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섬
김한민 지음 / 워크룸프레스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60628 저자: 김한민.



이 책은 어쩌다가 내게 왔고 내 책꽂이에서 오랜 시간 나를 기다렸다. 나이 든 저자와 눈이 안 보이는 어린 독자가 삽질을 하면서 책을 만들어 놓고 하염 없이 읽어주길 기다린다. 그 기다림은 낚시 비슷하다.

그림책 같기도 시집 같기도 한 책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몇 달 전에 아이에게 읽어준 ‘꽃들에게 희망을’이 생각났다. 책 말고도 한참 고민하고 부딪힌 문제와 씨름하고 공들여 만든 걸 남들이 발견해주길, 하고 바라게 되는 일은 많은 것 같다.

한 번 시작된 이야기를 마무리 짓긴 어렵고, 마무리 지을 만큼 나아가기도 쉽지 않다. 애초에 뭘 쓸지 찾기도 떠오르기도 녹록치 않다. 그냥 어느 날 이거 써야지, 하고 파박 찾아오길 기다리는 거지.
책은 아니지만 아무말이나 쓰고 싶어서, 난 책섬들을 떠도는 여행자가 되었고, 다음에 같은 책섬을 찾아가려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은 안 될 여행일기 같은 걸 계속 만들고 있다. 놀러 가서 사진을 듬뿍 찍어오는 사람들처럼, 그런데 누가 보면 좋고 아니더라도 나중의 내가 아, 거기 갔었지, 그런 곳이고 그런 느낌이었군, 하고 떠오를 정도만 남겨두면 충분하다.


+밑줄 긋기
-책은 오솔길
문장 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걷다 보면,

걸려 넘어지는 문장이 있어.

그 문장 앞에서 넌 작아지지. (81, 그렇게 걸리는 문장들은 일단 주섬주섬 모아 놓는다.)

-이 결투는 처음부터 불리한 게임.

쓰지 말 이유는 수만 가진데,
써야 할 이유는 하나도 없는.(98-99, 쓰기는 왜 쓰는지를 찾아가는 여정 아닐까)

-책은 만든 사람 게 아니니까.(134-1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