가 우와 진짜 많이 자랐다 하고 베란다에서 신나하고 있다. 어린이의 숙제는 늘 어미아비의 숙제가 되는 게 아닌가 싶다.

+밑줄 긋기
-나는 낯선 사람이 아니야. 어떤 일이 네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너에게서 뛰쳐나오는 너의 한 부분이야. 네가 화를 낼 때마다 나는 바로 이렇게 네 곁에 있어. 내가 가까이 있으면 네가 무서워한다는 것도 잘 알아. 나는 널 울게 할 수도 있고, 네가 물건을 부수게 만들 수도 있어. 게다가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나쁜 말을 하게 만들 수도 있어.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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